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2년여 만 현장 급식 재개
재료값·가스비 등 줄줄이 올라
급식소, 시설 유지 어려움 호소
시 "물가 상승분 반영 논의"

코로나19 이후 중단됐던 창원의 무료급식소 현장 급식이 2년 4개월여 만에 재개됐다. 앞으로는 도시락에 담기 어려웠던 반찬이 추가되고 국물류도 식단에 포함된다.

무료급식소 이용자들은 반길 만한 소식이지만 급식소 관계자들은 당장 내일이 걱정이다. 재료비 등 물가가 폭등한 상황에서 도시락보다 비용이 추가되는 현장 급식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창원시는 2019년부터 26개 무료급식소에 이용자 1인당 2600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운영비는 급식소 이용자 수에 곱하기 2600원을 한 금액의 5%를 지급한다. 무료급식소 이용자가 하루에 100명이라고 가정하면 식재료값 26만 원에 운영비 1만 3000원, 총 27만 3000원이 지급되는 셈이다. 또 시는 주 5회 이상 운영하면서 하루 방문객이 200명 이상이고 식사 배달 사업을 하는 2곳에는 조리사 1명의 인건비를 지급하고 있다.

▲ 무료 급식 이용자들이 지난 1일 마산YWCA 무료급식소를 찾아 점심을 먹고 있다.  /박신 기자
▲ 무료 급식 이용자들이 지난 1일 마산YWCA 무료급식소를 찾아 점심을 먹고 있다. /박신 기자

무료급식소 관계자들은 현재 보조금이 원활한 급식소 운영을 하는 데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3년째 동결된 무료급식소 보조금을 물가 상승률에 맞춰 올리고 급식소 운영비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보조금으로는 식단 구성뿐만 아니라 급식소 운영 자체도 어렵기 때문이다.

창원 한 무료급식소 관계자는 "식재료값 상승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식재료 외에 들어가는 가스비, 수도요금, 전기요금"이라며 "운영비에서 해결해야 하는데 사실상 수도요금으로만 내도 운영비가 다 나가는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무료급식소 운영을 하면 할수록 운영 기관은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라며 "내부적으로 중단도 고려했지만, 매일 찾아오는 이용자들을 생각해서라도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어떻게든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일 찾은 창원시 마산합포구에 있는 마산YWCA 무료급식소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7년째 이곳 조리실장으로 일하는 강말선 실장은 "고기나 생선류는 너무 비싸서 반찬으로 못 내는 실정"이라며 "그렇다고 정해진 양을 줄일 수도 없고 결국 지금 예산으로 구성하는 식단은 이전보다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창원시 노인장애인과 관계자는 "시에서도 보조금이 넉넉한 상황은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관리하는 급식소 수가 많다 보니 보조금을 늘리는 게 쉽지는 않다"며 "당장은 아니더라도 내년 예산 계획에 물가 상승분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 앞으로 논의를 해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박신 기자 pshin@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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