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염치없습니다. 불특정 다수에게 비용을 요청하기 때문입니다. 그 명분도 이익이 아니라 가치와 연대입니다. 하지만, 더한 몰염치는 시민 주주 신문 정체성과 가치가 흔들리는 것입니다. 일주일에 두 번, 모두 10회에 걸쳐 경남도민일보 후원 이야기를 드리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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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학교 2~3학년을 대상으로 강의를 했습니다. 질의응답 시간에 학생 한 명이 다짜고짜 제 급여를 물었습니다.

"얼마쯤 받으면 많이 받는다고 생각해요?"

학생은 제 급여의 2.5배를 얘기했습니다. 정말 크게 될 친구입니다. 급여를 밝히면서 기자는 큰돈을 벌 수 있는 일이 아닌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 친구 대답에 더 놀랐습니다.

"기자는 돈 버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을 하시는 것 같아요."

정치와 언론이 아무리 하찮고 우스워져도 반드시 해야 할 기능이 있습니다. 한 가지만 꼽는다면 '갈등 조정'입니다. 각자 이해관계로 등 돌린 주체를 마주 보게 하는 일입니다. 언론은 그런 장을 펼쳐야 하고 정치는 해법을 찾아내야 합니다.

갈등 주체를 마주 보게 하기는커녕 없는 갈등도 만드는 정치와 언론이 떠오를 것입니다. 정치도 아니고 언론도 아닌 기회주의자들입니다. 이들에게 갈등은 자기 이익을 쉽게 챙기는 수단으로 유용합니다.

갈등 조정은 너 좋고 나 좋은 적당한 지점에서 퉁치는 게 아닙니다. 서로 다르기에 어쩔 수 없이 벌어지는 간격을 과장 없이 인지하고 절충점을 공적(公的) 언어로 풀어내는 지난한 과정을 끈질기게 수행하는 의지에 가깝습니다. 자신이 중심일 수밖에 없는 당사자에게만 떠맡기기 어려운 일입니다. 이해 당사자 역시 믿을 수 없는 대상에게 조정을 맡기지는 않을 것입니다. 언론과 정치가 신뢰를 얻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경남도민일보는 사회적 갈등을 사적 이익으로 전환하려는 기득권에 늘 불편한 존재가 되고자 합니다. 사회적 약자이기에 외면받는 주체가 없도록 하는 것은 더 말할 필요 없는 우리 사명입니다. 애초에 자본과 권력이 사유할 수 없는 구조가 만들어낸 자랑스러운 정체성입니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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