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 책무는 도민 안전 지키는 것
재생에너지 확대·공무원 모범을

도지사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저는 기후운동을 하는 사람입니다. 도지사 당선자께서도 잘 아시겠지만 지금 전 세계는 기후변화 때문에 엄청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대형 산불, 폭염, 폭우, 가뭄은 이제 일상화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1.5도 이내로 억제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도지사의 제1 책무는 도민의 안전을 지키는 일입니다. 기후위기는 도민의 안전을 위협할 뿐 아니라 식량 부족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를 막을 방안은 전 세계가 알고 있습니다. 탄소 배출 감축, 재생에너지 확대, 그리고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것입니다.

2년 전에 대한민국 국회는 재석의원 258명 중 252명의 찬성으로 기후위기비상선언 촉구문을 통과시켰습니다. 기후위기 대응 문제에서는 여·야, 보수·진보가 다를 바 없다는 사실을 보여줬습니다. 박완수 의원님은 당시 기권을 하셨습니다. 226개 지자체와 경상남도는 2020년 6월 5일 기후위기비상선언을 했습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까지 기후위기를 해결할 구체적 실천이 없습니다. 비상선언 이후에도 석탄발전소를 건설하고 있고 태양광, 풍력발전은 선진국에 비해 더디기만 합니다.

그래서 기후악당국이라는 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전 세계 재생에너지 투자액은 매년 400조 원에 이르지만 원전 투자는 50조 원에 불과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재생에너지 투자는 더욱 확대될 전망입니다. 원전산업 육성을 주장하시는 도지사님께서 잘 살펴보시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도지사님께 당부합니다. 태양광, 풍력 발전을 서둘러 설치해 주십시오. 광역단체 중 꼴찌 수준인 경남의 태양광을 획기적으로 확대하여 주십시오. RE100 캠페인에 참여하는 한국 기업들이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재생에너지를 확대하지 않으면 수출이 어려워질 것은 확실합니다. 도내 기업들의 태양광 설치를 도가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십시오. 도청 옥상과 주차장에 태양광을 설치하여 모범을 보여 주십시오.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거나 미관상 좋지 않다는 공무원의 변명은 기후위기 시대에 사치스러운 말입니다. 지난해 도내 20개 중소기업이 경남도의 지원으로 에너지 진단과 설비 보완을 통해 절약한 전기량이 100만 ㎾h였습니다. 20개 기업에서 1000개 기업으로 확대하면 5000만 ㎾h의 전기를 절약할 수 있습니다. 독일이나 영국보다 두 배나 많이 쓰는 우리나라의 전기 소비를 줄이지 않으면 탄소중립은 불가능합니다.

기후에너지국을 설치하여 기후위기 대응 정책을 효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도청 공무원들의 기후위기 인식은 너무나 부족합니다. 빨대를 꽂은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들고 다니는 도청 공무원들이 많습니다. 도청 공무원들에게 기후위기 교육을 시켜 주시고 도 청사 내 일회용 사용을 금지해 주십시오. 그 밖에도 공공기관 주 1회 채식 식단 운용, 장례식장 일회용품 추방, 자전거도로 확대 등 무수히 많은 기후위기 대응책들이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걸린 문제입니다.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청소년들이 금요일마다 학교에 가지 않고 기후위기 막아달라고 거리에서 외치고 있습니다. 도지사님은 아이들의 외침에 답할 수 있고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는 엄청난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머지않은 장래에 "내가 기후위기 막느라고 도지사로서 할 일을 다 했다"는 말을 할 수 있는 멋있는 도지사님이 되기를 바랍니다.

/박종권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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