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공개센터 집회 내역 공개
사저와 무관한 내용이 대부분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 이후 양산 하북면으로 거취를 옮긴 이후 사저 인근은 연이은 집회로 몸살을 앓고 있다. 누가 문 전 대통령 사저로 몰려가 집회를 하고 있을까.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이하 정보공개센터)는 24일 양산경찰서로부터 받은 '하북 사저 주변 집회 시위 신고' 내역을 공개했다.

4월 26일부터 5월 30일까지 문 전 대통령 사저 부근에 집회 신고를 한 단체는 모두 8곳(△코로나19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 △벨라도 △자유진리정의혁명당 △자유통일당 △구국총연맹 △자유연대 △한미자유의물결 △개인)이었다.

정보공개센터는 "코로나19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를 제외하면 대체로 보수우파 정당이나 단체로 분류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벨라도'는 5월 8일부터 6월 5일까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규탄을 목적으로 내세우면서 1000명 인원으로 집회를 신고했다. 벨라도는 실시간 라이브 인터넷방송을 하는 영상 플랫폼 업체로 극우 유튜버로 알려진 안정권 씨가 운영하고 있다.

'자유진리정의혁명당'은 박정희·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보수단체로 5월 12일부터 6월 11일까지, 6월 12일부터 7월 9일까지 집회 신고를 냈다. 이들은 박 전 대통령 탄핵 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5월 22일부터 6월 12일까지 주 1회 집회 신고를 한 '구국총연맹'은 문 전 대통령 귀향을 반대하고 있다. 이 단체 대표는 최우원 전 부산대 교수다. 최근 최 전 교수는 19대 대통령 선거 당시 문재인 후보에게 '간첩 두목'이라고 비방했다가 벌금형을 받았다.

▲ 지난 7일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 집회 현장에 모형 수갑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 지난 7일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 집회 현장에 모형 수갑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정보공개센터는 "개최 목적과 내용은 양산 사저에서 개최할 이유가 없는 집회가 대부분"이라며 "백신 피해자에 대한 책임이나 검수완박 규탄, 수사나 구속 촉구는 현 정부와 국회 및 야당, 수사기관에 해야지 평산마을 사저에 요구한다고 달라질 게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보공개센터는 문 전 대통령 사저 앞 집회가 정치적 논쟁으로 번지면서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사저가 있는 서울 아크로비스타 주변에서도 맞불 집회가 벌어지고 있으며, 최근 3개월간 발의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만 해도 7건에 달한다.

정보공개센터는 "전현직 대통령 사저 부근 집회에 따른 대응으로 쏟아져 나오는 개정안은 결과적으로 질서유지와 피해방지라는 공적 목적을 추구하기 위해 표현의 자유를 축소하고 있다"며 "상식을 벗어난 고성과 욕설을 통한 괴롭히기식 집회가 엄한 표현의 자유마저 갉아먹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다솜 기자 all@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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