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비자 - 주간 나쁜뉴스3

좋은 뉴스를 생산하는 만큼 나쁜 뉴스를 가려내는 것도 중요합니다. 김연수 기자가 매주 목요일 유튜브 경남도민일보 채널에서 '뉴스 비평 자신 있게(뉴비자)'를 선보입니다.

 

◇중국 혐오 조장하는 매일경제

인터넷 기사 제목에서 두드러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제목에 따옴표를 써서 기자가 하고 싶은 말을 맘대로 하는 겁니다. 특히 혐오를 조장할 때 이 기술은 빛을 발합니다.

△"중국인들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신종 바이러스 또 등장(8월 8일 매일경제)

중국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을 인용한 기사입니다. 중국 산둥과 허난성에서 처음 발견된 인수 공통바이러스로 2018년 12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35명이 감염됐다는 내용입니다. 코로나에 이어 또 등장했다고 하기도 애매하네요. 그런데 더 심각한 것은 "중국인들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라는 말이 본문에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기자는 창작자가 아닙니다.

 

◇굳이 안 써도 되는 외국어를…

외국어 표현이 글맛을 살리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대부분은 불필요한, 안 써도 무방하다는 것이죠.

△'로우키' 이재명, 대세론 쐐기 전략…박·강, 반명 결집전(8월 9일 연합뉴스)

로우키(규범표기는 '로키')가 무슨 뜻인지 아십니까? 각종 논란에 정면 대응하지 않는 전략을 의미합니다. 이 정도는 알아야 하는 시사용어로 봐야 할까요? 그런데 이 기사에는 원사이드 판세, 사법 리스크, 어대명의 파워와 같이 유난히 외국어가 많이 나옵니다. 연합뉴스는 언론사에 기사를 제공하는 통신사인 만큼 파급력이 큰데요. 그래서일까요? 민주당 당 대표 관련 기사에 '로우키'라는 표현이 유행처럼 번져있네요.

 

◇조선비즈 부적절한 일러스트 사용

조선일보가 성매매 기사에 조국 전 장관 부녀를 연상시키는 일러스트를 썼다가 지탄받은 적이 있죠. 그 후 개선책을 내놓았는데요. 계열사인 조선비즈는 자극적인 일러스트를 여전히 쓰고 있습니다. 

△아내 살해 자진 신고 후 극단적 선택 60대男, 징역 24년→15년 감형(8월 10일 조선비즈)

살해 장면을 꼭 일러스트로 묘사해야 할까요? 더군다나 살해 사건 기사마다 이 일러스트를 가져다 쓰는 행태도 보입니다. 8월 들어서만 6건을 썼습니다. 망자와 유족에게 또다른 고통을 주는 행위라는 걸 알기는 할까요? 

한 술 더 떠서 영상처럼 움직이는 효과를 넣은 사진을 삽입한 기사도 있습니다.

△관사 화장실에 숨어 샤워하는 여교사 불법 촬영한 30대 남교사(8월 4일 조선비즈)

벽에 뚫려있는 구멍으로 카메라를 들이대서 여성을 몰래 촬영하는 듯한 상황을 묘사한 일러스트를 넣었습니다. 게다가 카메라 녹화 중(REC) 표시와 여성이 깜빡깜빡하는 효과도 넣었습니다.

/김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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