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속속 … 대물 없어도 캬~ 좋다!

남해 대도 해상콘도(작은 사진)에서 감성돔을 잡기 위해 낚시대를 드리운 회원들.

오순도순 친목 도모할 수 있는 곳해상 콘도

필자가 속한 하늘낚시(http://cafe.daum.net/hanulnaksi) 카페의 6월 정기 출조 장소로 남해 대도라는 섬 앞에 있는 해상 콘도로 결정하게 된 이유는 장마 기간이라 주말에 비가 온다는 일기 예보 때문에 낚시를 즐기다 비가 오면 해상 콘도에 마련된 방에서 비를 피하고, 강한 햇볕이 내리쬐는 경우에는 그늘에서 오순도순 친목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필자가 바다낚시나 가족여행을 위해 여러 섬을 돌아다녀 봤지만 남해 대도는 아주 기억에 남는 섬이다.

지난해 여름에 이번 정출에 참여한 회원 일부와 함께 바다낚시를 갔다가 태풍으로 말미암아 하마터면 섬에 며칠 간 고립될 뻔했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마침 그날 대도 섬사람들이 단체로 육지에 나갔다가 태풍 북상이 빨라진 소식을 듣고 급히 귀가하려 하였으나 출항금지 조치가 내려진 터라 생계 터전을 지켜야 하는 급박함을 호소하며 해양경찰들과의 입씨름을 벌인 끝에 극적으로 정기 도선을 타고 섬으로 들어오기에 우리 일행들은 겨우 그 배를 타고서 육지로 나올 수 있었다.

붉은색의 위용을 자랑하는 남해대교에서 빤히 내려다보이는 자그마한 섬인 대도에 가려면 남해대교 입구 우측에 있는 신노량 이라는 마을에서 하루에 4편 왕복하는 정기 도선을 타고 약 15분 정도 가면 된다. 요금은 편도 성인 2500원이고 어린이는 1000원이다.

해상 콘도는 미리 예약을 해야 이용할 수 있으며, 정기 도선을 타고 대도 선착장에 도착하면 해상 콘도를 관리하는 선장의 낚싯배가 대기해 있어 짐을 옮겨 실은 다음 예약한 해상 콘도까지 이동하게 된다.

해상 콘도는 1인당 2만 5000원의 1박 요금을 받지만 단체로 이용하게 되는 경우에는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낚시꾼이 갯바위까지 출조하기 위한 왕복 낚싯배 이용료로 보통 2만~3만 원의 비용을 지급하는 것을 고려하면 1박 하면서 편히 낚시를 즐길 수 있는 해상 콘도의 이용료는 저렴한 편이라 생각된다.

황어손맛은 있어도 회맛 없어 방생

이곳 해상 콘도는 컨테이너를 고쳐 만든 두 칸의 방이 있으며 이부자리까지 준비되어 있다. 그리고 가스 취사시설이 마련되어 있어 음식을 조리해 먹을 수 있으며 야외 화장실이 별도로 갖추어져 있고 안전을 위한 난간이 마련되어 있어 가족 낚시를 즐기기엔 안성맞춤인 셈이다.

일기 예보 상으로 정기출조 첫날인 토요일에는 20~60mm 정도의 비가 쏟아지고 다음날에는 오전에 가끔 비가 오다가 그친다고 하였다. 마산의 모 낚시점 앞에서 만나 남해 고속도로를 타고 이동하던 내내 계속 퍼붓던 비가 신노량에 도착할 때부터 해상 콘도에 도착하기까지 소강상태를 보여주어 불편하지 않게 이동할 수 있었다.

오랜만의 정기 출조인지라 도착하자마자 들뜬 기분에 낚시를 시작했으나 새끼 고등어(고도리)의 극성으로 말미암아 제대로 낚시가 이루어지지 않는 데다 갑자기 쏟아지는 비 때문에 일부는 낚시를 포기하고 김치찌개 끓여놓고 소주잔 기울이고 일부는 비옷을 챙겨 입고 낚시를 계속하였다.

