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손을 잡은 고사리 손이 정겹다. 심술궂은 봄비도 오늘만큼은 자취를 감췄고 간간이 부는 바람은 반갑다. 3·4월 색색 꽃잎이 물러간 자리에는 어느새 푸름이 가득하다. 등산화, 기능성 면바지, 반소매 티, 반바지. 허리에 동여맨 빨간 셔츠와 벙거지 모자, 손목에 질끈 묶은 손수건까지. 누구는 햇살을 피하고자, 다른 누구는 맞이하고자 갖춰 입은 옷들도 봄 냄새에 한데 어울린다. 어떤 이는 ‘벌써 여름이 왔다’며 즐거워
59세의 남성이 복통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내원 2일 전부터 복통이 생겼으며 양상은 콕콕 찌르고 쓰린 양상을 보였으며 위치는 상복부 중앙이였다. 식후 2시간 정도에 악화 되었으며 음식을 먹거나 제산제를 복용하면 통증이 가라앉았다. 평소 혈압약 및 아스피린을 복용하였으며 하루에 한 갑씩 30년간의 흡연력이 있었다, 상부 내시경을 시행하였으며 십이지장 구부에 활동기의 십이지장궤양이 발견되었고 헬리코박터균에 대한 검사인 신속요소분해...
자궁근종은 자궁에 생긴 혹으로 양성 종양이기 때문에 암과 달리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많지 않기 때문에 조기발견이 쉽지 않다. 감기처럼 언제 다가올지 모르기 때문에 가장 조심해야 할 여성질환인 자궁근종은 미국 내에서는 연간 20만명이 자궁근종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가임여성 10명중 3명이 자궁근종을 가지고 있다는 통계가 발표되었다.안전하고 효과적인 자궁보존 치료는?가임여성들에게 자궁근종 ...
늦은 봄인데 아직 온갖 산나물과 새순들이 대세다. 쪼그려 앉은 아지매의 다라이에 연푸른 새순이 눈에 띈다. 큰 잎들 중에는 제법 아이 손바닥만한 것도 있다.‘저게 뭐지?’ 궁금증이 일어 그냥 지나치질 못한다.“이거 말이가? 오가피 이파리제.”오가피는 껍질과 뿌리가 한약재로 쓰인다는 건 알고 있다. 근데 이파리는 어떻게?“아지매, 오가피잎은 우찌 묵는데예?”&ldq...
한복 팔며 동고동락하는 어머니와 딸성림상회 양석락(87)·김행도(68) 아지매“어머니는 50년이 다 됐네예. 내가 고1때부터 시작했으니…. 나도 20년 정도 도우고 있는 거라예.”성림상회는 거창시장 안 오래된 포목한복가게이다. 이제는 할머니가 된 딸 김행도(68) 씨와 어머니(87) 양석락 모녀가 운영하고 있다.“처음엔 보따리장사로 화물차에 싣고 장따라 다녔으니께. 아버...
그래, 이런 데가 시장이지 싶다. 읍내 중앙교에서 이어지는 네거리에서부터 장날의 활기가 느껴진다. 읍내 둘레를 따라 흐르는 위천에는 때아닌 봄더위에 벌써 물장난을 치며 노는 아이들이 있고 위천변 주차장은 만원이고 도로에는 트럭에 가져온 물품을 부려놓는 상인들로 붐볐다.큰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시장 앞 양쪽 정류소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로 가득했고, 마침 모종철이라 장터 길목은 새파란 게 천지에 깔렸다. 고구마순, 고추, 가지...
거창전통시장 신중섭 번영회장거창시장은 지난 4월초 경남에서 상인으로서는 최초로 상인회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이는 거창시장특성화 육성사업 ‘인산인해’를 하면서 희망사업이었다. 거창시장 상인 15명이 참가했다.거창시장 번영회 신중섭 회장은 협동조합 이사장이기도 하다.“조합원들은 공동구매, 공동마케팅 등으로 품질 좋은 제품을 확보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로 해 전통시장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야시골목 신희경(46) 아지매‘야시골목’은 여성복 가게이다. 신희경 아지매는 거창시장 안에서 비교적 젊은 상인이다. 다른 데서 옷가게를 하다가 2년 전 시장 안으로 옮겼다.“시장 안에 있지만 손님이 주로 젊은 층이고, 대부분 단골손님입니더. 경기가 안 좋지만 기본적인 인맥이 잘 있어 그나마 잘 되고 있는 편이지예.”신희경 아지매는 시장노리패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장노리패는 타악기 ...
소년은 마산 구산면에서 나고 자랐다.눈부시게 푸른 남해,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 너머를 바라보며 찬란한 미래에 대한 꿈을 키웠다. 매년 봄 밀물이 되면 집앞 갯가 바닷속에는 큼직한 물고기 떼가 아른거렸다.맨손으로 잡아올린 물고기들이 마지막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을 즈음, 갯가 한편에 모닥불을 피웠다.친구들과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잡은 물고기를 맛있게 나눠 먹고 나면 불의 힘은 점점 사그라져 한 줌 재와 연기만이 적막을 드리웠다. ...
하동에서는 젊은 농민들을 중심으로 한 ‘하동벤처농업협회’가 농업 발전과 지역 발전을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이 협회의 회장을 맡고 있는 ‘우리네식품’ 이수삼 대표를 만났다. 이 대표는 지난 4월 15일 하동 군민의 날 행사에서 ‘자랑스런 군민상’을 받기도 했다.“천하의 ‘어중개비’가 ‘현미 선생’이라 불리...
