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클라이번 피아노 콩쿠르서
경이적 기교 연주로 기립박수
특별·청중상 등 3관왕 올라

이제는 임윤찬이다. 전 세계 클래식 팬들이 그의 등장을 환호했다.

3년 전 통영에서 열린 2019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에서 만 15세 나이로 역대 최연소 우승을 차지했던 피아니스트 임윤찬(18·한국예술종합학교)은 18일(현지시각) 미국 포트워스에서 열린 '2022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했다. 콩쿠르 60년 역사상 최연소 우승자다.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는 냉전기인 1958년 소련에서 열린 제1회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한 미국 피아니스트 반 클라이번(1934∼2013)의 이름을 딴 행사이자 미국을 대표하는 피아노 콩쿠르다. 이 콩쿠르에서 한국인이 우승한 것은 2017년 선우예권에 이은 두 번째다.

지난 2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된 콩쿠르에서 임윤찬은 두 번의 협주곡을 연주해야 하는 결선에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 C단조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 D단조를 경이적인 기교로 연주해 청중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생중계됐던 이번 대회는 170개 이상 국가에서 900만 명이 넘는 인원이 시청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임윤찬은 또한 현대곡을 잘 연주한 경연자에게 주는 비벌리 테일러 스미스 특별상과 중계방송 시청자 투표로 선정하는 카를라&켈리 톰슨 청중상까지 차지해 3관왕에 올랐다.

▲ 18일 미 텍사스주 포트워스에서 폐막한 제16회 반 클라이번 콩쿠르 최종라운드에서 임윤찬(가운데)은 5명의 경쟁자를 누르고 최고 점수를 얻어 1위(금메달)를 차지했다.  /연합뉴스
▲ 18일 미 텍사스주 포트워스에서 폐막한 제16회 반 클라이번 콩쿠르 최종라운드에서 임윤찬(가운데)은 5명의 경쟁자를 누르고 최고 점수를 얻어 1위(금메달)를 차지했다. /연합뉴스

임윤찬은 이번 우승으로 상금 10만 달러(한화 약 1억 2900만 원)와 음반 녹음, 3년간의 국제 활동 매니지먼트 지원과 세계 투어 공연 등의 혜택을 받는다.

특히 임윤찬은 순수 국내파가 일궈낸 성과라는 점에서 이목을 끌고 있다. 7살에 동네 피아노 학원에서 처음 배우기 시작한 그는 중학교 과정인 예원학교를 2020년 수석으로 졸업하고 홈스쿨링을 거쳐 지난해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영재전형으로 입학했다. 임윤찬은 2018년 세계적인 주니어 콩쿠르인 클리블랜드 청소년 피아노 국제 콩쿠르에서 2위와 쇼팽 특별상을 수상한 데 이어 2019년 만 15세 나이로 윤이상국제콩쿠르에서도 최연소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괴물 같은 신인'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임윤찬은 평소 감정 표현이 많지 않고 말수도 적지만, 무대 위에만 오르면 10대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성숙하고 대담한 작품 해석과 폭발적인 에너지를 분출하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이번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도 이런 자신의 장점을 완벽하게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통영국제음악재단 대표를 지냈으며 이번 콩쿠르를 현장에서 참관한 플로리안 리임 국제콩쿠르세계연맹 사무총장은 입상자가 발표된 직후 페이스북으로 "3년 전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에서 우승했던 임윤찬이 또 한 번 파란을 일으켰다"고 축하했다.

통영국제음악당에서는 10월 7일 예정된 '광주시립교향악단 with 임윤찬' 공연에서 쇼스타코비치 피아노 협주곡 2번으로 임윤찬을 만날 수 있다.

/박정연 기자 pjy@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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