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 건수 해마다 100건 이상
피해자 59% 지적장애 '최다'
성적 폭력피해 89%가 여성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경남에서 접수된 장애인 학대 의심 신고 291건 가운데 161건이 학대 판정을 받았다.

경남도장애인권익옹호기관은 개관 5주년을 맞아 23일 <경상남도 장애인 학대 현황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최근 3년 동안 경남지역 내 장애인 학대 현황을 중심으로 차별 사례와 기관이 지원한 내용을 분석·정리한 자료다. 지난 3년간 접수된 총 신고 건수는 446건에 달했다. 2019년 118건, 2020년 151건, 2021년 177건으로 신고 건수는 해마다 증가했다.

이 중 학대의심 사례가 291건(65.2%), 일반상담이 155건(34.8%)이었다. 학대의심 사례 291건 가운데 기관이 장애인 학대로 판정한 사례는 161건(55.3%)에 달했다. 학대 피해자 성별을 보면 남성이 89명(55.3%), 여성이 72명(44.7%)이었다. 전체 피해자는 남성이 많았지만, 특정 학대 유형에서 여성 피해자가 두드러졌다.

특히 성적 학대 피해 사례를 보면 총 19건 가운데 17건(89.5%)이 여성 장애인을 대상으로 발생한 사건이다. 정서적 학대 36건 가운데 20건(55.6%)이 여성 피해자였다. 반면, 학대 가해자 성별은 남성이 114명(70.8%), 여성이 47명(29.2%)으로 남성이 다수를 차지했다.

장애 유형별로는 지적장애인이 91명(59.4%)으로 가장 많은 피해를 겪었고, 다음으로 지체장애인 24명(14.9%), 뇌병변장애인, 정신장애인이 각각 11명(7.2%) 순이었다. 특히 지적장애, 정신장애 등 정신적 장애인 학대피해가 전체 64.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학대 발생 장소는 피해자집이 68건(42.2%)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장애인거주시설 18건(11.2%), 학대행위자 거주지, 직장이 각각 17건(10.6%)으로 뒤를 이었다.

피해 장애인과 가해자의 관계를 보면 타인에 의한 학대가 65건(40.4%)으로 조사됐다.

타인에게 가장 많은 학대를 당했지만 이 가운데 32건(49.2%)은 평소 알고 지낸 사이에서 발생했다. 다음으로 가족 및 친인척 관계에서 60건(37.3%), 신고의무자인 기관종사자 28건(17.4%) 등 순이었다.

지난 3년간 학대 판정받은 161건에서 학대 지속 기간이 1년 미만인 사례는 96건(59.6%)를 차지했지만, 5년 이상 장기간 학대에 노출된 사례도 38건(23.6%)을 달해 학대 발생 초기 개입 중요성을 보여줬다.

중복 학대 여부를 고려하지 않고 하나의 학대유형으로만 횟수를 집계했을 때 3년간 총 198건의 장애인 학대가 발생했다.

유형별로는 신체적 학대가 72건(36.3%)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로 경제적 착취 54건(27.3%), 정서적 학대 36건(18.2%), 성적 학대 19건(9.6%), 유기 및 방임 17건(8.6%) 순이었다.

경남장애인권익옹호기관은 학대 판정을 받은 161건에 대해 총 2703회의 피해자 지원을 했다고 밝혔다.

당사자 및 가족 등에게 제공되는 상담지원1819건(67.3%) 외에도 사법지원 555건(20.5%), 복지지원 90건(3.3%), 거주지원 61건(2.3%) 등 다양한 지원 활동을 폈다.

이번 보고서에서 기관은 원활한 장애학대 사건 지원을 위해 인력확충 필요성도 언급했다. 현재 기관에는 관장을 포함해 7명이 근무 중이다.

보고서는 조사원 한 명당 매년 평균 371.7건에 달하는 피해 장애인 지원 업무를 하는 등 모든 직원이 피해 장애인 권리구제에 매달려 왔다고 강조했다.

송정문 경남도장애인권익옹호기관장은 "장애인 상담은 대부분 방문 형식으로 이뤄지는 까닭에 시간이 더 소요될 수밖에 없다"며 "현재 조사원 5명이 18개 시군을 발로 뛰고 있는데 지금 구조에서는 야근 없이 해낼 수 없는 업무량"이라고 말했다.

이어 송 관장은 "기관이 생기고 처음으로 보고서를 발간했는데 우리가 어떤 일을 하는지 알릴 수 있어 뜻깊다"며 "일이 버겁긴 하지만 사실상 장애인 인권 침해에 대응하는 기관이 없기 때문에 책임감을 느끼고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전했다.

/박신 기자 pshin@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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