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정신장애인 범죄자로 묘사돼
단체, 제작진에 사과·상영 금지 촉구

도내 장애인 단체가 영화 <범죄도시2> 속 정신장애인을 묘사한 장면이 정신장애에 대한 혐오와 편견을 조장한다며 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경남정신장애인자립생활센터 등 18개 장애인 단체는 11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신질환 및 정신장애 왜곡해 혐오 조장하는 <범죄도시2> 제작진은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이 꼽은 문제 장면은 영화 초반 병원복을 입은 남성이 동네 슈퍼마켓에서 인질을 붙잡고 경찰과 대치하다 주인공에 제압되는 내용이다. 이 장면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은 정신장애 남성을 향해 ‘정신 나간 놈이네’ ‘미친놈이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등 비하 발언을 쏟아냈다.

경남지역 장애인 단체가 11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영화 범죄도시2 속 정신장애인 묘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신 기자
경남지역 장애인 단체가 11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영화 범죄도시2 속 정신장애인 묘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신 기자

단체는 “영화는 정신장애인을 정신병원에서 탈출한 사람으로 등장시키고 인질을 붙잡아 칼부림을 하는 범죄자로 묘사했다”면서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가 정신장애에 대한 잘못된 편견과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효영 경남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부대표는 “현실적으로 정신 장애인이 환자복을 입고 탈출하는 것은 말이 안 되고 설사 가능하다 하더라도 개인을 탓할 게 아니라 병원 시스템을 바꿔야 하는 것”이라며 “영화가 15세 관람가인데 청소년들도 정신 장애를 오해하고 혐오할까 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날 단체는 정신질환자, 정신장애인에 대한 범죄자 낙인과 비하 장면을 방영한 <범죄도시2> 제작진에게 사과를 촉구하고 상영 중단을 요구했다.

/박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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