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17일 김해문화의 전당에서 열린 경남다문화교육박람회를 다녀왔다. 다문화 학생들과 교육자들보다는 소위 이름 있는 어른들의 잔치가 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 예산이 얼마라고 하는데 낭비적인 전시성 행사만 즐비해 보였다. 사진 찍고 소위 높은 사람들이 빠져나가니 학생 행사에 최종적으로 남은 사람은 부스를 지키는 사람을 제외하면 수 명에 지나지 않을 정도였다. 물론 더운 날씨에 학생들의 이중언어 이야기를 듣기에는 야외장소도 적당하지 않았다.

김해지역은 경남에서 다문화 학생이 가장 많은 지역이기도 하다. 다문화교육센터 같은 곳에서 평소에 학생과 선생님들이 어떻게 교육하고 무엇을 배우는지를 보여주는 행사였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다만 각 부스를 살펴보니 평소에 김해지역에서 다문화 학생들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단체들을 볼 수 있어 다행이었다.

우리나라는 단일민족이라는 자긍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누구나 열린 마음으로 서로 다른 피부색, 문화를 가진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야 한다. 다문화 교육이 학교 안에서만 이뤄져서는 안 될 것으로 본다. 지역 시민단체와 학교를 이어주는 지역전문가, 전문적인 다문화 커리큘럼을 끌어갈 수 있는 교육청 지도인력도 필요하다.

학생들이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으로 자라나도록 돕기 위한 가장 시급한 문제는 우리 모두의 인식개선이다. 우리 사회는 이주민을 구성원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고 결국 이들을 포용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로 가야 한다. 정부는 저출생 고령화에 따른 위기 상황에 대응하고 제대로 일할 사람을 이민을 통해 외부에서 영입하기 위한 범국가 차원의 이민정책 컨트롤타워로 '이민청'을 설치하려고 한다. 이민청 운영을 통해 우리 미래를 맡길 인재를 넓게 포용하는 세계 일류 시민국가로서의 대한민국을 기원해 본다.

학교에서도 다문화 학생의 비중이 늘어날 전망이다. 국가교육통계센터 자료를 보면 올해 다문화 학생은 17만 명으로 전체 학생 중 3.7%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수업이나 학교 적응이 어려운 학생을 대상으로 한국어 교육뿐만 아니라 기초학력, 심리 상담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도움을 주어야 할 것이다.

학생들끼리 차별이나 편견은 없지만 다문화가정 학부모들은 학교에 오거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을 꺼리는 것이 현실이다. 다문화가정이 늘어나게 된 이유와 다문화가정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이해하고 우리 모두가 함께할 때 이들도 진정한 우리 사회 일원이 될 것이다.

/안기학 김해시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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