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일~11월 20일 육지 폐선에서
동남권 바다 생활권 이야기도 담아

육지 폐선 위에서 경남·부산·울산 지역 등에서 바다에 기대어 살아가는 사람 모습과 해양 산업을 기록한 전시가 열린다.

㈜거제 로컬디자인 섬도가 내달 1일부터 11월 20일까지 ‘쇠를 만든 방주 표류하는 아고라’ 전시를 한다. 전시 장소는 거제시 하청면 연구리 414-13에 있는 선진호이다.

선진호는 1992~2012년 국방과학연구소에서 국내 1호 해상시험선으로 역할을 수행하다 퇴역한 폐선이다.

사회적기업 섬도는 한반도의 동남권에 있는 경남·부산·울산 등 국가관리무역항 세 곳을 돌며, 이곳 바다에서 생활하는 사람 모습을 기록했다.

섬도 아카이브 작 '리서치 트립 리라이브 1·2차', 단채널 영상. /거제 로컬디자인 섬도
섬도 아카이브 작 '리서치 트립 리라이브 1·2차', 단채널 영상. /거제 로컬디자인 섬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공예술사업 지원으로 진행하는 이번 전시는 2020년 첫 번째 전시 이후 올해 두 번째를 맞았다. 앞선 전시가 거제 지역 조선산업에 대한 전시였다면, 이번에는 조선산업이 펼쳐지는 바탕인 남해 동부 바다에 대한 기록을 담았다. 지난해 9월부터 진행된 프로젝트는 전시에 앞서 지난 6월에는 해양산업 실무자·연구자·정책 입안자 등과 포럼을 열기도 했다.

참여작가 7팀(11명) 작품 50점과 섬도가 축적한 아카이브 796점을 포함해 전체 846점을 만날 수 있다. 전시기간에 조선소 파워공과 여성 노동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다.

바다는 이제껏 우리가 알던 바다가 아니다. 수많은 글을 비롯해 사진·영상, 데이터를 통해 보니 끊임없이 산업시설이 생겨나고 땅이 메워져 새로운 도시가 생겨나는 생장의 바다다. 물론 그 그늘에서 죽어나가는 바다도 있다. 섬도는 이런 다양한 바다의 모습을 선진호라는 배 위에서 보여준다.

노순천 작 '사람'. /거제 로컬디자인 섬도
노순천 작 '사람'. /거제 로컬디자인 섬도

 

선진호 선실들에 미로 찾기 하듯 전시된 기록물은 조선·선박, 해운·항만, 해양산업시설, 노동자 등 네 개의 범주에 걸쳐 인간이 바다에서 살아온 이력을 새겼다. 그 이력을 따라가면 바다의 문화가 보이고 바다의 역사가 보일 것이다.
섬도 기획자는 “바다는 절대로 인간의 것이 될 수 없다”며 “하지만 인간이 무모하게도 바다에 달려들며 만들어 온 삶과 산업의 이력은 가치 있는 역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거제시가 후원한 이번 프로젝트는 여러 기관 협업으로 이뤄졌다. 협력 기관은 국방과학연구소 부설 해양기술연구원, 한국해양소년단 경남남부연맹, 통영요트학교, 부산항만공사, 울산항만공사, 거제시-KMOU조선해양플랜트 리더아카데미, 거제시 관광과이다.

/박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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