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만 키우려 말고 사랑의 맘을 키워라

전해 내려오는 바에 따르면 조선시대 남자의 머리 모양은 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고 한다. 남자가 성인이 되면 틀어 올렸던 상투가 바로 남근을 상징했다는 것이다.

남자로서 제구실을 할 수 있는 성인이 됐을 때 남근 모양을 머리 위에 올림으로써 '남자에게 있어 남근은 생명과도 같다'는 의미가 부여된 셈이다. 따라서 상투를 자르거나 머리를 풀어헤치는 것은 남근을 거세당한, 생명력을 잃었다는 은유적 표현이라 할 수 있었다.

비단 조선시대가 아니더라도 현대 남성들 역시 남근을 생명처럼 여기기는 마찬가지이다. 비뇨기과를 찾는 열 명의 남성 중 예닐곱은 음경의 크기와 관련된 고민을 하고 있을 정도다. 음경이 클수록 여성을 만족시킨다는 것은 속설에 지나지 않으며 이와 같은 사실은 이미 '상식'에 속함에도 많은 남성들이 여전히 크기에 집착하고 있는 것이다.

몇 달 전 내원했던 30대 초반의 P씨는 아내로부터 "너무 작아 만족을 느끼지 못하겠다"는 폭탄선언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비록 음경의 크기가 큰 편은 아니었지만 P씨는 하룻밤 서너 번은 족히 아내를 홍콩행에 태우기도 하는 혈기왕성한 남성이었다.

친구들도 '하룻밤에 서너 번'인 그의 정력에 혀를 내두룰 정도였다. 따라서 아내 역시 당연히 만족하리라 생각하고 있었던 것. 때문에 '만족을 못느끼겠다'는 아내의 발언에 P씨가 충격을 먹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음경의 크기와 성적 만족도와는 관계가 없다는 사실쯤은 알고 있는 P씨였지만 아내가 크기가 작다는 이유로 무안을 주는데는 속수무책이었다. 자존심이 상했던 그는 결국 음경과 귀두확대 수술을 받았다.

사실 남자들이 음경확대술을 받는 이유는 자신의 성적 자신감뿐만 아니라 여자의 성적 만족도를 높이기 위함이기도 하다. 물론 위에도 언급했지만 음경이 클수록 여성을 만족시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한가지 알아두어야 할 점은 여자의 성적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없지는 않다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여성들의 질 입구에 있는 성감대인데 이 성감대를 통해 오르가슴을 좀 더 쉽게 느낄 수 있다. 따라서 음경의 길이와 굵기보다는 사실 귀두의 크기가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음경길이나 귀두크기보다 여성들의 오르가슴에 더욱 효과적인 것이 있다. 바로 남성들의 애정어린 손길과 따뜻하고 다정한 말한마디, 그리고 진심으로 여성을 위해주는 마음이다.

음경확대나 귀두확대 등은 애무와 사랑의 속삭임, 진심어린 배려 등을 모두 주고 난 후에도 효과가 없을 때, 그 때 해도 늦지 않는다.

/정규덕 원장(www.drjung.co.kr 마산정규덕비뇨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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