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0-3…대회 첫 4강 실패
황선홍 감독 지도력 도마 올라
유소년 전문 감독 필요성 제기

갈팡질팡하던 황선홍호가 두 살 어린 일본에 완패하고 일찍 짐을 쌌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3(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은 12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파흐타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에서 0-3으로 완패했다.

일본은 2024 파리 올림픽을 겨냥해 기준 나이보다 2살 어린 21세 이하 선수들로 팀을 꾸렸기에 더 충격적인 결과다.

그러나 이번 대회 전반에 걸쳐 황선홍호가 보여준 경기력을 놓고 보면, 한일전 패배는 그렇게 놀랄 만한 결과는 아니다.

황 감독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는 말레이시아에 4-1로 이겼지만, 시원하게 승리한 것은 이 한 경기가 전부였다.

베트남과 2차전에서 황선홍호는 졸전 끝에 1-1로 비겨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몰렸다. 다행히 타이와 3차전에서 1-0으로 이겼지만, 기대하는 '완승'과는 거리가 먼 경기력을 보였다.

그러더니 한일전에서 완패하며 일찍 짐을 싸게 됐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이 대회에서 한국이 준결승에 못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12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파흐타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U23 아시안컵 8강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0-3으로 진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 12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파흐타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U23 아시안컵 8강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0-3으로 진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변명의 여지가 없는 실패다. 이번 U23 대표팀에는 난다 긴다 하는 선수들이 넘쳐난다. 이강인(마요르카), 오세훈(시미즈), 정상빈(그라스호퍼), 홍현석(LASK) 등은 일찍 능력을 인정받아 유럽 등 국외에 진출한 선수들이다.

양현준(강원), 고재현, 조영욱, 김태환(수원), 엄지성(광주) 등 K리그1에서 팀의 주축으로 활약하는 선수들도 많다.

하지만 황 감독은 '최상의 재료'를 테이블에 올려놓고도 음식을 망쳐버렸다. 황선홍호의 선발 명단은 매 경기 큰 폭으로 바뀌었다. 일본전에서는 골키퍼도 바뀌었다.

한국 축구는 그동안 U23 대표팀에 걸린 '병역 혜택'의 특수성을 고려해, '이름값' 높은 지도자에게 이 팀 지휘봉을 맡긴 경우가 많았다.

그때마다 이제는 한국 축구도 다른 축구 선진국처럼 유소년 전문 지도자를 지속해서 발굴해 U23 대표팀을 맡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곤 했다.

U23 대표팀이 연령별 대표선수 육성 체계에서 가장 중요한 '졸업반'에 해당하는 만큼, 교육의 연속성을 끝까지 유지해야 선수들의 기량 발전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다. 대한축구협회는 그러나 지난해 9월, 보란 듯 황 감독을 U23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했다.

일단 첫 시험 무대에서 황 감독과 축구협회는 확실하게 '실패'했다.

프로 감독 시절 포항 스틸러스를 이끌고 K리그 우승컵(1회)과 축구협회 FA컵(2회)을 들어 올렸으나, 이후 이렇다 할 성과가 없는 황 감독의 명성은 이번 대회에서 크게 흠집이 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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