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승대에서 야외연극제 부활
국내외 초청공연 등 75회 선봬
〈후산부, 동구씨〉 단체 대상에
이벤트 치중 '연극 소외' 지적

4년 만에 돌아온 거창국제연극제가 5일 폐막했다. 지난달 22일부터 보름 동안 열린 연극제는 수승대 자연 속에서 1만 5000여 명이 연극을 관람했다.

거창문화재단은 5일 수승대 축제극장에서 32회 거창국제연극제 폐막식을 열었다. 구인모 거창군수를 비롯해 박상원 조직위원장, 고능석 한국연극협회 경남지회장 등 연극제 관계자 등이 참여해 부활의 날개를 편 거창국제연극제 폐막을 함께했다.

'BEGIN AGAIN 또 다른 세상, 꿈꾸는 열정'이라는 주제로 열린 올해 연극제는 미국·그리스 국외 공식 초청공연을 비롯해 프랑스·몽골·우크라이나·불가리아·슬로바키아·아프리카연합 프린지 공연팀이 참여했다.

국내 20개 단체 공식 초청공연과 21개 단체 프린지 공연, 7개 단체 경연 공연 등 56개 단체가 전체 75회 공연을 선보였다.

▲ 거창국제연극제 폐막작 <맥베드>가 5일 수승대 축제극장에서 관객을 만나고 있다.  /거창군
▲ 거창국제연극제 폐막작 <맥베드>가 5일 수승대 축제극장에서 관객을 만나고 있다. /거창군

거창문화재단은 "연극제 동안 작품성과 호응도가 높은 여러 작품이 관객을 찾았다"며 "〈춘향전〉, 〈해피해프닝〉, 〈쌈 구경 가자!〉 등 작품은 조기 매진되는 등 관객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1인극·마당극·음악극·뮤지컬, 무용·마임 등 다양한 장르 공연을 선보여 야외 축제로 열리는 연극제에 흥미를 더했다"고 말했다.

올해 연극제에는 7개 경연작품이 관객을 찾았다. 극단 공상집단 뚱딴지는 〈후산부, 동구씨〉를 선보여 단체 대상과 연출상을 함께 차지하는 영예를 안았다. 단체 금상에는 극단 파란만장의 〈산포면 내기리〉가, 단체 은상에는 극단 콘티의 〈인계점〉이 뽑혔다. 남자 주연상은 〈산포면 내기리〉에 출연한 김재만 씨, 여자 주연상은 〈인계점〉에 출연한 이지영 씨가 받았다.

4년 만에 새로운 모습을 보인 연극제는 연극계 안팎에서 부활을 알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운영 미숙과 함께 이벤트에 치중하는 등 지금까지 열린 야외 연극제 모습과는 차이가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특히 연극제가 연극 이외 다양한 장르 공연을 선보이며, 연극제에서 연극이 소외되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연극제를 지켜본 ㄱ(42·거창읍) 씨는 "거창국제연극제가 다시 돌아와 기쁘다"고 밝혔다. 이어 "새롭게 출발한 연극제에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있었는데 야외 연극의 참맛을 느낄 수 있도록 이벤트보다 연극에 비중을 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거창국제연극제는 1989년 시월연극제로 시작해 32년을 이어온 야외 연극 축제다. 보조금 집행 등 문제로 갈등과 파행을 겪다 2019~2020년 연극제가 중단됐다.

이후 정상화 시도 끝에 지난해 2월 거창군이 거창국제연극제집행위원회로부터 상표권을 사들이며 운영권까지 넘겨받아 정상화됐지만, 7월 연극제 개막을 보름여 앞두고 거창문화재단 직원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며 행사를 열지 못한 바 있다.

/김태섭 기자 kimtsq@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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