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공미술프로젝트 문제점 속출
지금이라도 공공미술 가치 숙의해야

필자는 2020년 8월 14일 자 경남도민일보 지면에 '미술인 공공근로인가! 공공미술 프로젝트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한 적이 있다. 그리고 2022년 6월 9일 아르코 공공미술 공론화 연속 포럼 #1, '한국의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돌아보다'라는 주제로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의 공공미술 포럼에 토론자로 참여하게 됐다.

공공미술 프로젝트 '우리동네미술'은 전국 226곳(2개 특별자치시·도+224개 기초지방자치단체), 335개 작가팀(예술단체), 인원 총 8481명이 참여한 대규모 공공미술 프로젝트로 시행 당시에 이 사업은 기본적으로 예술인 생계·일자리·소비촉진지원사업으로 코로나19 극복 예술생태계 정상화를 목표로 하고 있었다.

단일 규모로는 사상 최대 수준인 총 948억 원 규모의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어떻게 되었을까? 이 프로젝트의 사후평가와 사후관리 연구 용역 책임을 맡은 박수진 연구원은 한계와 문제점에서 사업의 목적과 방향성의 부적절을 지적했다. 필자도 지면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공공근로인지 공공미술인지 목적과 방향성이 애매하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기획 부재, 전담조의 부재, 유지관리활용 매뉴얼이 없음을 지적했다. 또 홍보와 335개의 프로젝트를 한곳에서 볼 수 있는 플랫폼의 부재에 대해서 지적하고 있다.

투입되는 막대한 예산에 비해 효과가 미미했고, 과도한 예산, 일회성 프로젝트, 문화정책 실행 주체인 담당 공무원들의 이해와 전문성 부족, 지자체별 차별성 부족, 유사 선행사업 모방 등의 출발지점에서 했던 우려는 현실이 되었다. 많은 지자체에서는 작품 선정과 심의과정, 예산 운용과 홍보 등 사업 진행 전 과정에서 문제점을 드러내면서 끝이 났다.

그렇다면, 경상남도에서도 이제 안녕을 물어볼 시간이 아닌가. 75억이라는 엄청난 예산을 투입하면서 진행되었던 이 사업은 경남지역에서 어떻게 유지 관리되고 있는지 또 활용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도민 접근이 쉬운 공공장소나 지역주민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장소 등에 다양한 미술작품을 설치하거나 해당 공간을 개선하는 사업으로 진행한다고는 했지만, 경남도 차원의 평가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당연한 것처럼 경남에서 진행된 사업은 평가에서 매우 우수인 S와 우수인 A는 없었고, 2곳에서 적합인 B를 받았고 16팀이 미흡의 C를 받았다. 2곳은 전국 최하위인 매우 미흡의 D를 받았다.

기획 단계부터 주민과 지역 예술인 등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협의체 등을 구성해 설치장소, 사업유형 등을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준비된 작가들이 공모해서 추진해야 했지만, 경남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18개 시군에 균등하게 약 4억 원씩 분배하는 것으로 이 사업은 진행됐고 평가를 비롯한 환류 방안 없이 사업은 종결됐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우리에게 남은 이 예술환경을 지금이라도 시민과 예술가, 시민문화운동가, 교육자, 기관이 공동 네트워크를 형성해서 지역-공간(장소)-예술 공공성이란 화두로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부터 배려하지 못했던 해당 지역 해당 장소에서 주민들 삶과 감정을 잇고, 매개하는지? 주민들 삶과 그 주변을 보다 쾌적하게 개선 시키고 있는지? 지역의 의견을 수렴하고 작품 유지 관리와 활용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어야 한다. 공공미술의 '장소'와 '소통'이라는 상징적인 가치와 의미를 지금이라도 진지하게 숙의해서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안녕을 물어야 한다.

/황무현 마산대 미디어콘텐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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