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흑색종 원인과 치료

육안 감별 쉽지 않고 증상 경미
손발톱 선·발바닥 반점 흔해
전이 없을 땐 절제술로 치료

피부에 있는 점이라 착각했는데 알고 보니 '흑색종'이라는 피부암으로 진단받은 사례들이 있다. 악성종양에 해당하는 흑색종은 최근 10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두 배 정도 더 발생하고 있다. 자연환경과 유전적 요인 때문에 국내 발병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흑색종 진단과 치료법에 대해 문홍주 창원파티마병원 피부과 과장과 함께 알아본다.

◇주요 원인은 태양광선 = 색소암·악성흑색종으로 불리는 흑색종은 멜라닌 색소를 만들어 내는 멜라닌 세포의 악성화로 생기는 피부암이다. 멜라닌 세포가 있는 부위에서는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지만 피부와 안구 망막 등에 주로 나타난다.

정상 표피의 색소세포에서는 유멜라닌(흑색·Eumelanin)과 페오멜라닌(황색·Pheomelenin)이라는 멜라닌 색소가 생성된다. 이 두 색소가 인종이나 혈통에 따라 정해진 다양한 비율로 생성돼 독특한 모발 색이나 피부색을 형성하게 된다.

▲ 흑색종 특징. /창원파티마병원
▲ 흑색종 특징. /창원파티마병원

흑색종도 마찬가지로 암 구성 색소세포에 따라 흑색·갈색·황색·청색·적색·자색 등 다양한 색조를 보인다. 특히 결절성 흑색종은 때때로 정상 피부색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때는 악성 비정상 색소세포가 조기에 빠른 성장으로 암덩어리를 형성·증식해 검은 멜라닌 색소를 과량 만들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육안으로 감별이 쉽지 않고 조직검사가 지연되면 진단이 늦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흑색종은 주로 암세포의 증식으로 말미암아 출혈·피부궤양·괴사·감염증 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 환자가 알아차릴 수 있는 통증이나 가려움증 등 자각 증상은 경미한 편이다.

세계적으로 흑색종 발생이 많은 지역으로 호주·텍사스·플로리다가 있다. 이들 지역은 연중 기후적 특성을 봤을 때 태양광선 조사량이 많다. 또한 탄소배출 증가에 따른 오존층 파괴로 자외선 차단층이 감소해 갈수록 많은 서양인을 비롯해 열대·아열대 주민들에게서 얼굴과 노출부 피부노화, 광선흑자와 악성흑자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 악성흑자는 흑색종 종류 중 전 세계에서 가장 흔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발톱이나 발바닥 반점 주의 =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에서 가장 흔한 흑색종은 '수족지말단형'이다. 손발톱 주변과 발바닥에서 흑색종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는 인종·지역적 분포 등과 관련이 있어서 특정 유전자를 포함하고 있을 때 발병률이 높아지므로 유전적 원인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가족력이 있는 경우 피부 변화를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 밖에도 몸통·팔다리의 반점에서 시작되는 표재성 흑색종, 눈의 망막에 분포하는 멜라닌 세포의 악성화로 생기는 망막흑색종, 초기부터 빠른 속도로 커져 피부 깊숙이 퍼져 나가 덩어리가 형성되는 결절성 흑색종 등이 있다.

손톱과 발톱에 흑색선이 생겼다고 해서 모두 악성은 아니다. 한국인의 20% 이상에서 발생하는 흔한 증상으로 이 선의 99%는 양성이다.

손발톱이 자라기 시작하는 부위의 정상 표피 조직을 기질부 즉 손톱뿌리라고 하는데, 이는 손발의 표피처럼 기저층·유극층·과립층·각질층으로 구성돼 있다. 손발톱에 생기는 검은색 세로줄은 기저층에 존재하는 색소세포 증식 또는 변형으로 만들어진다.

양성 또는 악성 확진을 위해 손톱뿌리 조직을 작은 원형펀치로 뚫어 검사하는 펀치 생체검사를 진행한다. 줄의 모양을 자세히 보면 어렵지 않게 악성인 흑색종과 양성인 색소증식 상태를 감별해 볼 수 있다. 진하면서 넓은 줄, 갈색과 흑색이 혼재된 경우, 손톱 주변의 피부로 착색이 연속되는 징후(Hutchinson sign)를 보이는 경우는 흑색종이 임상적으로 거의 확실함을 의미한다. 세로줄이 가늘면 대부분 악성이 아닌 양성이다.

◇점과 구분되는 흑색종 진단 방법 = 손발톱의 검은선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조직검사로 확인할 수 있듯이 발바닥·손가락·발가락·얼굴의 점이 흑색종인지 아니면 흔한 점인지는 조직검사를 통해 최종 확진할 수 있다. 점이 진할수록, 여러 색조가 혼합되어 있을수록 또한 출혈이나 상처가 동반된 경우, 크기가 상당히 클 때는 흑색종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널리 알려진 흑색종의 ABCDE 특징을 알아보자. A는 비대칭(Asymmetry), 비대칭 모양을 뜻하며 모반의 양쪽 절반이 동일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B는 경계(Border), 주변 피부와 섞여 있는 것처럼 보이는 등 반점의 경계가 모호하다. C(색·Color) 반점색이 점차 변화하고, D(Diameter·지름) 6㎜ 이상의 지름으로, E(Evolution·진화)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커지는 반점을 뜻한다. 이러한 특징들이 있는지 살펴보고 의심이 들 때는 병원을 방문해 확인해야 한다. 또한 몸에 50개 이상의 점을 가진 사람이나 점의 크기가 비정상적으로 큰 사람에게도 흑색종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 문홍주 창원파티마병원 피부과 과장. /창원파티마병원<br>
▲ 문홍주 창원파티마병원 피부과 과장. /창원파티마병원

◇치료법 = 만약 손발에 있는 검은 반점이 걱정되거나 얼굴과 몸통에 큰 반점이 있으면 피부과 전문의를 찾기를 권한다. 우선 육안을 비롯해 돋보기와 피부확대경검사(더모스코피·dermoscopy)를 통해 악성이 의심된다면 반점의 조직검사를 진행한다. 이때는 피부절개 또는 절제로 표본을 채취해 기본염색(HE)을 비롯해 특수염색(S-100, HMB-45)과 면역조직화학염색을 통해 병리적 진단이 이루어진다. 계속 악성으로 추정되면 병소 주변의 임파선에 대한 수술적 조직검사, 혈행성 전이의 빈도가 높은 골조직의 골스캔과 폐의 저선량 CT 등을 하여 병기를 결정한다.

전이가 없는 경우는 피부종양의 광범위 절제술로 치료한다. 이때 진피침범이 없는 경우 0.5㎝ 안전반경을 두고, 진피침범이 있는 경우 1~2㎝의 안전반경을 두고 제거한다. 전이된 경우에는 고전적 항암약물인 다카바진(dacarbazine) 주사를 보통 추천한다. 최근에는 흑색종의 유전자나 관련물질들에 대한 표적치료제, 그리고 항체나 항체 억제제인 생물학제제들이 급속도로 연구 개발되어 치료 성공률이 높아지고 있다.

/박정연 기자 pjy@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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