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대박물관·창원문화원 팽우덕·신고 장군 조명 학술대회

임진왜란 공 세운 명나라 장군
후손 귀화 '절강 팽씨' 만들어
3세 팽부산 묘 진해 고절산에

임진왜란 당시 명나라 군사를 이끌고 조선에 와서 공을 세우고 후손이 귀화하여 팽씨 가문을 이룬 팽우덕 장군과 그의 아들 팽신고 장군에 대한 잘못된 공공 정보를 수정하고 묘역이 있는 진해 고절산 일대를 스토리텔링해 역사문화자산으로 만들자는 주장이 나왔다.

창원대박물관과 창원문화원은 15일 창원문화원 대강당에서 '임진왜란 구국명장 팽우덕·신고 장군 조명 학술대회'를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창원디지털문화대전'에는 여러 관련 글에서 "팽우덕(彭友德) 장군의 묘는 원래 부산 만덕산에 있었으나…" "이 산(고절산)에는 팽도독 부자의 무덤이 있다" "팽우덕의 본관은 절강(浙江). 자는 수경(秀卿)·삼로(三老), 호는 만정(晩亭). 아버지는 팽신고(彭信古)이다. 팽우덕의 형제인 팽부산(彭釜山)이 조선에 귀화하였는데, 우리나라 절강팽씨(浙江彭氏)는 이에서 비롯된다" 등의 잘못된 글귀가 실려 있다.

학술대회는 3개의 주제로 진행됐다. 1주제는 도진순 창원대 사학과 교수가 '진해 고절산 절강 팽씨 묘지군: 시조 우덕(友德), 2세 신고(信古), 3세 부산(釜山), 4세 랑기(郞己), 7세 수봉(壽鳳)'이라는 주제로 문헌과 고절산 묘역 묘비 등의 자료를 통해 팽우덕과 신고의 후손이 어떤 과정으로 조선에 귀화하였는지 살펴보았다.

도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절강 팽씨의 시조 팽우덕은 명으로 돌아갔으며 고절산에는 그의 묘가 없을 것으로 보고 2세인 팽신고는 귀화해 부산 동래에서 살았으며 만덕산에 묘가 있었으나 유실되었다"고 했다.

또 "진해 고절산에도 그의 묘가 조성되었을 가능성은 있으나 흔적은 찾아볼 수 없고 3세인 팽부산이 부산에서 태어났으나 진해 고절산으로 옮겨왔으니 이곳 묘역의 가장 선대는 팽부산의 묘"라고 주장했다.

▲ 지난 15일 창원문화원 대강당에서 임진왜란 구국 명장 팽우덕·팽신고 장군을 조명하는 학술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정현수 기자
▲ 지난 15일 창원문화원 대강당에서 임진왜란 구국 명장 팽우덕·팽신고 장군을 조명하는 학술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정현수 기자

그는 "경남 남해안에 명군 참전 관련 유적이 있다는 것이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잘못 알려져 있는 경우가 많다"며 "절강 팽씨 묘역이 해군사관학교 안에 있어 접근이 어려운데 이를 개선해 박물관 등에서 본격적인 지표조사와 묘비 및 상석 탁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로 발표한 박태성 창원대 외래교수는 '<용사재조록(龍蛇再造錄)>, <만정은재양세실기(晩亭隱齋兩世實記)>에 대한 소고'를 통해 절강 팽씨의 조선귀화 연도가 언제인지, 어떤 공을 세웠는지 등에 대해 살폈다.

먼저 <용사재조록>은 임란 이후 정유재란까지 당시 참전 장수인 만세덕과 여러 장수들의 활약상이 담겼는데, 특히 팽우덕과 팽신고의 행적과 전공을 기록한 책이고 <만정은재양세실기>는 팽우덕과 팽신고 두 장군을 기리기 위해 기록한 1855년쯤의 책이다.

이 자료를 토대로 박 교수는 명의 원군으로 참전한 팽우덕 장군이 곽산·기성·남원·청산·성주·경산·언양·울산, 그리고 부산에서 왜적을 무찌르고 정유재란 때에도 조명연합군에 전세를 유리하게 이끌어 7년 전쟁의 종지부를 찍게 한 공이 두드러진다고 했다.

세 번째 김주용 창원대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은 '진해 고절산 절강 팽씨 묘역 활용방안'에 관해 발표했다.

김 실장은 "남해안에 침략과 전쟁에 관련한 유적이 많이 있는데 창원도 한중일 국제전의 전초기지로서 안골왜성·웅천왜성·마산왜성 등과 봉수·요망대·성곽 등 임진왜란과 관련된 유적이 많다"며 "창원의 지리적 역사적 배경 속에 팽우덕 장군의 후손이 묻힌 절강 팽씨 묘역 활용방안을 찾아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우선 창원에 절강 팽씨 묘역에 대한 소개 자료가 10여 건 있는데 1991년 발간된 <진해시사>에 '팽우덕의 묘'라는 제목으로 "무덤은 장방형 1기이며"라는 문구가 있고 2006년 간행된 책에도 팽우덕의 묘로 장방형이라고 하였으나 그는 "묘는 원형이며 6기의 묘 중에서 확인 가능한 것은 팽우덕의 손자 팽부산과 팽부산의 아들 팽랑기, 그리고 6세손 팽우덕의 묘만 확인되고 나머지 3기는 확인이 어렵다"고 했다. 이어 김 실장은 "하멜기념관, 전라병영성,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역 등 우리나라의 외국 관련 유적처럼 절강 팽씨 묘역을 중국 관련 주요 유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학술발표 후 토론회가 열렸다. 김정대 경남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했고 토론자로는 박금숙 경남서예단체총연합회장, 안순형 창원대 사학과 외래교수, 배보은 경남대 한국어문학과 강의전담 교수가 참석했다.

/정현수 기자 dino999@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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