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도 건축가 책 원작 각색
부마항쟁·소설가 지하련 등
창원 역사·예술가 자취 좇아
음악 11곡 추가 뮤지컬처럼
내달 5∼9일 창원 성산아트홀

"창원시 마산지역에 머물고 스쳐갔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드라마틱하게 재구성했다는 점을 알려드립니다. 조명, 음악 큐!"

지난 20일 오후 7시께 창원 성산아트홀 연습실. 문종근 연출 말이 끝나자마자 강한 비트가 깔린 음악이 흘러나왔다. 연극 <도시의 얼굴들>에 출연하는 배우 10여 명은 연출자의 구령에 맞춰 몸을 움직였다. 열을 맞춰 줄줄이 선 이들은 좌우로 이동하며 합을 맞췄다. 흐르는 반주 아래 노래하듯 대사를 했다. 줄지어 선 배우들은 춤을 추면서 추임새도 넣었다. 잘 짜인 그들의 몸짓에는 자유로움이 넘쳤다.

내달 5일부터 9일까지 닷새간 성산아트홀 소극장에서 옛 마산을 거쳐 간 인물들과 창원지역의 역사적 사건을 다룬 창작연극 <도시의 얼굴들>이 공연된다.

▲ 지난 20일 창원 성산아트홀 연습실에서 배우들이 공연 연습을 하고 있다.  /최석환 기자
▲ 지난 20일 창원 성산아트홀 연습실에서 배우들이 공연 연습을 하고 있다. /최석환 기자
▲ 지난 20일 오후 7시께 창원 성산아트홀 연습실에서 연극 <도시의 얼굴들>에 출연하는 배우들이 공연 연습을 하고 있다. /최석환 기자

지난해 2월 초연 후 두 번째 정기공연으로, 허정도 경남도 총괄건축가가 쓴 동명의 책이 원작이다.

1899년 5월 1일 마산항 개항부터 1979년 부마항쟁까지가 극중 배경이다. 독립운동가 명도석·옥기환, 아동문학가 이원수, 소설가 지하련 등의 인물이야기와 5.16과 긴급조치시대, 마지막 황제 순종의 마산 방문, 추산 만세운동, 부마항쟁 등을 그린다.

초연에서는 연극 위주였다면, 올해 작품은 뮤지컬 요소가 더해져 새롭게 재탄생했다. 몰입도를 높이고자 음악 11곡을 넣었다. 무대음악은 뮤지컬 <루드윅> <라디오스타> 등 다수 흥행작을 만든 허수현 씨가 작곡했다.

공연 내용도 50%가량 바뀌었다. 초연 때와 달리 모든 출연진은 창원 출신으로 구성됐다.

이번 공연에 창원지역 배우 30여 명이 참여한다. 창원에서 활동하는 문종근 연출을 비롯해 천영훈 도파니아트홀 대표가 예술감독을, 김소정 한국연극협회 마산지부장이 액팅 감독을 맡았다.

▲ 지난 20일 창원 성산아트홀 연습실에서 배우들이 공연 연습을 하고 있다.  /최석환 기자
▲ 지난 20일 창원 성산아트홀 연습실에서 배우들이 공연 연습을 하고 있다. /최석환 기자
▲ 지난 20일 오후 7시께 창원 성산아트홀 연습실에서 연극 <도시의 얼굴들>에 출연하는 배우들이 공연 연습을 하고 있다. /최석환 기자

독립운동가 김창호를 연기한 표근률 배우는 "7개 극단이 모여 작업 중인 것으로 아는데, 꼭 필요한 자리였다고 생각한다"며 "지역 출신 배우들과 함께 연습하고 교류하며 배우는 게 많다"고 밝혔다.

80세 노인 정순애 역을 맡은 이은경 배우는 "같은 지역에서 활동하는 연출자를 모시고 지역 역사를 되돌아볼 수 있는 공연을 작업하고 있다"며 "이번 작품에 젊은 배우들이 많이 출연하는데, 경남연극을 끌어갈 대들보가 되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문 연출은 "창원과 마산·진해 출신 배우들이 모여 합동으로 공연을 여는 건 처음 있는 일"이라며 "이번 작품을 계기로 지속해서 배우들이 함께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수 있으면 좋을 것"이라고 공연 의미를 설명했다.

연극은 7월 5~8일 오후 7시 30분, 9일 오후 2·6시에 모두 6차례 공연된다. 사전 예약은 전화(055-268-7900) 또는 창원문화재단 공식 누리집(cwcf.or.kr)에서 할 수 있다. 관람료 무료.

/최석환 기자 cs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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