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염치없습니다. 불특정 다수에게 비용을 요청하기 때문입니다. 그 명분도 이익이 아니라 가치와 연대입니다. 하지만, 더한 몰염치는 시민 주주 신문 정체성과 가치가 흔들리는 것입니다. 일주일에 두 번, 모두 10회에 걸쳐 경남도민일보 후원 이야기를 드리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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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중심으로 볼 때 '디지털 시대'를 나름대로 이렇게 정의합니다.

"보여 주고 싶은 것만 생산하고 보고 싶은 것만 소비하는 시대."

옳고 그른 문제가 아닙니다. 그런 시대이고 그래도 되는 시대입니다. 지금은 그 주제가 무엇이든 온종일 겹치지 않는 콘텐츠를 골라가며 소비할 수 있습니다. 콘텐츠 생산 역시 취향과 수익이 만나는 어떤 지점에 집중됩니다. 소비와 생산 모두 끌리는 것, 꽂히는 것에 쏠립니다. 포털을 비롯해 각종 온라인 콘텐츠 유통 플랫폼은 이런 현상을 부추기며 수익 모델로 삼습니다. 매체가 클릭 수에 종속되는 배경입니다.

최근 '우영우 팽나무'와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파업' 취재 일정이 겹쳤습니다. 한 번에 처리할 수 없을 때 우리 선택은 '대우조선해양'이었습니다. 경남도민일보는 그렇게 생겨먹은 조직입니다. 끌리지 않고 꽂히지 않는다고 가치 없는 게 아닙니다. 클릭 수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고 무용하겠습니까.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해내는 게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경찰이 강도를 잡는 것은 당연합니다. 소방관이 불을 끄는 것도 당연합니다. 요리사가 음식을 잘하는 것도 당연합니다. 축구 선수가 공을 잘 차는 것도 당연합니다. 하지만 실제 강도를 잡고, 불을 끄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고, 골을 넣는 것은 당연하게 성취되지 않습니다.

당연한 것은 '다운' 것입니다. 언론이라면 당연히, 기자라면 당연히 해내야 할 것을 거뜬히 해내면 결국 언론답고 기자다운 것이 됩니다.

경남도민일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생각합니다. 경남도민일보다운 것에 대한 고민입니다. 고민을 시작하는 지점이 '시민 주주 신문'이라는 듬직한 기반이라는 게 무엇보다 큰 힘이 됩니다. 감히 쉽게 지치지 않겠습니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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