계속되는 고도리의 성화 속에서 간간이 손바닥 만한 새끼 감성돔들이 잡혔으나 모두 방생했다. 또 숭어 비슷하게 생긴 황어도 간간이 잡혀 손맛은 이어졌으나 모 회원이 횟감으로는 맛이 떨어진다 해서 모두 방생하다 보니 저녁 7시경이 되었을 때에야 술안주용 횟감으로 겨우 가지메기(주로 30센티 이하의 농어를 부르는 방언임) 몇 마리를 잡은 게 고작이었다.

때마침 고기 좀 잡았느냐며 방문하신 인심 좋은 선장님께서 우럭과 가지메기 등 넉넉한 횟감이 담긴 망태기를 내미시기에 일부 회원들은 회를 뜨고 일부 회원들은 번개탄을 피운 휴대용 그릴에다 준비해 간 통통한 새우를 굽고 돼지고기 듬뿍 넣어 얼큰한 김치찌개까지 준비하니 이건 낚시하러 온 건지 회식하러 온 건지 분간이 안 될 정도였다.

어둠이 내리고도 비는 그칠 줄을 모르기에 회 뜨고 남은 생선으로 시원한 지리를 끓이고 준비해 간 계란으로 땡초를 썰어 넣은 얼큰한 계란찜을 만들어 준비해 간 밑반찬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다 보니 대부분의 회원이 먹다가 지쳐 쓰러지는 사태가 벌어지고 만다. 정출 때마다 화려한 음식 솜씨로 회원들의 평균 체중을 늘리는 데 취미를 가지신 왕비뽈레기님(동호회 회장이신 ID 왕뽈레기님의 부인이신지라 회원들은 이렇게 부른다)이 이번 사태의 주범이신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다음날 새벽부터 펼친 낚시에쉴틈 없는 손맛

다음날 이른 새벽 동이 트자 언제 그렇게 먹고 마셨느냐는 듯이 하나둘씩 회원들이 일어나 낚싯대를 펼쳐들고 남해대교 방향으로 잔잔히 흐르는 조류에 막대찌를 태워 흘리다 보니 고도리는 물론이거니와 씨알 좋은 망상어, 손바닥 만한 감성돔과 돌돔, 가지메기와 황어 등 다양한 어종이 올라와 회원들의 손맛을 달래주고 있기에 비로소 낚시 카페의 정출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른 새벽부터 오전 9시경까지 비록 짜릿한 손맛을 안겨주는 대물을 잡지는 못했어도 다양한 어종과 마릿수로 풍성한 조과를 올리고 나자 햇볕이 내리쬐는 데다가 포인트 반대 방향으로 흐르는 강한 조류와 맞바람 때문에 더 이상의 낚시가 불가능해 회원 대부분은 낚시를 포기하고 먹고 마시며 휴식을 취하고서 오후 물때를 노려보자는 생각이었다.

오후 2시경 점심을 끝내고서 다시 회원들 하나둘씩 낚싯대를 펼쳐들었으나 오후 날물 시간대에 남해대교 방향으로 조류가 흘러주기를 기대한 것과는 달리 여전히 반대 방향으로 조류가 흐르고 맞바람에 고전을 면치 못하다 결국 포기했다.

오후 6시 막배를 기다리며 해상 콘도에서 운전대를 잡아야 하는 일부 회원은 낮잠을 즐기고 나머지 회원들은 남은 술잔을 기울이다 아쉬움을 멀리하고 정출을 마감하였다.

남해 대도의 해상 콘도는 물살이 빠르지 않은 조금 물때 전후로 해서 가족 단위로 낚시하기에 적합한 최고의 낚시터가 아닌가 여긴다.

물론 조과만 받쳐 준다면야 더할 나위 없겠지만 고기 안 잡히면 어떠랴 빈손으로 철수해도 바쁜 일상 속에서 내 사랑하는 가족들과 하루를 같이 보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흐뭇하지 않겠는가?

/황민태('하늘낚시 카페' 회원 ID 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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