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표 수산업 도시, 통영 통영. 굳이 첨언하는 게 무색할 정도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수산업 도시임에는 분명하다. 통영에는 '통영수협' 외에도, 사량수협과 욕지수협이 따로 운영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업종별 수협'이라 할 수 있는 기선권현망수협·멍게수하식수협·근해통발수협·굴수하식 수협 등이 있다. 통영에만 모두 7개의 수협이 존재한다. 이 중 통영수협은 지난 2014년 설립 100주년을 맞이했다. 통영에 산재한 수협 중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통영수협에서 분리 독립해 사량·욕지 수협이 생겼고, 어입인들의...
올해 저희가 펴낸 이라는 책의 내용 중 일부가 월간 11월호 별책부록 에 인용, 수록되었습니다. 종교에 문외한이어서 몰랐었는데, 알고 보니 는 창간된 지 30년이 넘은 전통과 권위 있는 잡지더군요. 수록된 부분은 2화 '채현국이 강연장에서 고함을 지른 까닭' 중 26~28쪽에 있는 '잘하려 하지 말고 그냥 신나게 하라'는 대목입니다. 여기서 채현국 어른은 이렇게 말합니다. "사람이 잘 하려는 마음이 자꾸 들지 않습니까? 공부 잘 ...
1. 그럴 수도 있지(1) 딸은 요즘 엄마가 잔소리를 하지 않는 편이라는 느낌이 오나 봐. 엄마 장점이고 아빠 영향력이라고 할 수 있지. "엄마, 엄마는 왜 내가 숙제 같은 거 안 할 때 뭐라 안 해?" "네 숙제잖아. 엄마가 물어봤는데, 안 하면 어쩔 수 없지. 그리고 책임은 예지가 져야 하고." "엄마, 난 엄마 같은 엄마가 되고 싶어." 딸에게 고백을 들은 아내는 헤벌레 하더군. 하지만, 아내가 잔소리를 아예 하지 않는 것은 아니야. 특히 태도와 관련된 부분은 나름대로 엄한 편이야. 이를테면 쩝쩝거리면서 먹을 때 조언하는...
최근 잇따라 치러진 각종 전국사격대회에서 창원시청 사격팀이 좋은 성적을 냈다. 고맙게도 메달 수상 소식은 창원시청 사격팀 관계자가 현장에서 SNS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당시 받은 문자메시지에서 '김민지 조용성 커플 스키트 동반 금메달'이라는 글귀가 눈길을 끌었다. 조용성(30)은 국가대표로 런던 올림픽, 도하 아시안게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바 있다. 지난해 전국체전에서는 2관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김민지(27)는 베이징 올림픽 국가대표로 출전한 이후 광저우 아시안 게임에서는 개인·단체전에서 각각 은메달을, ...
이 책 편집자가 다석의 생애에 대한 글을 써달라는 주문이 있었지만 차후에 쓰기로 한다. 이번에는 글쓴이가 다석을 처음 접했던 반야바라밀다심경(般若波羅蜜多心經)을 공부해보기로 하자. 당나라 현장스님이 번역한 한문 원문과 유영모의 우리말 옮김을 대조하면서 반야심경의 껍질이라도 훑어볼 참이다. 물론 다석 제자 박영호 선생의 풀이가 이 글을 쓰는 데 큰 사다리가 될 것이다. 차례는 한글음, 한문원문, 다석의 우리말 옮김이다. 반야바라밀다심경(般若波羅蜜多心經) - 재계 건넘 슬기 맘줄 : '반야'와 '바라밀다'는 인도 산스크리트어(梵語...
어느 날 문득, 고객의 신청곡을 들려주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음악을 감상하듯 귀 기울이며 흡족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런 고객을 볼 때면 왠지 모를 궁금증이 생겨 세상에서 가장 좋은 음악이 뭐냐고 생뚱맞은 질문을 던지곤 했다. 갑작스런 질문이지만 잠시 후 들려오는 대답은 거의 비슷하게, 장르를 불문하고 자신이 지금 듣고 싶어 하는 음악이 최고라는 것이다. 그런 음악이 '살아있는 음악' 아니냐고 되묻기도 한다. 일리 있는 표현이라 여겨진다.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지금 신청하여 감상하려는 곡은 바로 살아있는 음악인 셈이다...
'어디서 본 얼굴'이라고 갸웃하는 사람이 적지 않겠다. (구)창원에서 태어나 마산에서 고등학교(마산고)를 다녔고 대학 졸업 후 경찰이 돼 지난 2012~2013년 경남지방경찰청장을 역임한 김종양(55) 씨다. 지금은 '국제경찰'로 잘 알려진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부총재직을 맡아 일하고 있다. 김 부총재는 "그 어느 때보다 국가 안보, 국민 안전 문제가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며 "내 경력과 경험을 살려 국가와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약한 자들의 힘이 되고자 경찰이 되다 Q. 창원...
