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조사 대비 전 영역 만족도 향상
요금, 차량시설, 안전운행 개선 과제도

시내버스 노동자 "노동환경 열악해"
과속·난폭운전으로 시민들도 위험
속도보다 안전에 초점 맞춘 정책 주문

경남 도민들의 발이 되어준 시내버스에 대한 서비스 만족도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반적인 만족도는 대체로 높아졌지만, 안전운행 등 개선이 필요한 영역도 확인됐다.

마산YMCA가 주관한 이번 ‘2022년 경상남도 시내버스 이용객 서비스 만족도 조사’는 경남소비자단체협의회가 맡아 진행했고 경남도가 후원했다. 이번 시내버스 서비스 만족도 조사는 2018년 이후 4년 만에 시행됐다. 조사 결과 발표 및 토론회는 30일 오후 1시 30분 마산YMCA 3층 청년관에서 열렸다.

◇시내버스 만족도 올랐지만 과제도… = 이번 조사는 지난 9월 22일부터 10월 7일까지 도내 8개 시군(창원·김해·양산·진주·거제·통영·사천·거창) 지역 주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지역별 응답자 수는 각 지역 인구수에 비례해 책정했다.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주된 목적은 출퇴근(27.3%) 및 등하교(13.7%)가 41%로 가장 많았고 여가 및 문화 활동을 목적으로 이용하는 이들도 23.7%를 차지했다.

시내버스 관련 서비스를 묻는 질문은 총 13개 영역 56개 문항으로 구성됐고 각각의 만족도를 물었다. 4년 전 경남소비자단체협의회가 진행했던 서비스 만족도 조사와 비교했을 때 이번 조사 모든 영역에서 만족도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5점 만점으로 평균을 낸 영역별 종합만족도를 보면 시내버스 정류장 시설에 대한 만족도가 2018년(3.1점) 대비 0.34점 오른 3.44점을 기록하며 가장 큰 폭의 개선이 이뤄졌다.

반면, 요금, 차량시설, 안전운행 영역 만족도 점수는 비교적 소폭 상승했다.

차량 시설 영역 조사 결과를 보면 나쁜 냄새(기름 등 타는 냄새) 탓에 서비스가 불만족스러웠다고 답한 이들이 13.6%(136명)였다. 좌석·손잡이 등 정비가 불만족스럽다고 답한 이들은 8.5%(85명)였다.

안전운행 영역 조사 결과를 보면 과속, 난폭 운행이 많다고 응답한 이들이 27%(270명)였다. 또 급출발, 급정거가 많다고 응답한 이들은 28%(280명)였다. 교통신호 체계를 위반한 경우가 많다고 답한 이들도 13.1%(131명)였다.

이 외에 운전기사 영역의 노약자·어린이 승하차 때 배려 여부 질문에 불만족이라고 답한 이들이 14.1%(141명)였다.

이번 조사에는 창원시 준공영제에 관한 문항도 포함됐다. 창원시민 339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조사에서 시민 57.2%(194명)는 준공영제 시행을 몰랐다고 답했다.

준공영제 확대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73.2%(248명)가 동의한다고 답했다. 준공영제 도입 이후 시내버스 서비스 개선 체감 여부를 물은 질문에 51.9%(176명)가 좋아졌다고 답했다. 이전과 같다고 답한 이들은 43.4%(147명)였다.

이윤기 마산YMCA 사무총장은 “다른 교통 서비스가 지속해서 개선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내버스도 승객을 증가시키려면 최소한 승용차와 비슷한 시간대에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어야 한다”며 “승용차 요일제, 승용차 진입 제한 등 기후위기를 고려한 버스 우선 정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30일 마산YMCA에서 열린 ‘2022년 경상남도 시내버스 이용객 서비스 만족도 조사 결과 발표 및 토론회’에 참석한 토론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황선민 인턴기자 hsm@idomin.com
30일 마산YMCA에서 열린 ‘2022년 경상남도 시내버스 이용객 서비스 만족도 조사 결과 발표 및 토론회’에 참석한 토론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황선민 인턴기자 hsm@idomin.com

◇“버스 노동자 처우와 제도 개선 병행해야” = 만족도 조사 결과 발표에 이어 시내버스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창원시 신교통추진단 이상훈 주무관은 창원시의 준공영제 준비 과정과 추진 경과를 발표했다.

이 주무관은 현재 시내버스 9개 업체가 준공영제에 참여하고 있고 139개 노선에 시내버스 689대가 운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난해 9월 준공영제 시행 이후 친절 민원이 86.7% 증가했고 사고 건수는 28.2% 줄었다”며 “다만, 불편 민원은 5.2% 감소에 그쳐 서비스 개선 계획을 세워 준공영제 안착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시내버스 노선개편과 S-BRT 구축사업, 어르신 시내버스 무료 이용 사업 등 서비스 향상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내버스 노동자 전광재 경남버스노동조합 부지부장은 도내 시내버스 노동자의 노동 환경이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과다한 노동과 저임금으로 인해 타지역으로 이직하는 이들이 늘어 운전기사들의 고령화 문제도 심각하다고 꼬집었다.

전 부지부장은 “최저임금 수준으로 일하는 기사들이 여전히 많은 상황”이라며 “결국에는 정해진 시간보다 더 많이 일하게 되고 운행 중에는 과속하거나 난폭운전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며 “운전기사도 위험한 문제지만 도로 위 도민들이나 탑승객들도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에 기사들의 처우개선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준공영제 시행 이후에도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근로환경과 임금에 대한 문제 제기도 했다.

그는 “준공영제 시행 자체가 중요하다기보다는 준공영제를 어떻게 시행·관리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며 “노동자들이 안전하고 행복한 환경에서 일할 때 버스 서비스도 올라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부지부장은 대중교통 취지에 맞춰 저상버스 도입을 확대하고 속도보다는 안전에 초점을 맞춘 정책도 주문했다.

/박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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