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수 작가 〈한꽃당…〉 펴내

진주교대를 나와 초등학교 교사를 지냈고 줄곧 진주에서 아동문학을 하고 있는 정현수 작가가 최근엔 <한꽃당 이야기>(사진)라는 동화책을 발간했다.

<한꽃당 이야기>는 저학년을 대상으로 한 동화로 민담을 소재로 하면서도 쉽고 재미있게 구성되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어느 나라의 셋째 공주다. 그 나라 왕에게는 아들이 없다. 왕은 누구를 후계자로 정할 것인가 고민하다가 세 공주를 차례로 불러 품성을 떠본다.

첫째와 둘째는 아버지의 마음에 쏙 드는 대답을 하지만 셋째는 진실을 말한다. 세상에서 제일 맛난 음식은 아버지가 주는 밥상의 음식이 아니라 소금이라고 답하고 아버지 덕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운명대로 산다고 답한다.

결국 셋째 공주는 괘씸죄로 궁궐에서 쫓겨난다. 일반 백성이 되어 살아가는 셋째 공주에게 일어날 법한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 동화는 민담을 바탕으로 재창조되었기에 통상적인 민담 구조를 벗어나지는 않는다.

작품 속에서 셋째 공주가 왕의 질문에 '소금'이 제일 맛난 음식이라고 대답했던 것처럼 작가는 이 '소금'에 관한 꿈을 자주 꾸었다고 한다.

"꿈의 내용은 늘 같았지요. '소금을 가득 채워야 해!' 부엌은 내가 어릴 때 살던 옛집 그대로의 모습이고, 부뚜막에는 하늘빛 작은 항아리가 놓여 있었어요. 항아리 안에는 늘 소금이 절반만 채워져 있었지요. 항아리 반밖에 채워 있지 않은 소금에 애를 태우면서 많은 세월을 흘려보냈어요."

정 작가는 그때마다 야릇한 기분이 들었다고 했고 그게 어린이를 향한 동화를 쓰게 된 시작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작가의 말'에서 밝혔다.

정 작가는 1984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그리움을 먹고 사는 사람들'이 당선되면서 문단에 나와 많은 동화를 썼다.

<장군의 딸> <순모의 짝사랑> <도깨비의 바다> <금동이와 은동이> <시간을 파는 가게> <오누이의 소원> <덜렁이 쥐돌이 마을> <이상한 요술그림> <달님과 해님이 본 아이> 등이 있고 <도깨비를 속인 영감> 등 여러 권의 편저 작품을 펴냈다.

김숙분 아동문학가는 이 동화책 끄트머리에 "여성의 지위가 한껏 낮았던 시절에 한꽃당의 이야기가 전해왔다는 것은 여성들의 무의식 속에 성취 욕구가 숨겨져 있었다는 것을 말해 준다"며 "한꽃당은 자신도 어려움에 굴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이웃나라 왕자까지 도와주어 결국 큰 나라를 이루어낸 영웅이 아닌가" 하고 감상을 덧붙였다. 그림 송민선. 가문비나무. 72쪽. 1만 원.

/정현수 기자 dino999@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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