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김진부·예상원 내일 경선
박완수 관계설정 두고 온도차
김 "도정에 힘" - 예 "감시 강화"
정견공약 발표·질의 응답 주목

경남도의회 의장을 놓고 국민의힘 내부 경선을 하기로 한 김진부(진주5)·예상원(밀양1) 도의원의 의정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무엇보다 같은 당 박완수 도정에 대한 견제·감시를 놓고 두 후보가 견해차를 보이고 있어 변수가 될지 관심이다.

국민의힘 도의원 당선자들과 원내대표단은 지난 24일에 이어 26일 이틀간 의장 추대냐, 경선이냐를 놓고 협의 한 끝에 29일 경선을 하는 것으로 결론냈다. 이날 후보별로 10분간 정견·공약을 발표한 후 질의응답도 진행한다. 토론회까지는 아니지만, 의정 방향과 공약 검증 등이 일부 이뤄진다. 과거에도 경선을 했지만 정견발표 후 곧바로 투표만 했을 뿐 질의응답을 한 적은 없다. 진일보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까닭이다. 도의회 일당 독점 체제가 된 만큼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야 도민을 설득할 수 있다는 부담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같은 맥락에서 박완수 도정 견제와 감시도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4선 김진부 도의원은 '협력', 3선 예상원 도의원은 '견제'에 방점을 찍고 있다. 당 소속 박완수 당선자와의 우호적 관계 설정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방점이 다르다. 의회 인사권 독립 원년을 맞은 만큼 눈여겨볼 대목이다.

김 의원은 "같은 당 출신이 도지사가 된 만큼 도의회가 도정에 힘을 보태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며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3~4개의 추가 공약을 준비 중이고 경선 당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 김진부 예상원
▲ 김진부(왼쪽)·예상원 경남도의원.

예 의원은 "도정을 지원하는 역할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다만 60석이나 차지한 만큼 견제와 감시 기능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도의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소리가 나오면 국민의힘 모두가 자멸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역시 "추가 공약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두 후보는 앞서 출마 기자회견과 입장문을 내고 공약 초안을 발표했다. 김 의원은 △의회 직원 인사권 독립과 의정활동 보좌 정책인력 확충 △지역균형발전·지역소멸 특별위원회 신설 △전문위원실 기능강화를 내걸었다. 예 의원은 △의회 역량 강화 연구단체 활동 보강 △예산·정책 분석 관련 부서 기능 활성화 △의회-경남도 상호협력 △자치사무 효율성 증대를 약속했다.

큰 틀의 공약 제목과 두루뭉술한 설명만 있을뿐 구체적인 의회 발전 방안과 미래 비전 등은 제시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경선 당일 조금더 구체적인 발표와 이에 관한 질의응답이 예정돼 있어 어떤 방향과 공약을 제시할지 이목이 쏠린다.

판세는 알 수 없다는 여론이 대체적이다. 두 의원 모두 6.1 지방선거 직후부터 당선자들을 만나는 등 바삐 움직여 왔다. 의장은 도의회 사무처 인사권의 대부분을 행사하고 상임위원회 위원은 물론 위원장 배정에까지 관여할 수 있는 막강한 자리다. 이에 물밑에서 이합집산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 때문에 개표 결과를 공개해야 하느냐를 두고 원내대표단의 고심도 깊다.

한 재선 도의원은 "개표는 하되 두 출마자들에게만 결과를 통보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며 "치열한 경쟁 구도에서 결과를 공개하게 되면 국민의힘이 양분될 가능성이 있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왕기 기자 wanki@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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