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어 올 사업 잇단 낙찰
업계 일부 시공 능력 의문 제기
저가 수주 경쟁 부채질 주장도

삼강엠앤티 문제 제기 전면 반박
"기술력 인정받아 더 큰 계약"
"협력업체 쥐어짜기 없을 것"

고성군 방산·해상풍력 전문 중견기업 삼강엠앤티가 해군 호위함 사업을 둘러싼 의혹을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삼강엠앤티는 지난해 12월 해군이 발주한 3500t급 최신형 호위함 '울산급 Batch-III' 2번함 건조사업을 3353억 원에 수주했다. 이어 올해 9월 3·4번함 건조사업도 7051억 원에 낙찰받았다.

대기업 등 업계 일부는 이를 두고 저가 수주로 방산 생태계를 흐린다는 맹공을 퍼부었다. 이들 주장 요지는 원자재가격 등이 급등했는데 이 가격으로 해군함을 건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서울지역 일부 언론은 이를 보도하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고성군 방산 해상풍력 전문 중견기업 삼강엠앤티 본사 전경. /삼강엠앤티
고성군 방산 해상풍력 전문 중견기업 삼강엠앤티 본사 전경. /삼강엠앤티

◇저가 수주로 생태계 흐린다? = 삼강엠앤티는 저가 수주가 아니라 건조사업 적격 심사 기준에 부합하는 금액이자 충분한 영업이익을 고려한 가격이라고 반박했다. 

삼강엠앤티 관계자는 "이익이 남지 않는 수준이었다면 애초에 입찰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대기업은 중견기업보다 훨씬 높은 간접비 구조를 지녔기에 저가 수주 기준이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울산급 Batch-III 건조사업은 적격심사 낙찰제로 추진됐다. 이 제도는 가격 점수 30점, 기술 점수 70점으로 낙찰 대상을 선정한다. 

가격 점수는 예정가의 88%를 만점으로 둔다. 88%에서 멀어질수록 감점되는 구조다. 터무니없는 최저가 입찰은 막되 국고 낭비를 줄이는 선에서 건강한 경쟁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이 가격 점수 부문에서 삼강엠앤티는 만점에 가까운 입찰금을 써냈다. 방위사업청이 산정한 건조사업 예정가격은 8059억 원이다. 삼강엠앤티는 이 예정가격의 87.45%에 달하는 7051억 원을 입찰가로 제시했다. 가격 점수에서 만점에 가까운 입찰금인 셈이다.

나머지 기술 점수 70점은 시공 경험, 기술 능력, 경영 상태, 하도급 관리 계획, 자재·인력 조달 능력 등을 종합 평가한다. 

삼강엠앤티가 예정 가격의 87.45%를 써서 저가 수주 경쟁을 과열시킨다는 비판은 과거 경쟁입찰 결과를 보면 사실과 다르다. 과거에는 저가 수주 경향이 더욱더 심각했다.

2010~2015년 기존 대형 조선사가 수주한 울산급 Batch-I 후속함 사업, 수상 구조함, 차기 상륙함 등 건조사업 입찰 결과를 보면 낙찰금은 예정가격의 74.6~85.2% 수준이었다. 삼강엠앤티의 87.45%보다 낮은 수준이다. 

저가 낙찰 이후 저가 수주 고통을 협력업체에 전가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삼강엠앤티는 불법 하도급 문제가 일어나지 않게 엄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삼강엠앤티는 지난달 31일 SK에코플랜트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해 SK그룹 계열사가 됐다. SK그룹에서 상생, ESG 경영을 강조하는 만큼 불법 하도급이 발생하지 않게 철저히 관리한다는 방침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실제로 기업 내 ESG센터를 신설하고 인원을 충원하는 등 협력사 상생을 강조하고 있다.

대형 조선사 3사, 삼강엠앤티 등과 거래하는 한 조선 협력업체 임원은 "삼강엠앤티가 거래 조건, 납품 대금 지급 시기 등을 봤을 때 대기업 3사 대비 좋은 편"이라며 "덤핑 수주, 협력업체 쥐어짜기 등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기술력 자신, 인력 확보도 문제 없다" = 삼강엠앤티는 '군함 건조 경력이 없어 해군력 저하가 발생할 것'이라는 주장에도 우려를 불식하겠다고 밝혔다.

삼강엠앤티 관계자는 "2017년 배수톤수 2800t급 해경 경비함, 2020년 배수톤수 3800t급 해경 경비정을 수주했다"며 "당시도 경비함 기술력이 부족해 성능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걱정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본함을 적기에 납품했고 인도 이후 성능 하자도 없었다"며 "2021년 9월 해경의 날 부총리상을 수상하는 등 오히려 건조 능력을 인정받아 더 큰 수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해군 호위함은 배수톤수 4300t급으로 규모상 큰 차이는 없다. 삼강엠앤티는 국외 수주로 바닷속 정유공장인 FPSO(Floating Production, Storage, and Offloading·유동식 해양 생산시설) 선체 430m급을 건조하고 있다. 이번 해군 호위함 길이는 129m다. 국외 대형 사업도 추진하는 만큼 건조 기술은 자신 있다는 분위기다.

고성군 방산 해상풍력 전문 중견기업 삼강엠앤티 본사 전경. /삼강엠앤티
고성군 방산 해상풍력 전문 중견기업 삼강엠앤티 본사 전경. /삼강엠앤티

일부 언론에서 삼강엠앤티가 STX조선해양을 인수하면서 방산시장 진출권을 얻은 것이라는 주장도 일축했다. 

삼강엠앤티 관계자는 "미래 방산에 시장성이 있다고 보고 2015년부터 라이선스(자격) 취득을 준비해 2017년 함정 분야 방산업체로 지정받았다"며 "경비함 등 방산 수주는 STX조선해양 인수 영향이 아닌 삼강엠앤티의 실력으로 이룬 성과"라고 말했다.

실제로 삼강엠앤티가 STX조선해양을 인수한 시기는 2019년 3월이다. STX조선해양은 당시 방산 실적이 없어 방산업체 지정 반납 등이 거론됐다. 삼강엠앤티는 국방 손실을 줄이고 방산 인력 확보 등을 추진하기 위해 STX조선해양을 인수한 것이라고 밝혔다.

삼강엠앤티는 군함 건조사업 인력 확보에도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설계·생산·기술 등 인력 500여 명을 보유했고 생산 기능 인력 300여 명은 건조사업이 공식화하면 협력업체 인원을 고용하겠다는 것이다.

삼강엠앤티 관계자는 "애초 정부 등록 방산업체로 입찰에 정당하게 참여해 1순위를 얻은 것인데 의혹을 제기하니 아쉬울 따름"이라며 "이번 사업을 충실히 추진해 중견기업 저력을 보이는 것은 물론 경남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안지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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