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북성초교 후문 앞 상가
학원·문구점 등 이용 잦지만
인도 없어 보행자 '위험천만'
주민·상인 반대에 설치 좌절

창원시 마산회원구에 있는 북성초등학교 후문 앞 도로에 인도가 없어 학생들과 인근 주민 등 보행자 안전이 우려된다.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북성초 후문 앞 도로에는 인도가 한쪽밖에 없다. 학교와 맞닿은 곳에 설치된 인도와 달리 반대편에는 도로 옆 듬성듬성 있는 안전유도봉이 전부다. 도로 폭도 좁아 안전유도봉을 넘어 중앙선 부근까지 나와 걸어가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학생들이나 주민들이 주로 다니는 길은 인도가 없는 쪽이다. 학원, 문구점, 편의점 등이 있는 상가 건물이 후문 맞은편에 있고 아파트 등 주택가로 가려면 학교 반대편으로 건너가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하교 시간대인 오후 3시 무렵 후문 일대는 학생과 차들이 뒤섞여 안전사고 위험이 더 크다. 차량 사이를 위태롭게 오가는 학생들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여기에 후문 맞은편 학원 차량까지 더해지면 이 일대 차량 통행이 마비되기도 한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북성초등학교 후문 맞은편 학원 입구 앞에 아이들이 모여 앉아 학원 차량을 기다리고 있다. /박신 기자
창원시 마산회원구 북성초등학교 후문 맞은편 학원 입구 앞에 아이들이 모여 앉아 학원 차량을 기다리고 있다. /박신 기자

북성초 후문에서 아동안전지킴이 활동을 하는 하영숙(64) 씨는 “하교 시간에는 차들이랑 학생들이랑 뒤엉켜서 엉망”이라며 “인도가 없다 보니 차도랑 경계가 희미해 아이들도 도로 위까지 서슴없이 올라와 다닌다”고 우려했다.

학부모 조재범(53·창원시 마산회원구) 씨도 “인도가 없어 늘 불안한 길인데 도로가 좁은 게 문제라면 길을 일방통행으로 만들고 인도를 내는 건 어떨까 싶다”며 “그렇게 되면 차들은 조금 돌아가야겠지만 그런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아이들이 안전하게 다닐 길을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창원시 마산회원구청도 이러한 사정을 알고 인도 설치를 추진했지만, 인근 상인과 주민 반대로 무산됐다. 지난해 1월 인도 설치 찬반 의견을 조사한 결과 총 154명 가운데 96명이 반대했다.

상인들은 도로가 협소해 인도가 들어서면 더 복잡하고 위험해진다고 반대 이유를 꼽았다. 또 도로가 좁아지면 소방차 진입도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무엇보다 인도가 들어설 때 생길 수 있는 영업 피해를 우려했다. 후문 인근 상인 ㄱ 씨는 “인도가 생기면 배달 오토바이를 댈 곳이 마땅치 않다”며 “구청에도 수차례 이야기한 부분이고 인도를 낸다는 것은 사실상 가게 문 닫으라는 소리”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경제교통과 관계자는 “북성초 후문 인근은 인도가 하나밖에 없어 안전 관련 민원이 자주 들어오는 곳”이라며 “하지만, 인근 주민과 상인들이 반대하는 상황에서 강제로 인도를 만들 수는 없다”고 밝혔다.

/박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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