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모비스 새 감독에 조동현
사상 최초 형제 사령탑 맞대결
조상현 "창원LG 성장만 집중"

"형제라도 엄연히 다른 팀 감독인데, 선수 달라는 얘기 말고는 특별히 할 얘기도 없을 겁니다. 하하!"(조상현 창원 LG 감독)

2022-2023시즌 프로농구는 진기록을 하나 예약해 뒀다.

아직 경기 일정이 나오지 않았으나 울산 현대모비스와 창원 LG세이커스의 1라운드 경기는 사상 첫 형제 감독의 대결로 역사에 남게 된다.

남자 대표팀 감독을 맡던 조상현(46) 감독이 지난 4월 LG 지휘봉을 잡은 데 이어 20일 '일란성 쌍둥이' 동생 조동현 감독이 현대모비스 수석코치에서 사령탑으로 승격했기 때문이다.

조상현·동현 형제는 프로농구에서 가장 유명한 형제 스타 플레이어였다. 대학 시절에는 연세대에서 함께 뛰었지만, 프로에 데뷔해서는 늘 다른 팀에서 경쟁했다.

선수로는 '형'이 더 빛났다. 199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조상현 감독이 전체 1순위로 광주 골드뱅크(현 KT)에 입단했고, 조동현 감독은 1라운드 8순위로 인천 대우(현 한국가스공사) 유니폼을 입었다.

조상현 감독은 데뷔 시즌 중 SK로 이적해 곧바로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00년대 중반까지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슈터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조동현 감독은 한 번도 챔피언결정전에 오르지 못하고 은퇴했다.

▲ 조상현 창원LG 감독. /KBL
▲ 조상현 창원LG 감독. /KBL

다만, 커리어 후반만 놓고 보면, 득점력이 떨어진 조상현 감독보다 수비력까지 갖춘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진화한 조동현 감독의 팀 공헌도가 훨씬 높았다는 평가도 있다.

지도자로는 '동생'이 먼저 빛을 봤다.

2012-2013시즌을 마치고 나란히 은퇴해 조상현 감독은 고양 오리온에서, 조동현 감독은 현대모비스에서 코치를 맡았는데, 조동현 감독이 2015년 KT 사령탑에 오르며 프로 감독으로 먼저 데뷔했다.

형제는 늘 경쟁 구도 속에 있었다. 하지만 우애가 깊은 이들은 서로를 단 한 번도 라이벌로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그렇다고 살가운 말로 응원하는 사이도 아니다. 둘 다 무뚝뚝한 성격이어서인지 가끔 안부 전화를 하는 것 말고는 연락이 뜸했다고 한다.

조상현 감독은 2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번에도 그저 축하 전화만 간단히 했다. 앞으로도 서로 자주 연락할 것 같지는 않다"며 웃었다. 이어 "언론에서는 또 우리의 경쟁 구도를 부각하겠지만, 난 '형제 대결'보다는 LG를 빨리 성장시키는 데에만 집중할 뿐"이라면서 "각자 위치에서 좋은 팀을 만들었으면 한다. 동현이가 유재학 감독님 밑에서 잘 배웠으니까 잘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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