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적 사고력과 창의력 키우기에 필수
생각나는 대로 쉽고 다양하게 표현하게

인공지능 시대가 요구하는 비판적 사고력과 창의력을 함양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독서와 글쓰기가 매우 중요하다. 균형잡힌 사고 능력을 갖추고 논리적으로 다른 사람을 설득할 수 있는 능력도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 길러질 수 있다. 요즘 아이들은 영상매체에 익숙하고 기초 문해력이 떨어진다고 한다. 당연히 글쓰기를 어려워하고 있다. 예로서, 2020년 8월 광복절이 토요일이라서 월요일이 대체공휴일로 정해졌다. '사흘 연휴'라는 뉴스가 나오자 '사흘'이 포털 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이유는 '사흘'이 왜 4일이 아니라 3일인지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필자는 학창 시절 글짓기 시간이 너무 싫었고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교과 수업을 대신하여 글짓기 시간이 많았다. 글짓기 시간마다 칠판에 주어진 주제에 관해 무엇을 써야 할지 생각이 떠오르지 않고 막막했다. 주제가 사전에 깊이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이었다. 그렇지만, 초 3학년 때 자연 과목의 장기간 숙제인 '개구리의 일생' 관찰 기록을 아주 쉽게 썼던 생각이 난다. 그것은 농촌에서 자라면서 수없이 본 것으로, 개구리 변태와 성장 과정을 상세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의 공부는 학업 성적과 진학을 위해 밤잠을 설치며 열심히 했지만, 역량을 갈고닦는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못했다. 글쓰기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배우거나, 내가 쓴 글을 다듬고 깊이를 더하는 작업을 한 적이 없었던 것이 큰 아쉬움이다.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을까. 도내 한 국어 교사는 '잘'을 빼고 말하듯이 "그냥 써라"고 한다. 글쓰기는 퍼즐 맞추기와 같다. 문장을 생각나는 대로 찾은 대로 일단 쓴다. 내용의 적절성과 문법은 뒷전에 둔다. 마구 쓴 문장들이 퍼즐 조각처럼 보이지만 천천히 읽어보면 퍼즐 그림의 윤곽이 드러난다. 처음 세운 개요를 수정하기도 한다. 부족한 퍼즐은 만들면 된다. 퍼즐 조각이 잘 맞물리게 다듬으면 술술 읽히는 글이 완성된다고 한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글감을 위해서 실과과목 시간에 아이들에게 알을 부화시켜 병아리를 키우게 하고 그 경험과 느낌을 글로 적게 하였다. 적은 글을 다듬어 <교실에서 태어난 병아리>라는 책으로 출판하였다. 책의 내용은 병아리를 의인화하여 교실의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고 관찰하며 느낀 감정과 생각을 주인공 병아리의 시각에서 진솔하게 표현하고 있었다.

시조 시인인 낙동강학생교육원 김덕현 원장은 "글쓰기는 자신의 삶과 관련된 이야기를 쉽게 표현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거기에 자신의 생각을 조금씩 덧붙여가며 다듬기를 거듭하다 보면, 읽는 사람이 좋아할 만한 글이 자연스레 갖추어지게 된다. 자칫 욕심이 앞서 남의 이야기를 모방하거나 형식만 갖추려고 한다면 글이 딱딱해지고 공감을 얻기 어려운 글이 된다"라고 한다.

또한 한 유명 시조 시인은 "어떠한 주제를 정해 주면서 방향도 제시하여 쉽고 다양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꽃이 주제라면, 꽃이 피는 생각과 지는 생각, 꽃이 지고 난 후 열매를 남기는 생각, 씨앗이 날아가는 생각(삶과 죽음, 그리고 희생) 등 다양한 방법과 생각으로 쓸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한다"고 했다.

이오덕 선생님이 "글쓰기 교육의 목표는 아이들을 정직하고 진실한 사람으로 키우는 데 있다. 곧, 아이들의 삶을 가꾸는 것이다"라고 한 것처럼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 글쓰기 교육을 통해 올바로 길러지고 민주시민으로 자라게 해야 한다.

/안태환 경남도교육청 창의인재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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