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주들 난색으로 입국자 수 줄어...내년 단성면에 외국인 기숙사 건립 추진

산청군이 이르면 10월 말께 입국할 방글라데시 국적 외국인 계절근로자들 숙소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2일 군에 따르면, 애초 군은 지난달 방글라데시 해외고용서비스(BOESL)와 업무협약 체결 이후 총 116명의 계절근로자를 받아들일 예정이었지만 이들에 대한 적정한 숙소 제공에 난색을 표한 농가가 많아 최종 입국자는 75명 선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군 관계자는 "비닐하우스나 컨테이너, 창고 개조 숙소는 불가하며 냉난방·온수 등 필수 시설·물품을 갖춰야 한다는 법무부 지침을 잘 모르고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신청했다가 중도 포기한 농가가 다수 나왔다"며 "군도 종교시설이나 공공시설 여유공간 등 숙소로 사용할 만한 곳을 알아봤으나 비용과 관리 문제로 여의치 않았다"고 했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숙소 문제는 산청군뿐 아니라 인구 감소, 고령화로 일손이 부족한 농어촌 지자체 다수가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현안이다. 

2020년 겨울 경기도 포천에서 비닐하우스 형태 숙소에서 지내다 사망한 캄보디아 노동자 사건을 계기로 정부는 숙소 기본 요건과 각 지자체 및 고용주 책임을 강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열악한 환경이라는 평가가 많다.

고용주 입장에서도 최저임금 수준인 계절근로자 월 통상임금의 20% 이상을 숙식비로 징수할 수 없는 데다, 적정한 주거환경을 갖추려면 수리비·임차료 등 비용 투입이 불가피해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적지 않다. 

산청군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단기간에 숙소 문제를 해결할 뾰족한 대책은 없는 상태"라며 "정부에서 지난해 외국인 기숙사 건립지원 공모사업을 했지만 언제 다시 할지 알 수 없고, 또 계절근로자를 고용하는 각 농가에 대한 형평성 문제가 있어 군비 지원을 적극적으로 할 수도 없다. 일단은 단성면 쪽에 11동 규모 외국인 기숙사 건립을 계획하고 내년도 군 예산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산청군이 특정 국가와 업무협약을 맺고 대규모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받아들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10~11월께 산청을 찾을 방글라데시 계절근로자들은 산청 특산물인 딸기와 애호박, 방울토마토 농가 등에 투입돼 최장 5개월 동안 일할 예정이다.

   /고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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