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정신수양 겸한 대체의학 ‘기공’

올 여름이 100년 만에 가장 무더운 여름이 시작될 거라고 기상 예보를 해서 각종 매체가 야단스러웠다. 그러나 다행스럽게 평년과 같이 무난히 지나가고 여름이 그친다는 처서가 지나갔다. 여름이 지나 더위도 한풀 꺾이고 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고 하여 ‘처서’라 불렸다. 아침, 저녁으로 제법 서늘한 기운을 느끼게 되는 계절이다.

옛 조상들은 처서가 지나면 따가운 햇볕이 누그러져서 풀이 더 자라지 않기 때문에 논과 밭두렁이나 산소의 벌초를 한다. 여름동안 장마에 젖은 옷이나 책을 말리는 일도 이 무렵에 한다. 이처럼 우리의 심신도 계절의 순환과정에 맡겨 기운을 풍성하게 해보자.

동양 전통 양생법…최근 질병치료 효과 임상실험 활발

현대사회에 있어서 각종질병들이 소리 소문 없이 우리 곁에 다가오고 있다. 그중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질병이 고혈압, 당뇨와 같은 성인병들이 많은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질병에 의해 자신의 일상생활은 물론이요, 직업 등에도 많은 영향을 받고 삶을 영위해 가고 있다. 고혈압의 원인은 다양할 수 있겠지만 증상 및 장애는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고, 치료방법에는 대부분의 경우 약물복용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요즘 사람들은 각종 질병으로 인해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고혈압환자는 현재의 뚜렷한 대안 없이 약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또한 현실이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약을 복용하지 않고 치료할 수 있는가 하고 의문을 한번 가져보면서 예방의학이나 대체의학에 관심을 가져보자.

고혈압 원인은 매우 다양하고 복합적이기 때문에 여러 각도에서 다루어져야 할 질환이며 통증이 개개인의 심리적 상태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대책 없이 약물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과 병행해서 고혈압의 완화에 크게 효과를 보이는 여러 종류의 운동이나 다양한 프로그램도 개발되어 있고, 이러한 방법 중에 기공수련(氣功修練)도 해당 된다고 여겨진다.

요즘에는 세계적으로 기에 관해 관심이 아주 높고 또 기수련을 하는 사람들도 많고 계속 늘고 있는 추세인 것 같다. 그 이유는 병원에서 약물복용으로 잘 고쳐지지 않는 여러 가지 심인성질환이라든가 난치병을 고쳐보고자 또는 자신의 건강을 지키고 정신적 수양을 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그런 반면에 기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편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많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 그러면 기란 무엇이고 기가 우리의 건강과 어떠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지 기공수련을 통해서 효과를 보고 있는지 한번 살펴보고자 한다.

기공이란 말에는 기(氣)에 공(功)을 들인다는 뜻이 담겨 있다. 동양사상에는 신선술, 도인법, 토납법, 내단술 등 전통적 양생법이 수 천년동안 전래돼 왔다.

그리고 기공은 몸의 다양한 동작과 호흡조절, 정신수양을 겸한 양생법이다. 구체적으로 전신체조(조신調身), 호흡운동(조식 調息), 초월명상(조심 調心)을 종합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기공에는 대체의학을 목적으로 하는 ‘건강기공’과 무술 강신(强身)을 목적으로 하는 ‘무술기공’으로 분류한다. 건강기공은 다시 건강을 목적으로 하는 ‘보건기공’과 질병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치료기공’으로 세분한다.

동양 전통의 양생법인 기공은 건강증진과 대체의학 측면뿐만 아니라 질병치료에도 도움이 되며 정신수양까지 겸한다는 건강기공의 장점 때문에 미국,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에 놀라운 속도로 보급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기공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기공수련은 의학적 치료가 아니면서 질병의 효과를 가진 대체의학의 하나로 많은 각광을 받아 각종 매스컴에서 기공수련을 안내하거나 효과에 대한 것을 자주 접하게 되며 또 기공수련에 관한 연구의 결과가 발표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현재 수련되고 있는 기공으로는 우리나라의 전통수련법을 계승한 국선도, 전통의 단학을 현대에 맞게 부활시켜 보급한 단 월드(뇌호흡) 등이 행공과 명상을 통한 기공수련으로 가장 유명하다.

그 외에도 인도의 요가나 중국에서 들어온 여러 유파의 수련법이 기공수련법으로 보급되고 있으며 국내의 수련자가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타인에서 보급되고 있는 기공수련법 등 많은 수련법이 존재한다. 그리고 단순히 기나 기공에 대해 연구하는 학과(學科)차원이 아니라 기에 관한 전문적으로 연구하기 위한 기과학대학원도 설립추진 되고 있다는 보도가 있다.

또한 명지대학교 일반대학원 사회체육학과에서는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무술기공인 태극권과 소림내 경일지선, 건강기공인 도인 양생공 및 우리나라 고유의 활인심방(活人心房)등을 전문적으로 교육하고 있다.

우리나라 학계에서도 이러한 호응에 힘입어 대체의학의 차원에서 기공수련에 대한 임상 연구들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상태이며, 임상적 변화과정을 세밀하게 분석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필자도 고혈압 때문에 기공수련을 접하면서 심신의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 한다.

이와 같이 현대 질병으로부터 좀 벗어날 수 있는 방법중 하나인 기 수련을 통해서 계절의 순환과정에 내 몸과 마음을 양생해보자.

/마산문화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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