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팀 꼬리표 떼자마자 준우승

창원시청이 창단 후 두 시즌 만에 N-리그 전기 준우승을 차지했다.

8일 창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N-리그 전기 마지막 경기에서 고봉근, 심영재, 조홍상의 릴레이 골에 힘입어 창원시청이 ‘실업 강호’ 수원시청을 4-2로 꺾었다.

▲ 창원시청 구단 제공
이로써 올 시즌 7승3패(승점 21점)를 기록한 창원은 고양국민은행(승점 26점)에 이어 2위로 전기리그를 마감했다.

이전 경기까지 나란히 승점 18점을 마크, 창원시청과 함께 치열한 2위 다툼을 벌였던 부산교통공사와 울산현대미포는 2-2로 비겨 3, 4위에 그쳤다.

폭우 속에 치러진 마지막 경기. 수원과의 일전은 창원에 있어 ‘준우승 결정전’이라는 대의 외에 또 다른 의미를 지닌 경기였다.

창원은 이날 김훈종, 최명성, 전현석 등 주전들이 결장했다. 특히 중원을 진두지휘했던 최명성(부상)과 포백수비의 ‘핵’ 김훈종(경고누적)의 공백은 창원에 크나큰 악재. 박말봉 감독은 대안으로 올 시즌 단 한차례밖에 출전하지 않은 ‘고봉근 카드’를 꺼내들었다.

김훈종의 공백으로 구멍 난 수비 그물은 강준우로 메웠다.

이들은 감독의 기대에 ‘200%’ 부응하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고봉근은 전반 32분 페널티 지역 오른쪽 부근에서 수비수를 제치고 상대 골 망을 흔들었다. 지루한 공방에 마침표를 찍는 통쾌한 ‘한 방’이자 올 시즌 자신의 마수걸이 골. 그는 8분 후 김한섭의 강슛이 골키퍼 손에 맞고 나오자 재빨리 달려들어 두 번째 골을 넣었다. 새로운 골잡이의 탄생을 예고하는 순간이었다.

김훈종이 빠진 수비라인도 합격점을 받았다. 비록 전·후반 42분 수원의 정재운, 오정석에게 각각 한 골씩을 내줬지만 김한섭-강준우-김인교-조홍상 포백은 90분간 ‘벼랑 끝 공세’를 펼친 수원의 화력을 두골로 묶었다.

특히 오른쪽 윙백 김한섭은 철벽수비와 더불어 오버래핑을 통해 팀의 공격활로를 뚫는데도 일조했다. 전반 터진 고봉근의 두 골 모두 그의 발끝에서 시작된 것.

후반 심영재와 조홍상의 골로 쐐기를 박은 창원은 결국 수원을 4-2로 누르고 준우승의 감격을 만끽했다.

핵심 주전들이 빠진 상황에서 거둔 이날 승리는 창원이 지닌 ‘얕은 선수층’이라는 약점을 극복하는 계기가 됐다.

또한 창원은 올 시즌 전기리그 득점랭킹 3위에 이름을 올린 간판 스트라이커 이길용(6골) 외에도 심영재(3골), 전광철(2골), 고봉근(2골) 등이 선전해 득점루트의 다변화를 꾀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이후 컵 대회와 후기리그에서도 창원의 선전이 기대되는 이유다.

박말봉 감독은 “당초 목표 4위를 뛰어넘어 준우승을 일군 것은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 덕”이라며 “여세를 몰아 컵 대회와 후기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창원은 오는 19일 오후 3시 남해스포츠파크 치자구장에서 수원을 상대로 KB국민은행컵 첫 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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