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대형트럭 파손 원인 추정
주민 "지날 때마다 불안" 호소
지자체 "예산 부족에 보수 지연"

지난 16일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의 한 마을. 논밭을 가로지르는 농로마다 도로가 깨져있었다. 도로 위는 콘크리트 파편으로 어지러웠다. 고르지 않은 도로 위를 지나갈 때면 차량 타이어가 아래위로 들렸다 내려왔다.

비단 이곳만이 아니라 인근 마을에서도 망가진 농로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대부분 땅이 움푹 파여 웅덩이가 생겼고, 길게는 100m에 달하는 도로가 깨진 구간도 보였다.

마을 주민들은 안전 문제를 가장 우려했다. 낮에는 대형트럭이 좁은 농로를 지나다녀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 밤이면 주변 가로등 불빛도 거의 없어 길을 지나기 힘들다. 파편을 잘못 밟아 발을 헛디딘다면 다칠 수도 있다. 자전거나 농기계를 타고 농로를 지나려 해도 깨진 도로 위에서 무슨 봉변을 당할지 걱정된다고 했다.

주범으로 '대형트럭'이 꼽혔다. 농로는 두께 20cm 남짓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경우가 많아 무게에 취약해 쉽게 부서지고 만다. ㄱ 씨는 "여전히 이 일대에 불법으로 성토 작업이 진행되고 있어서 흙을 실은 대형트럭이 지나다닌다"며 "퇴비 실은 대형트럭이 오가기도 해서 도로가 쉽게 깨지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강인석 경상국립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는 농로 파손 원인을 다양하게 찾을 수 있다고 했다.

강 교수는 "일반 차량이 많이 지나다녀서 농로가 파손된 것 같진 않다"며 "대형트럭이 화물을 적재하고 지나다니면 도로가 깨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강 교수는 "도로를 설계할 때 연약 지반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포장하면 시간이 지나 약해지면서 침하될 수 있고, 이 지역에 비가 많이 내렸다면 강우가 침투해 땅이 약해졌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 16일 오후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농로 곳곳에 부서지거나 내려앉은 흔적이 있다. /김다솜 기자
▲ 16일 오후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농로 곳곳에 부서지거나 내려앉은 흔적이 있다. /김다솜 기자

농로가 파손되면 의창구청이나 한국농어촌공사에 신고할 수 있다. 이들은 농로 파손 민원을 접수한 다음 현장조사에 나선다.

의창구청 안전건설과 도로건설담당 계장은 "보통 한 달에 약 5건의 농로 파손 민원이 접수된다"며 "접수 순서대로 보수를 해주고, 예산이 부족하면 그만큼 밀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의창구청은 농로 파손 보수 비용을 연간 1억 원 배정받는다. 예산이 부족할 때면 추가경정예산을 활용하고 있다.

대다수의 농로는 한국농어촌공사 창원지사가 담당한다.

한국농어촌공사 농업생산기반시설 유지관리담당은 "순차적으로 보수하고 있으나 예산 지원 문제 때문에 늦어져 민원인 입장에서는 해결이 더디게 느껴질 것"이라며 "관할 구역 농배수로만 합해도 수백㎞에 육박하지만, 담당 직원은 4명에 그치는 점도 이해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다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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