추위에 적응…번식 가능해져람사르 앞두고 창녕군 '비상'

왕우렁이 알이 농업용 수로에 대량 번식되고 있다. /창녕군 제공

창녕군이 올해 10월 람사르총회를 앞두고 친환경 농법 중 대표적으로 시행해 온 왕우렁이 농법이 생태계에 위해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비상이 걸렸다.

군에 따르면 올해 친환경 농업으로 27개 지구에 쌀겨 농법 251.3㏊, 우렁이 농법 168.8㏊, 오리농법 1.5㏊ 등 667 농가에서 총 421.6㏊를 조성하는데 군비 2억 69만 원이 교부됐다. 이 중에서 360 농가의 우렁이 농법 168.8㏊에 우렁이 8440마리를 공급하는데 4220만 원의 군비 보조금이 지원됐다.

왕우렁이 농법은 어린 벼를 심은 뒤 논에 왕우렁이를 흩어 놓아 이리저리 옮겨다니면서 잡초를 뜯어 먹도록 하는 방식으로, 수질과 토양오염을 일으키는 제초제 없이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 왕우렁이가 모내기 철에 활용이 끝난 후 그대로 내버려두어 수로 등을 통해 자연생태계로 빠져나가거나 홍수에 휩쓸려 한꺼번에 대량유출돼 군내 남지읍과 영산면, 장마면 일대의 영남수리지역 수로 곳곳에서 번식하면서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는 것.

추워지면 죽는 것으로 알려진 왕우렁이가 환경에 점점 적응하면서 겨울을 나거나 죽기 전에 알을 낳게 되자 이듬해 왕우렁이가 벼 어린잎을 갉아먹는 피해가 전국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왕우렁이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선정한 '세계최대 100대 외래종' 목록에 포함돼 있고 왕우렁이 한 마리는 한 번에 200~600개씩, 연간 최대 3000여 개의 알을 낳을 정도의 왕성한 번식력을 자랑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왕우렁이를 지속적인 조사와 관찰이 필요한 생태계 위해성 2등급으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으며 왕우렁이가 앞으로 생태계 위해성 평가에서 생태계 교란 종으로 지정될 때 농업용으로 활용할 수 없게 된다.

창녕군은 뒤늦게 왕우렁이 유출 방지를 위해 용수로와 배수로에 망을 설치토록 하는 등 관리에 나서고 있으나 군에서 지원한 친환경농법이 오히려 람사르총회의 현장방문지 위상을 추락시키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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