우연한 계기로 마산YWCA에서 강의할 일이 생겼다. 그때 강사 신분으로 초청된 기자보다 더 열성적으로 웅변을 토해내는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박현주 마산YWCA 사무총장이었다. 젊음과 열정이 흘러넘치는 사람이었다. 특히 시민단체 사무총장은 40대 후반은 되어야 하는데 그는 너무 젊어 보였다. 강의를 마치고 며칠 후 박현주 사무총장을 찾았다. 가슴 뛰는 일 찾다 마산YWCA로 만나자마자 다짜고짜 나이부터 물었다. 박현주 사무총장은 1975년생으로 우리 나이로 치면 42살이다. Q.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시민단체에서 이렇게 젊은 ...
호흡을 가다듬었다. 캔버스를 바라보는 눈빛에 긴장감이 돌았다. 몸을 숙여 듬뿍 풀어놓은 색색의 아크릴물감에 붓을 가져다 대나 싶더니, 호흡을 멈추고 붓과 몸을 하나로 움직였다. 일순간 캔버스에 흔적이 남았다. 붓이 옮겨간 결, 그리고 순간적으로 튕긴 물감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최행숙(59) 작가의 작업 모습이다. 작가의 일순간의 행위가 작업의 시작이자 완성이다. 짧은 시간 작가의 감각과 우연이 만들어내는 작품을 보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그저 '휘리릭' 붓을 긋는 것이 아니라, 온 힘을 기울여 고도의 집중을 통해 붓이 제...
오세브레이로에서 트리야카스텔라까지 20.7㎞ 오늘은 안개가 자욱합니다. 이곳은 안개로 유명한 지역이라네요. 조금 길을 가다 어린 아가씨 한 명을 만나 같이 걷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10명이나 되어 괜찮지만 이 안개 낀 새벽이 무섭지 않은지 대단해 보였습니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공부를 한다는 러시아 아가씨 케이트였습니다. 그녀도 우리와 함께 걸으니 든든한가 봐요. 순례자 상으로 유명한 산로케 고개(Alto San Roque)도 안개에 덮여 있습니다. 시야가 가려 있어 좀 답답하지만 이런 분위기도 괜찮네요. 이 길에서 아직 비는...
함안군 산인면 모곡리 580번지 부근에 위치한 고려동 유적지입니다. 고려동 유적지는 고려 후기 성균관 진사 이오 선생이 고려가 망하고 조선왕조가 들어서자 고려에 대한 충절을 지키기 위해 백일홍이 만발한 이곳에 거처를 정한 이후 대대로 그 후손들이 살아온 곳입니다. 이오는 이곳에 담장을 쌓고 고려 유민의 거주지임을 뜻하는 '고려동학'이라는 비석을 세워 논과 밭을 일구어 자급자족을 하며 지냈다고 합니다. 선생은 세상을 떠날 때까지 벼슬을 하지 않았고, 아들에게도 새 왕조의 조선에서는 벼슬하지 말 것을 유언했다 합니다. 그의 유언을...
흰 종이에 검정 글자, 한 자 한 자 글자를 쓰는 소리… '옴니글로(omniglro.com)'는 글쟁이들의 공책을 닮았다. 군더더기 없는 기능들이 아날로그적이기도 하다. 누구나 글을 올릴 수 있고, 누구나 들어와 글을 읽을 수 있는 이 공간은 올해 3월 오픈한 글쓰기 플랫폼 옴니글로다. IT와 문학, 그리고 글 짓는 사람들이 만나는 곳, 지역에서 뭉글뭉글한 감성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기업 이노엡의 문을 열고 들어섰다. 옴니글로를 만들고 운영하는 IT 벤처기업 이노엡의 이진희(36) 대표를 만났다. 글쓰기 플랫폼을 구상한 건 시인...
시계는 복잡한 부품과 고도의 기술력이 집약된 기계다. 그러나 아무리 정교하게 제작된 시계라도 오래 사용하기 위해서는 주기적인 점검이나 수리가 필요하다. 고장 난 곳은 없는지, 부품들은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분해해서 쓸고 닦고 조여야 한다. 이처럼 죽어가는 시계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사람을 우린 '시계수리사'라고 부른다. 이번에 만난 정승우(27) 제이워치 대표는 시계 수리 명장을 넘어 '독립시계제작'까지 꿈꾸고 있다. "내 길은 이거구나" 인터뷰를 하기 위해 제이워치를 찾았다. 문에 들어서자 20대 후반 정도의 젊은 남성...
