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교육과정평가원에 건의
"토박이말 설 자리 잃고 있어"

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배울 때 ‘토박이말’을 포함해 달라는 요구가 나왔다.

토박이말바라기, 한글학회 진주지회 등 전국 90여 단체는 지난 1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건의문을 보냈다. ‘2022 개정 국가 교육과정’에 토박이말이 들어가길 바란다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 개정 국어과 내용에 토박이말 관련 성취 기준을 다시 마련해 달라는 것이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2024년 초등 1·2학년부터, 2025년 중·고교 1학년부터 연차적으로 적용된다.

단체는 2022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 시안에 토박이말 관련 성취 기준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단체는 “나라를 되찾은 지 일흔일곱 해가 되는 오늘까지 일본식 한자말이 가득한 교과서와 온갖 교재로 교육을 하고 있다. 외래종에 몸살을 앓는 우리 생태계처럼 토박이말도 갈수록 설 자리를 잃고 있다”며 “안타깝게도 올해 개정하는 국가 교육과정 총론·각론에는 토박이말을 가르치고 배우는 내용이 하나도 없다. 더 안타까운 것은 앞선 교육과정에서는 토박이말 관련 성취 기준이 있었는데, 없어졌다는 것”이라고 했다.

2009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 1·2학년군 문법 영역 성취 기준에는 “다양한 고유어(토박이말)를 익히고 소중히 여기는 태도를 기른다”고 돼 있었다. 이는 2015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에서 사라졌고,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도 볼 수 없다.

또 단체는 교과서에 토박이말을 바탕으로 한 쉬운 용어를 쓸 수 있도록 기준을 마련해 달라고도 했다.

단체는 “토박이말을 잘 알면 깃들어 있는 우리 겨레 얼과 문화까지 잘 알 수 있다”며 “토박이말을 앞서 가르치고 배워야 우리 겨레 문화를 잘 알고, 그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힘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희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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