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첫 대면 공연

제26회 경상남도청소년연극제 본 공연이 열린 지난 14일 오후 3시께 함안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공연장 입구부터 회관 계단까지 S자 형태로 줄이 늘어섰다. 비가 내린 이날 통영 동원고교 연극반 '맥가이버'의 <방과 후 앨리스>(김나정 작·차다연 연출)를 보러 온 함안여중 학생들이 한 명씩 차례로 공연장에 들어갔다. 3시로 계획됐던 공연은 관객 입장이 지연돼 예정보다 6분 늦게 시작됐다. 코로나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축제에 사람이 대거 몰리면서 현장은 활기를 띠었다. 대공연장 안은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로 북적였고, 함안여중 여학생들은 공연 전부터 들뜬 표정이 역력했다. 관객들은 통영 동원고교 학생 연기 하나하나에 호응하며 응원의 갈채를 보냈다.

단계적 일상 회복에 따라 함안에서 지난 13일부터 관객과 만나고 있는 제26회 경상남도청소년연극제도 모처럼 활기가 돌고 있다. 이번 연극제에는 김해·거제·통영·밀양 4개 지역 6개 고등학교가 참가해 청소년기 고민과 걱정, 사회구조, 학교폭력 등을 다룬 연극 6편을 선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2년 동안 관객을 받지 못했던 청소년연극제에 올해는 수백 명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경상남도청소년연극제 집행위원회는 연극제를 관객과 누리지 못한 아쉬움과 답답함을 한 번에 해소하기라도 하듯 함안지역 학교 학생들을 앞다퉈 초청하고 있다. 고교연극 첫 공연이 열린 이날 함안여중 1~3학년 학생 288명이 회관을 찾아 공연을 단체 관람했다. 뒤이어 마련되는 공연에는 군북중, 명덕고 등이 연극제를 찾을 예정이다.

주최 쪽은 코로나19로 위축됐던 공연 열기가 되살아나 기쁘다고 입을 모았다. 김수현 극단 아시랑 공동대표는 "관객이 연극을 완성 시켜주는 마지막 단계"라며 "관객이 있어야 무대에 서는 학생들도 좋고 보는 우리도 좋다. 관객 없이 비대면으로 연극제를 열다 올해 관객을 받았는데 앞으로는 마스크를 벗고 배우들이 관객 얼굴을 보면서 공연할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민규 극단 아시랑 공동대표는 "2019년 이후 처음 이번 연극제에서 관객들이 무대에 올라와서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며 "2020년과 2021년도는 관객을 받기 어려웠지만, 이번 연극제에서는 공연마다 200~300명씩 단체 관람이 이어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극제는 14일 통영 동원고교 연극을 시작해 △15일 김해 삼문고교 <내비: 내일을 비추는 거울> △16일 통영 충렬여고 <영원의 시간> △17일 거제고교 <방황하는 별들> △18일 밀양영화고교 <마지막 동화> △19일 김해 율하고교 <미래주식회사> 순으로 진행된다. 모든 작품은 함안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오후 3시에 공연된다. 폐막식과 시상식은 19일 오후 5시에 마련된다.

/최석환 기자 cs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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