보통 '엿기름'이라고 하면 식혜(단술)를 떠올린다. 엿기름은 보리나 밀의 싹을 틔워 말린 것으로, 녹말을 당분으로 바꾸는 효소를 함유하고 있다. 경상도 지역에서는 '질금'이라고도 한다. 식혜는 전통 음료의 하나로 요즘엔 명절 등이 돼야 집에서 만든다. 엿기름을 우린 웃물에 고두밥을 말아 더운 방에서 삭히면 밥알이 뜨는데, 요즘은 주로 전기밥솥을 이용해 밥알을 삭힌다. 거기에 설탕을 넣고 끓여 차게 식혀 먹는다. 왠지 '식혜'보다 '단술'이라 부르면 더 달달한 느낌이 난다. 여기까지가 일반 가정에서 주로 알고 있는 엿기름의 활용...
오는 17일이면 수학능력고사가 치러진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12년은 오로지 이날을 위한 것이라고 해도 될 만큼 이날의 성과가 중요하게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이 12년으로도 모자라 재수나 삼수를 해서 다시 시험을 치는 경우도 많다. 학원 경력만 35년, 그중에서도 수험생만을 위한 기숙학원 운영만 해도 14년째인 김향돈(59) 서울케이스사관학원 원장을 만나 수능을 앞두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수능 당일은 어떻게 하는 것이 더 좋은 성과를 거두는 데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 들어봤다. "저도 재수해서 대학 갔...
부산항을 모항으로 두고 있는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섰다. 관련 업계뿐만 아니라 지역에서도 향후 일이 어떻게 흘러갈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창원에 기반을 두고 있는 STX조선해양도 생사의 기로에 놓여있다. 그런 와중에 '법원의 파산부가 재계 서열 12위에 달하는 자산 규모를 가졌다'는 말도 나온다. 개인과 기업의 회생·파산을 맡고 있는 '파산부'는 국민들에게 낯설다. 파산부는 어떤 곳인지 알아보기 위해 창원지방법원을 찾았다. 먹구름이 살짝 낀 하늘을 뒤로하고 창원지방법원 파산부에 방문해 오상진(47) 부장판사를 만났다....
'딸기'라는 여성이 한때 성인인터넷방송계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오프라인 팬 미팅까지 열릴 정도였다. 물론 팬층은 99.9% 남성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딸기'가 경찰에 붙잡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팬들은 경찰을 향해 분노를 표출했다. 담당 경찰관들 이메일 주소를 찾아 협박성 내용을 담아 보냈다. 그들의 원망 대상 가운데 한 명이 경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 테러수사팀장 송재용(48) 경감이다. 포르노 여배우 검거 '협박 쇄도' 경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 내 테러수사팀은 올해 2월 신설됐다. 침해형 범죄, 즉 해킹·바이러스 등과 같은...
6코스 말발굽 길은 남해 창선교에서 시작한다. 남해섬을 구성하는 두 큰 섬, 창선도와 남해도를 잇는 다리다. 다리 아래는 지족해협이다. 다르게는 '손도해협'으로 불린다. 섬 사이에 있는 좁은 바다라는 뜻이다. 경상도 말로 좁다는 뜻인 '솔다'에서 나온 말이다. 좁은 물길이어서 물살이 빠르다. 예로부터 이곳은 빠른 물살을 이용해 고기를 잡는 죽방렴(竹防簾)이 유명하다. V자 형으로 나무 말뚝을 박고 그물을 걸어 고기를 가둬 잡는 도구다. 창선교에 서면 다리 좌우로 바다 위로 죽방렴이 듬성듬성 늘어서 독특한 풍경...
아~아~ 으악새 슬피 우니 가을인가요? 아~아~ 뜸북새 슬피 우니 가을인가요? 원로 가수 고복수 선생이 부른 '짝사랑'이란 노래 가사다. 짝사랑은 가을이 깊어 가면 어김없이 들을 수 있는 노래다. 심금을 울리며 가슴을 파고든다. 짝사랑 노래의 2절 가사에 나오는 뜸북새는 봄이 되면 찾아와 논에서 우는 그 '뜸북 뜸북 뜸북새'. 뜸부기다. 뜸부기는 번식을 위해 우리나라를 찾아온다. 여름에 새끼를 낳아 돌보고 가을이면 따뜻한 남쪽 나라로 떠난다. 그렇게 뜸북새는 알겠는데 그럼 으악새는? 1절에 등장하는 으악새는 풀일까? 새일까? ...
거제의 봄은 구조라 춘당매와 공곶이 수선화로부터 찾아들고 가을은 북병산 단풍으로 무르익는다. 지세포에서 누우래재를 오르면 여태 보던 바다가 아니다. 파도 소리 거칠고 창창망망(蒼蒼茫茫)하다. 거두어들이고 맞아들이는 '받다'가 이름이 된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인 그 바다다. 세상의 온갖 것이 흘러들어 썩어버린 바다가 아니라 삭혀서 썩지 않게 하는 소금이 된 바다다. 여태까지 구경했던 바다가 든바다였다면 여기서부터는 난바다이고 한려해상 국립공원이 시작되는 곳이다. 구조라의 원래 이름은 조라다. 자라의 목처럼 생겼다하여 조라목, 조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