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에서 타협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민주화 이전 우리나라 정치문화는 다수결로 승자독식하는 행태에 머물러 있었다. 이는 소수의견을 존중해야 한다는 민주주의 기본 가치에도 어긋나는 것이었다. 중앙정치를 비롯해 지방정치문화에서 아직도 승자독식 행태가 종식되지 않고 있는 것도 우리 사회 진보를 막는 폐해 중 하나로 반드시 척결해야 하는 과제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김해시의회의 협치는 대단히 잘한 것이며 다른 시군의회들도 분발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김해시의회도 갈등은 있었다. 이전 8대 때 김해시의회 구성은 국민의힘이 소수당이었고 더불어민주당이 다수당이었다. 결과적으로 원 구성 과정에서 갈등이 제대로 봉합되지 못했다. 이번 9대 의회에서는 국민의힘이 다수이고 더불어민주당이 소수이다. 그래서 이전 원 구성에서 빚어졌던 갈등이 연장될 것으로 보고 국민의힘 쪽에서 다수결을 무기로 원 구성을 독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고 갈등의 여지도 있었다.

하지만 김해시의회는 원만하게 타협하는 쪽으로 원구성을 합의해 냈다. 이전 8대에서 불협치 원인을 제공한 데 대해 민주당이 사과하고 국민의힘은 의장단 6석 중 부의장과 의회운영위원장을 더불어민주당이 맡는 데 합의했다.

김해시의회가 돋보이는 것은 해묵은 갈등을 봉합하고 협치를 통해 원만한 의회 운영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데 있다. 이는 김해시민 입장에서도 대단히 반가울 일이다. 의회가 갈등을 빚으면 시민들 보기에도 좋지 못할뿐더러 시의회 본래 기능을 발휘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이 의원을 뽑은 까닭은 서로 싸우는 모습보다는 타협을 통해 협치를 이루어 내 궁극적으로는 해당 시군 발전에 이바지하라는 데 있다. 그렇다면 그것에 충실해야 하는 것이다.

창원시를 비롯해 경남 각 시군의회는 곧 개원을 앞두고 있다. 벌써 협상이 본궤도에 올랐을 것이다. 의회는 적을 만드는 곳이 아니라 같이 더 좋은 지역사회에 기여하라는 유권자의 명령이 있다. 첫 단추를 잘 꿰어야 모든 일이 순리대로 풀리는 법이다. 많이 차지하려하기보다 서로 잘되는 길을 찾는 정치를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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