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94가구 동시에 공사
"주말도 없이 소음 피해
사전 협의·양해도 없었다"
경남 7곳 500가구서 진행

밀양시 가곡동 밀양역 맞은편 가곡주공아파트 입주민들이 5개월째 공사 소음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임대아파트인 가곡주공 101동과 102동, 103동 447가구 중 94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집단 리모델링 작업은 주중뿐만 아니라 주말까지 계속된다.

28일 오전 아파트 현장을 둘러보니 현관 출입구를 비롯해 같은 동 곳곳에 공사가 진행되는 시끄럽고 부산한 상황에서 입주민들은 쫓기듯 생활하고 있었다. 공사에 따른 소음·분진 피해에는 '가곡동 455번지' 같은 지번을 쓸만큼 붙어 있는 가곡주공 201·202·203동 356가구 입주민들도 고스란히 소음에 노출돼 있다.

입주민 ㄱ씨는 "벌써 몇 달째 공사 소음에 시달리고 있다. 주중에만 하는 게 아니다. 주말에도 계속한다"면서 "우리가 이 정도인데, 같은 동 바로 옆집에서 공사를 하는 101∼103동 주민들 스트레스는 어느 정도이겠느냐"고 말했다. 피해 호소 내용은 이뿐만 아니다. ㄴ씨는 "말을 들어보니 8월까지 공사를 한단다. 그런데 공사 전부터 지금까지 시행사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입주민들에게 단 한마디 양해를 구한 적도 없다"며 "그야말로 여기 사는 서민들 무시하는 것이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고 푸념했다.

▲ 밀양시 가곡동 가곡주공아파트 입주민들은 집단 리모델링 공사 현장을 곁에 두고 생활하고 있다. 단지 내 모습.  /이일균 기자
▲ 밀양시 가곡동 가곡주공아파트 입주민들은 집단 리모델링 공사 현장을 곁에 두고 생활하고 있다. 단지 내 모습. /이일균 기자

사람들이 생활하고 있는 곳에서 어떻게 집단 공사가 진행되고 있을까. LH 자산관리부 관계자는 "정부 지원 국책사업인 영구임대주택 리모델링사업이다. 주중 낮 시간에 공사를 진행하려 했지만, 빠듯한 공기를 맞추려고 하다보니 주말에도 공사가 일부 진행된 것 같다"고 인정했다.

입주민들 일상생활을 침해하는 공사를 시작하면서 사전 협의를 하거나 양해를 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이 관계자는 "경남에서만 모두 7곳, 500가구에 일제히 리모델링 작업을 진행하다보니 사전 협의나 양해를 구하는 데 소홀했다"고 말했다.

밀양 가곡주공뿐만 아니라 김해 구산, 진주 평거·가좌, 창원 중리, 사천 벌리, 통영 도남 등 모두 7곳에서 이런 '도떼기시장' 같은 상황을 주변 입주민들이 겪고 있다.

공사는 한 달 이상 계속 이어진다. "주변 사람들 일상생활을 되찾아줄 최소한의 대책이라도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 입주민들의 바람이다.

/이일균 기자 iglee@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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