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동초교 환경동아리 그린그램
조류충돌방지 스티커 유리 부착
곤충 서식환경 조성해 공존 모색
"선생님! 새가 유리창 보고 아무것도 없는 줄 알고 계속 유리에 부딪혀요."
유리창에 부딪히는 새들을 보게 된 한 초등학생의 메시지에서 시작됐다. 때마침 임성화 무동초등학교 교사는 아이들과 함께 환경 동아리 '그린그램+'에서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배우고 있었다.
무동초교 6학년 이지윤 학생은 "친구가 보여줘서 충돌해서 죽은 새를 찍은 사진을 봤는데 새들도 우리와 같은 생명이라 고통도 느낄 거란 생각에 너무 불쌍했다"며 "동식물이나 자연이 인간을 위해 해주는 일이 많은데 우리는 새를 고기로 먹기도 하고, 인공적인 환경으로 죽이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아이들은 도심에서 좋은 풍경을 보기 위해 통유리창을 쓰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조류충돌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어떻게 하면 새를 도와줄 수 있을지 머리를 맞대다 답을 구했다.
조류협회로부터 시야가 좁은 새는 자신의 몸통 규격에 맞는 점이 그어져 있으면 그사이가 좁아서 지나갈 수 없다고 판단한다는 설명을 들었다. 가로 5cm, 세로 10cm 직사각형을 스티커로 붙여서 만들면 조류충돌을 막을 수 있었다.
창원시청에서 창원시자원봉사센터 봉사자들이 운영하는 북면자원봉사캠프에 문의해 아이들과 동행할 이들을 구해줬다. 지난 10일 그린그램+ 소속 초등학생 15명과 봉사자 12명이 함께 조류충돌 사고 현장으로 갔다.
창원시 의창구 북면의 한 아파트였다. 단지 내부 분리수거장은 총 11개 유리창이 둘러싼 채로 지어져 있었다. 그 뒤로 큰 나무가 있다 보니 새들이 유리를 인식하지 못하고 부딪히는 것이었다. 아이들은 조류충돌을 막을 스티커를 붙였다.
무동초교 6학년 진소현 학생은 "조류충돌을 막는 스티커를 붙이는 활동이 재밌기도 했고, 앞으로 새들이 유리에 부딪혀 죽진 않을 거란 생각에 뿌듯했다"며 "우리는 함께 지구를 구성하는 생물체니까 같이 살아갈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동초교 학생 40여 명으로 구성된 환경 동아리 그린그램+은 인간과 자연의 공존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생물다양성의 날을 맞아 학교 숲을 조성하기도 했다. 인간이 살아가는 곳도 중요하지만, 가능한 한 자연을 해치지 않는 방법이 무엇일지 생각하고 행동으로 옮기고 있다.
최근에는 '곤충 호텔'도 만들었다. 농약이나 살충제를 땅에 뿌리는 일이 많아 곤충이 살 공간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곤충이 알을 까고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다. 네모난 집을 놓아주고 그 안에 나뭇가지와 나뭇잎 등을 넣어준다. 곤충 먹이도 구해주면서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터득했다.
무동초교 6학년 허가윤 학생은 "학교 화단에 새들이 쉴 수 있는 집을 만들기도 했다"며 "환경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환경을 지킬 방법을 찾는 일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김다솜 기자 all@ido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