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인과 톡톡

시대 변화에 걸맞은 업종 전환, 신사업 발굴은 모든 기업의 숙제다. 코로나19 확산, 4차 산업혁명 등으로 비대면 산업이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 영상 제작으로 시작해 현재 농어업인, 소상공인 온라인 판로 확보 해법을 제공하는 업체가 있다. 진주시에 자리한 온라인 마케팅 교육·컨설팅 업체 'N미디어'는 시대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며 사업을 전환·확장하고 있다.

◇영상 제작에서 SNS 교육사업까지 = N미디어는 주로 온라인에 익숙하지 않은 농어업인·소상공인에게 온라인 마케팅 교육과 컨설팅을 제공한다. 그뿐만 아니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교육, 홍보 영상 제작, 메타버스 비즈니스 모델 제작, 비디오테이프 영상 변환 등도 추진하고 있다.

김진석(56)·석선옥(53) 씨는 N미디어 공동 대표이자 부부다. 김 대표가 홍보 영상 제작, 강의 쪽을 맡고 있으며 석 대표는 SNS·메타버스·마케팅 관련 교육을 담당한다.

김 대표는 "처음엔 영상 제작업체로 시작했으나 현재 온라인·SNS 기반 마케팅을 주도적으로 사업화하고 있다"며 "글로벌 SNS의 등장, 코로나19 상황 등 큰 시대 흐름에 잘 맞춰 여태까지 확장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N미디어는 어린이 문화 운동 차원에서 추진한 그림책 읽어주기 사업에서 비롯됐다.

석 대표는 "어린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려면 그림책 여러 권을 동시에 보여줘야 했다"며 "그림책을 시각화해서 보여주면 어떨까 싶어 영상화 작업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부부는 이 작업을 하면서 자연스레 영상 제작 기술을 보유하게 됐다. 이것이 손에 익자, 곳곳에서 제작 의뢰가 들어오면서 사업화를 구상하게 됐다.

 

2003년 영상제작 업체로 출발
2009년 SNS·컨설팅 분야 확장
온라인 익숙지 않은 농어업인
누리집 구축 등 마케팅 교육

2003년 영상 제작 전문업체 N미디어를 설립하고 경상국립대학교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했다. 이후 주로 학교·기업 홍보영상 등을 의뢰받아 제작했다.

영상 제작 사업에서 SNS 교육·컨설팅 분야로 사업을 확장한 것은 2009년이었다.

당시 부부는 페이스북 등이 나오자 SNS 영향력이 커질 것을 예견했다. 이에 SNS 교육·활용법 등을 준비했다. 주 교육 대상은 공무원이었다. 지자체 정책·성과 등을 적절히 홍보하는 방법을 교육했다.

부부는 이 밖에 다른 업계에서도 SNS를 활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농어업인·소상공인들이 SNS를 운영한다면 입소문을 타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당시 농어업인은 직거래에 관심이 많지만 정작 판로를 스스로 개척하기 힘들었고, 소상공인은 동네 무가지에 가게 정보를 싣는 것 외에는 홍보할 길이 여의찮았다.

부부는 지자체 농업기술원에서 농업인을 위한 SNS 교육을 추진하면서 농어업인 전문 컨설팅 업체로 자리 잡게 됐다.

▲ 김진석(왼쪽)·석선옥 N미디어 대표가 각각 제작한 홍보영상, 메타버스 구현 영상을 소개하고 있다.  /안지산 기자
▲ 김진석(왼쪽)·석선옥 N미디어 대표가 각각 제작한 홍보영상, 메타버스 구현 영상을 소개하고 있다. /안지산 기자

◇차세대 먹거리 메타버스 집중 = 김 대표는 "농업인들이 교육 후 스스로 지자체·기관 사업에 신청해 사업에 선정됐다면서 기뻐하는 모습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부부의 SNS 교육은 입소문을 타며 전국으로 퍼졌다. 지자체·농업기관에서 초청 강의가 들어왔다. 개별 소상공인·농어업인이 교육 내용을 보고 1:1 컨설팅을 요청하기도 했다.

온라인·SNS 등에 둔감한 세대들은 N미디어 교육 내용을 두고 반신반의했다. 모든 수강생이 처음엔 효율성을 의심했지만 이내 진심 어린 도움을 요청해왔다.

김 대표는 "고성군에서 양식업을 하시던 50대 대표님이 수산물 판매와 더불어 펜션 사업까지도 추진하고 싶은데 온라인 홍보를 어떻게 해야 하겠냐고 문의한 적 있었다"며 "이에 펜션 예약 누리집, 수산물 판매 온라인 가게 등 제작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사업은 온라인 기반 구축에만 그치지 않았다. N미디어는 사업자들이 스스로 온라인 가게를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줬다.

석 대표는 "고성군 양식업 대표님은 미리 온라인 시장을 개척해 둔 결과 코로나19 상황에도 가게 영업에 문제없었다며 감사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온라인 후기들이 쌓이고 자영업자들이 양식 수산물을 가게에 직접 공급해달라는 요청도 들어왔다고 한다"며 뿌듯해했다.

부부는 성공적인 사업 확장을 바탕으로 발을 넓혀갔다. 지역 사회적 경제, 농촌 관련 연구기관·지자체와 연계해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김 대표는 경상국립대학교 커뮤니티비즈니스연구소에 소속돼 경영학 관련 교수와 연구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석 대표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경남사회적경제혁신성장사업 컨설턴트, 경남 6차산업지원센터 심사위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N미디어는 미래 먹거리로 메타버스를 선택했다. 최근 농어업계 메타버스 사업 분야에 발을 들이고 있다. 메타버스 사업 구상은 우연한 발상에서 비롯됐다.

 

체험농장 메타버스 접목 구상
"온라인시장 발빠른 대응 앞장"

석 대표는 "농어업인들 간에 유행하는 체험·교육 농장은 비수기가 있기 마련"이라며 "만약 반딧불이가 주요 콘텐츠인 농장이 낮에도 반딧불이를 보여주려면 메타버스에 농장을 구현하면 어떨까 싶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온라인 시장은 기존 2D 쇼핑몰에서 3D로 넘어가고 있다. 당장 신축 아파트 본보기집만 해도 3D로 구현돼 보다 몰입감 높은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김 대표는 "농어업·소상공인 쪽에도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무궁무진하다"며 "체험농장에 곤충박물관 등을 메타버스로 구현하는 사업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N미디어는 메타버스 사업의 하나로 온라인에 최근 대선 후보 가상 전시관 영상을 올렸다. 영상은 대선 후보들의 약력·공약 등을 메타버스 세상 속 가상 전시관에서 볼 수 있는 내용이었다. 지난해에는 사천시 소재 '토마스농장'에 실험적으로 메타버스 농장을 구현했다. 경남도농업기술원은 경남곤충대학 실습장으로 이 농장을 지정했다.

석 대표는 "지난해 메타버스 스타강사 과정을 수료하고 지역 학교·농어촌에 메타버스 교육을 하고 있다"며 "N미디어는 앞으로도 농어업인·소상공인들이 발 빠르게 온라인 시장에 대응할 수 있게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안지산 기자 san@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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