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명 대신 대책 이야기할 때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21일 대학 평가 결과를 순위를 매겨 발표했다. 임의로 정해진 40개 대학은 학부와 대학원을 두고 종합 평가를 했고 또 학문 분야에 대해서는 셋으로 나눠 일부 대학을 평가했다. 종합 평가에선 이화여대가 학부 대학원 모두 1위를 차지했다.
도내 대학은 겨우 체면 치레만 했다. 잘 나간다는 서울대는 이번 종합 평가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학문 분야별로도 학부에선 5위권 내에 하나도 들지 못했다. 기계 공학 분야에서는 고려대가, 생명·생물 공학 분야는 포항공대가, 신문 방송·광고 홍보학 분야는 이화여대가 1위를 차지했다.
대학들은 이같은 평가 결과를 두고 반응이 매우 민감하다. 서울대는 부끄러웠던지 입학생들의 성적이나 취업률 등이 반영되지 않았고, 국립대는 사립대와 달리 발빠른 투자를 할 수 없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것이라 변명한다. 이번에 좋은 성적을 받지 못한 대학들도 저마다 이유를 댄다.
하지만 대학 평가는 이제 시작인 셈이다. 조만간 교육부의 대학 정보 공시제 추진에 따라 취업률이나 등록률 등이 올해 중에 공개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학부모, 수험생들은 명확한 대학의 수준과 현실과 관련한 정보를 갖게 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고등교육 평가원이 만들어진다. 여태 대학 평가를 해 왔던 여러 기구들을 통합하거나 조정해 대학, 전문대학 등을 평가할 계획이다. 이번 대교협의 평가를 두고 말들이 많지만 본격적인 대학 평가는 이제 시작된 셈이다. 따라서 대학 평가는 비켜가지 못하는 대학 저마다의 과제인 것이다.
결국 국·공립이나 사립을 막론하고 대학 평가 자체가 문제가 있으니 옳지 못하다는 비판이나 정당한 문제제기가 이뤄지지 않는 다음에야 앞으로 대학들에 대한 평가와 이의 공개는 기정 사실이다. 교육부나 대교협은 이 같은 상황을 충분히 감안해 이번에 순위를 매겼고 또 공개했을 테다.
서울대를 비롯한 국립대학들은 이번 평가가 입학생들의 성적이든 취업률이든 평가에 필요한 부분이나 내용이 빠진 게 있어 제대로 평가되지 못했다면 앞으로는 이를 넣자고 해야 한다.
또 눈에 뻔히 보이는 약한 부분에 대해 투자를 해야 하지만 국립 대학이기에 예산을 제 때 투입하지 못한 결과라면 이런 구조적인 부분은 해결해 달라고 요구해야 하고 또 해결돼야 한다.
대학 평가 결과에 대해 대학들은 변명이 아닌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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