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어린이집 특수교사 없어
도내 대학 유아특교전공 전무
장애전문어린이집 시지역 집중
수요자 반영 제도 개선 요구도

창원에 있는 한 장애 전문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장애 아동 실종·사망 사건 원인을 두고 다양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직접적인 원인은 관리·감독 소홀일 가능성이 크지만 장애 전문 어린이집의 구조적인 문제도 사고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어린이집에 다니는 장애 아동은 총 16명으로 만 3~5세 3명, 만 6~12세 13명이다. 아이들을 담당하는 장애 전문 보육교사는 6명으로 특수교사는 없었다.

장애아동복지지원법을 보면 특수교사는 만 3~5세 장애 아동이 4명 이상일 때부터 배치하게 돼 있다. 또 장애 영유아를 위한 보육교사 2명당 1명은 특수교사여야 한다. 해당 어린이집은 만 3~5세 장애 아동이 3명인 까닭에 특수교사를 반드시 배치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보육교사 및 특수교사 배치 기준을 충족했다고 해도 어린이집 현장에서는 여전히 장애 아동을 보육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장애 전문 어린이집 원장은 "장애 전문 어린이집에서는 잠깐 하는 사이 작은 물건을 삼켜 기도가 막힌 아이가 생기는 등 자잘한 사고는 다반사로 생긴다"면서 "현재 장애 아동 대 보육교사 수가 3 대 1로 맞춰져 있는데 외국은 대부분 1 대 1로 장애 아이를 보육한다"며 보육교사 수를 더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애 전문 어린이집에 다니는 장애 아동 대부분은 발달장애인(지적·자폐성·정신지체)이다. 지난 5월 기준 경남의 0~6세 등록 발달장애인은 모두 585명이다. 장애아 전문 어린이집 전체 정원(892명) 내에 있지만, 실수요는 정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취학은 장애 진단 없이 의사의 소견서만으로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장애 전문 어린이집이 시 지역에 몰려 있는 까닭에 농촌에는 입학하고 싶어도 수개월 이상 대기해야 하는 곳도 적지 않다. 실제로 함안군을 제외한 도내 군 지역에는 장애 전문 어린이집이 없다. 어린이집 입장에서는 장애 아동을 보육할 교사가 부족해 원생을 못 받는 일도 있다. 특히 어린이집 관계자들은 몇 년째 계속된 특수교사 구인난을 호소했다.

김은주 새풀잎어린이집 원장은 "경남에 초중등 중심인 특수교육과는 있지만 유아특수교육학을 가르치는 대학이 없다"며 "보육교사 2명당 1명 특수교사를 둬야 하는데 이 기준 맞추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김 원장은 "보육교사가 특수교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인정해주거나 유아특수교육학과를 늘려야 한다"면서 "지금은 겨우 기준을 충족했지만 앞으로 특수교사 구하는 게 더 어려워질까 봐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한경임 창원대 특수교육과 교수는 "장애 특수교육 전공자가 아닌 장애 전문 교육만 이수한 보육교사가 특수교육을 담당하면 아이 특성에 맞는 적절한 조치를 하기 어렵다"며 "유아특수교육 자격 요건을 융통성 있게 조절해 초등 특수교육 자격을 갖춘 사람도 장애 전담 어린이집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신 기자 pshin@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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