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약 427만 명...최대치 기록
하루 12시간 일해도 사람 쓰기 힘들어
"고용 유지할 수 있는 정부 정책 지원 필요해"

코로나19가 잠잠해지자 이번에는 고물가에 자영업자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운영비를 최대한 아끼고자 일손을 줄이는 방법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과노동에 시달리더라도 인건비를 아끼고자 혼자 일하는 걸 택하는 셈이다.

김희은(29) 씨가 창원시 용호동 자신이 운영하는 옷 가게에서 혼자 일하고 있다. /김다솜 기자
김희은(29) 씨가 창원시 용호동 자신이 운영하는 옷 가게에서 혼자 일하고 있다. /김다솜 기자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22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을 보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가 약 427만 명으로 집계됐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수는 지난 2018년부터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동에서 족발집을 운영하는 정지현(60) 씨는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12시간을 나홀로 일한다. 장 보는 것부터 양념 담그기, 고기 썰기, 손님 응대, 포장까지 혼자 해내기가 버겁지만 그는 솔직히 사람 쓰기가 겁난다고 호소했다.

정 씨는 “원래는 종일 근무 아르바이트를 구했었는데 경기가 어려워져 가장 바쁜 시간에 2시간만 일을 봐줄 사람을 찾고 있다”며 “칼질을 하니까 손 관절이 항상 아프고 몸도 힘든데 장사가 안되니 사람을 쓸 수가 없다”고 말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고깃집 대표 ㄱ씨도 3명이던 아르바이트 인원을 1명으로 줄이고, 그마저도 하루 3시간만 쓰기로 했다. 그는 “도심 외곽에 가게가 있고 주 고객이 어르신들이어서 수익이 많지 않다”면서 “인건비 쓸 여력이 안 돼 가장 바쁜 시간대에만 아르바이트를 부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희은(29) 씨는 지난해 6월 창원시 성산구 용호동에 옷가게를 열었다. 일주일에 일요일 하루 쉬며,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혼자 일한다. 온라인으로도 옷을 판매하고 있어서 사진 찍고 포장하는 등 일거리가 늘었다. 김 씨는 “옷가게는 처음 옷을 사들일 때 들어가는 초기 비용이 커서 혼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며 “당분간은 도움을 받지 않고 혼자서 가게를 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신영철 경남소상공인연합회장은 “자영업자는 경기가 어렵고 장사가 안 되면 지출을 줄여야 하니 우선 인건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며 “신규 인력 지원보다는 지금 고용한 인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경남도는 지난 6일 혼자 일하는 자영업자를 위한 사회안전망 지원사업 추진을 알렸다. 혼자 일하는 자영업자가 근로복지공단 자영업자 고용보험이나 산재보험에 가입하면 3년간 월 보험료를 지원받는 사업이다.

서창우 경남도 소상공인정책과장은 “사회안전망 제도는 코로나19 여파로 경영 여건이 악화된 소상공인에게 꼭 필요하다”며 “폐업, 노령 등 생계 위기에 놓인 소상공인에게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해 생활 안정과 사업 재기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다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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