어린이는 우리의 미래 라는 말을 흔히 쓴다. 즉 어린이는 우리의 미래이며 마땅히 사랑과 보호를 받아야 할 존재이다. 하지만 어디에나 양면은 있다. 행복한 가정에서 부족함 없이 지내는 아동들이 있는 반면 가정과 사회에서 소외되고 있는 아동들도 있다. IMF이후 경제적․사회적 문제로 인해 방치되는 아동들이 늘었고 특히 결식아동 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의식주를 해결하기 힘든 환경에 방치된 아동들을 껴안아야한다는 목소리가...
경남을 기반으로 하는 국회의원은 몸이 서울에 있더라도 지역에 대한 관심을 늦출 수 없다. 의원을 보좌하는 보좌진들 역시 지역구 상황에 대한 높은 수준의 이해가 필요하다. 보좌진들은 지역 문제에 대한 견해차 등에 대해 의원과 함께 해법을 논의하고 적절한 방안을 도출하는 베테랑이다. 이번 호에서는 경남 마산·창원에 지역구를 둔 4명의 국회의원실 보좌진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1) 새누리당 이주영(창원 마산합포&mi...
음악 감상에도 변곡점이 있다. 예를 들면 “어! 새로운 스타일이네!”라거나, 익숙한 멜로디를 “이렇게도 연주할 수 있구나”라고 느끼는 게 그것이다. 그리고 이같은 경험을 통해 감상자는 더 넓은 바다로 들어간다. 다양한 색깔을 자랑하는 재즈에도 이 법칙(?)은 그대로 적용된다.80년대 초반 자코 패스토리우스(Jaco Pastorius)가 백 밴드를 이끌고 몬트리올 재즈 페스티벌에 참여했...
지난 5월 칼럼에서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라고 말한 바 있다. 흔히 사람들은 정신과 육체를 분리해서 생각하지만, 사실은 생각보다 몸과 마음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육체적인 질병의 원인이 될 뿐 아니라, 더 나아가서는 각종 검사 상으로는 별다른 이상이 없는데도 정신적이고 심리적인 이유로 인해 신체의 불편을 느끼기도 한다. 심신병(心身病) 내지 신체화 장애라는 증상이 대표적이거니와, 한방...
사람과 만나는 일이 많아질수록 사람 보는 눈이 밝아진다. 나를 진심으로 대하고 있는지 아닌지, 나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억지웃음을 짓는 건지 아닌지…. 어느덧 쉽게 알 수 있게 됐다. 그렇게 ‘인스턴트식’의 만남에 익숙해질 때쯤, 그를 만났다. 소탈한 웃음과 검소한 생활태도, 순수한 마음, 가식이 없는 솔직 담백함이 나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를 만나면 만날수록 경계심이 풀어지고, 진심으로 그...
인체 내 모든 관절에서 나타나는 관절염관절염이라고 하면 흔히 무릎에만 나타나는 질환으로 잘못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 몸은 200여개의 관절로 이뤄져 있는데 관절염은 이 모든 관절 부위에 생길 수 있다. 특히 많이 사용하는 관절일수록 손상이 잦고 약해져 관절염에 취약하다. 작은 뼈와 신경이 복잡하게 구성된 손가락은 관절염이 쉽게 생길 수 있는 부위다.손가락퇴행성관절염은 보통 손가락 끝 마디 부분에 통
일제 강점기 건너간 재일동포들은 인생사나 가족사에 굴곡이 많을 수밖에 없다. 강제노역 등 일제에게 끌려간 경우가 많을 뿐 아니라 해방 이후 남북 대립이 심해지면서 겪게 된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또 일본인들의 차별과 멸시는 지금껏 이어지고 있다.국적을 바꿔 일본으로 귀화만 하면 겪어도 되지 않을 어려움을 온몸으로 감당하는 재일동포 2세들이 4월 21일 어머니 아버지의 고향이 있는 마산으로 왔다. 이상재(62·일본 ...
경남도민이라면 도로를 달리다 한 번 쯤은 라디오에서 들어봤을 목소리, 쇼파에 누워 한없이 채널을 돌리다 한 번 쯤은 스쳐봤을 젊은 아나운서. 이번 언론인 인터뷰는 KBS창원총국 심인보(35. KBS 공채 31기) 아나운서다.중학생 때부터 방송에 관심 가져“개인적인 것 가지고 하는 인터뷰는 처음입니다.”KBS창원총국 1층 카페에서 영광스럽게도 기자는 국내, 아니 전 세계 최초로 심인보 아나운서 심층 인터뷰를...
지난 1983년 멕시코 청소년 월드컵에서 한국이 사상 처음으로 4강에 오르자 대한민국은 2002년 못지않은 축구 열기에 빠졌다. 결승에 진출하면 축구를 좋아하는 대통령이 임시공휴일로 지정한다는 소문도 나돌 정도였다고.대표팀을 이끈 박종환 청소년대표팀 감독이 당시 전두환 대통령에게 유소년 축구에 대한 투자를 당부하자, 박 대통령은 육사 출신 박정기 한국전력공사 사장에게 곧바로 지시해 전국 46개 한점 지점에 지도자를 파견해 유소...
“올해는 시인의 탄생 80주년이라 박재삼 문학제의 의미가 더욱 큽니다. 그만큼 많은 것을 준비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제16회 박재삼 문학제를 준비하는 박재삼 문학선양회 김경 회장의 첫마디다.바다도 나무도 그 푸름이 한층 깊어지는 6월 7일~9일, 박재삼 시인의 시 정신을 기리기 위해 사천시 삼천포항(삼천포항이 내려다 보이는 노산공원)으로 전국의 문인들이 대거 방문할 예정이다.올해로 16회째를 맞이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