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상인들, 지역 특성 반영한 지속가능 사회적가치 실천 눈길
환경ㆍ나눔ㆍ다양성ㆍ역사ㆍ예술 선한 영향력 지역 발전 견인

김해지역 상인들이 사회적 가치를 실천하는 '가치 가게'의 선한 영향력이 김해시 전역으로 전파될 전망이다. '가치 가게'는 다른 지자체에서는 시도되지 않은 기획사업이다.

신선한 재료로 수제 소스를 만들어 판매하는 '마이소스'(동상동 청년몰 303호)는 택배를 보낼 때 스티로폼과 아이스팩을 쓰지 않는다. 종이 상자 안에 은박지를 붙여서 사용한다. 환경오염과 쓰레기를 줄이는 철학이 담겼다.

국외 송금업체 'E9Pay(이나인페이)' 김해대리점(동상동)은 스리랑카 이주민이 사장이다. 그는 가게가 있는 상가에서 전기료가 아깝다며 밤에 불을 꺼두자, 퇴근길 어둠을 밝혀주고자 그의 가게 간판불을 밤새 켜놓고 퇴근해 다른 이주민들 발걸음을 가볍게 해준다. 사비로 이주민 의료비도 도움을 주는 등 나눔을 실천한다. 

수제 소스를 만들어 판매하는 ‘마이소스’(동상동 청년몰 303호)는 택배를 보낼 때 스티로폼과 아이스팩을 쓰지 않고 종이 상자 안에 은박지를 붙여서 사용한다. /김해문화도시센터
수제 소스를 만들어 판매하는 ‘마이소스’(동상동 청년몰 303호)는 택배를 보낼 때 스티로폼과 아이스팩을 쓰지 않고 종이 상자 안에 은박지를 붙여서 사용한다. /김해문화도시센터

꽃 가게이며 카페를 병행하는 '팔리오'(부원동)는 대부분 화분 안에 흙과 스티로폼을 함께 넣는 분갈이 방식을 바꿨다. 일회용품인 스티로폼 대신 자연난석을 화분 안에 가득 채워 손님을 맞는다. 환경을 생각하는 생활 속 탄소 중립 실천법이다.

김해스토리커피 '남산별곡'(부원동)은 가정 밖 소외 계층에 무료로 바리스타 교육을 해주며, 아르바이트했던 이들에게 취업도 알선하고 있다.

수로왕릉 돌담길 앞에 있는 '해이담 커피'(서상동)는 머그컵을 많이 쓰는 카페 특성을 살려 김해 역사를 홍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안동 도자기 작가에게 의뢰해 도자 머그컵을 제작해 카페 손님들에게 가야 왕국 김해 역사를 소개한다.

국외 송금업체 ‘E9Pay(이나인페이)’ 김해대리점(동상동)은 퇴근길 상가 어둠을 밝혀주고자 가게 간판불을 밤새 켜놓는다. /김해도시문화센터<br>
국외 송금업체 ‘E9Pay(이나인페이)’ 김해대리점(동상동)은 퇴근길 상가 어둠을 밝혀주고자 가게 간판불을 밤새 켜놓는다. /김해도시문화센터

한일참기름(부원동)은 과거부터 전해내려오는 참기름 짜는 방식을 그대로 지키는 참기름 집으로 전통과 역사적 가치를 가진 가게다.

수로왕릉 정문 바로 앞에 자리한 '비둘기 영어학당'(서상동)은 영어를 가르치는 동아리 학원이지만, 예술미가 시선을 끄는 공간이다. 학원 입구 쇼윈도에 지역 작가 작품들을 전시하는 '쇼룸' 진열대를 만들어 길을 거니는 사람들을 멈추게 한다. 

'가치 가게'는 법정 문화도시인 김해시가 펼치는 김해문화도시 조성사업의 하나다. 김해문화도시센터가 주관해 실천하는 문화적 프로젝트다. 지역 상인들과 함께 지역 특성을 반영한 5대 가치(예술, 다양성, 역사, 환경, 나눔) 중 한 가지 이상 가치를 찾고, 상인이 직접 지역 발전과 변화를 이끌어내도록 실천 과제를 진행한다.

'가치 가게'는 2020년 29곳, 2021년 25곳을 운영했다. 54곳 중 현재는 44곳이 공존·환대 가치를 실천하고 있다.

시는 올해 3년차를 맞아 이달 29일까지 35곳 정도 가치 가게를 모집할 예정이다. 가게 수를 늘리는 데 목적을 두지 않고, 김해지역 전체로 5가지 사회적 가치를 확장시킬 계획이다. 가치 가게끼리 네트워크를 만들고, 참여 가게 안내 정보를 구축해 홍보도 지원한다.

‘해이담 커피’(서상동)는 머그컵을 많이 쓰는 카페 특성을 살려 컵을 도자로 만들어 도자기와 가야 등 김해 역사를 홍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김해도시문화센터
‘해이담 커피’(서상동)는 머그컵을 많이 쓰는 카페 특성을 살려 컵을 도자로 만들어 도자기와 가야 등 김해 역사를 홍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김해도시문화센터

'가치 가게'에 뽑히면 가치 실현 비용 30만 원을 준다. 또 지역 활동가 6명으로 구성된 가치크루를 파견해 가치를 발굴하고 실현하도록 컨설팅을 돕는다. 

'가치 가게'는 8월 31일 1차 선정하고, 9~11월 가치 발굴·실천을 해보고서 최종 선정한다. 최종 선정 이후 '가치 가게'가 실천하는 가치와 사회적 실천, 가게 정보 등은 가치가게 누리집(가치가게.com)에 공개한다. 시는 대중매체 등에 대한 접근성이 다소 떨어지는 상인이나 이미 멋진 사회적 가치들을 실천하고 있지만 아직 알려지지 않은 숨은 가치 가게도 추천받는다. 문의는 김해문화도시센터 누리집이나 전화(070-8824-3862)로 하면 된다.

김해문화도시센터 한경용 과장은 "앞 가게 사람이 누군지도 모르는 요즘, 지역을 변화시키려면 상인들 작은 실천이 시민 속으로 스며들게 하는 방식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예산 지원이 안 되면 없어지는 프로젝트보다 사회적 가치 확장 가능성이 있는 프로젝트를 지역 상인들이 직접 실현하면 지속가능한 지역 변화를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경 기자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