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첫 여성 지방소방위' 박정미 양산소방서장 퇴임

박정미(60·사진) 양산소방서장에게 38년 공직생활은 높기만 한 '유리천장'을 깨뜨리는 도전의 연속이었다.

1984년 공채로 소방 공무원의 길을 걸어온 박 서장은 2003년 경남 최초 여성 지방소방위로 승진한 이후 줄곧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를 놓지 않았다. 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 상황팀장, 김해동부소방서 예방안전과장, 양산소방서 소방행정과장 등을 역임했다. 소방정으로 승진해 경남소방본부 예방안전과장에 이어 지난해 양산소방서장을 마지막으로 공직생활을 마무리했다. 그는 소방사 계급부터 소방교 승진, 서장 승진 때까지 항상 경부울지역 '여성 최초'라는 무거운 책임을 안고 후배 여직원에게 모범이 돼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놓지 않았다.

그는 낮에는 소방공무원으로 일하면서도 밤에는 대학에서 학업을 병행하며 건축소방안전학과 석사 학위를 받는 등 자기개발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소방본부 예방안전과장으로 있을 때는 전국 최초로 '신축건물 소방시설 품질 검수단'을 시범운영해 2020년 경남 규제혁신 경진대회에서 최우수를 받아 신축건물의 질 높은 소방시설 시공과 성실 감리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복권기금사업에 취약계층 주택용 소방시설 보급 관련 사안을 신청해 전국 최초로 국비 79억여 원을 확보하는 등 소방공무원으로 남다른 업무 추진력을 보여줬다.

▲ 28일 박정미 양산소방서장 퇴임식에 참석한 동료, 가족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양산소방서
▲ 28일 박정미 양산소방서장 퇴임식에 참석한 동료, 가족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양산소방서

경부울지역 최초 여성 소방서장으로 양산에 취임하고 나서도 현장과 행정을 조화롭게 소통하는 역량을 발휘했다.

지난 28일 열린 퇴임식은 시민 안전과 행복을 최우선으로 살아온 그의 노고를 축하하고 격려하고자 양산소방서 직원과 가족·친지·의용소방대연합회장 등 120여 명이 참석했다.

그는 "소통과 화합으로 근무하기 좋은 소방서를 만들어줘 고맙다"며 "퇴임을 축하해준 모든 이들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늘 함께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생명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 안전과 건강도 지키며 현장활동을 하길 응원한다"며 항상 위험에 놓인 후배 소방공무원 안녕을 바라는 마음도 잊지 않았다.

/이현희 기자 hee@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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