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안 이석이 이탈해서 발생
특정 자세 취하면 어지러워져
나이 많아질수록 발병률 증가
50∼60대 여성 특히 발병 잦아
자세 치료 이석정복술로 호전

급작스러운 어지러움으로 걷기조차 어렵거나 심하면 구토 증상까지 유발하는 이석증, 귀 안에 있는 이석이 제자리에 있지 않고 이탈하는 경우를 일컫습니다. 30~40대에 주로 발생하기 시작해 나이가 들수록 발병률이 증가하는데, 원인을 찾을 수 없는 특발성으로 발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1년 내 재발할 확률이 20%, 4년 내에는 40% 정도 됩니다. 이동후(사진) 한양대 창원한마음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와 함께 이석증 증상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봅니다.

-이석증이란?

"우선 귀 구조를 알고 있어야 한다. 가운데에 고막이 있고 고막을 중심으로 바깥쪽으로 '외이', 고막 안쪽이 '중이', 그리고 중이 안쪽에는 뼛속에 구조물이 존재하는데 '내이'이다. 내이는 달팽이관과 전정기관 2개로 나뉜다. 달팽이관은 소리를 듣는 기관이고, 전정기관이 바로 우리 몸의 평형을 담당하는 곳이다. 전정기관을 다시 자세하게 보면, 반고리관과 이석기관으로 나뉜다. 반고리관은 우리 몸의 회전을 인지하는 기관으로 각 귀에 3개씩 서로 90도를 이루어 3차원적인 위치를 감지하게 된다. 이석기관은 작은 석회 조직인 이석이 있는 기관으로 몸이 기울 때 이석이 중력에 의해 기울면서 '내가 오른쪽으로 기울었네 왼쪽으로 기울었네' 등을 인지하게 된다. 이러한 작은 이석이 제자리에 있어야 순기능을 하는데, 제자리에서 이탈해 옆에 위치한 반고리관으로 들어가는 게 바로 이석증이다. 이렇게 이석이 반고리관에 빠져 들어가게 되면 특정한 자세를 취할 때 이석이 반고리관을 자극하면서 어지러움이 발생하게 된다."

-발생 주요 원인은?

"대략 절반 정도는 특별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특발성이며, 두부외상 또는 귀 수술 등의 물리적인 자극이 있을 경우에 원인이 될 수 있다. 전정신경염·돌발성 난청·메니에르병과 동반돼서 나타날 수도 있다."

-환자 중에 50~60대 여성이 많다고 알려져 있는데?

"30~40대에 주로 발생하기 시작하고 나이가 증가할수록 발병률이 증가한다. 젊은 사람이거나 외상에 의해서 발생한 경우라면 남녀 차이가 없다고 알려졌다. 원인 미상의 특발성인 경우 여성에게 더 많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50대 이상에서 내이의 허혈이 많아지게 돼 이석의 불완전한 형성과 이석기관의 퇴행성 변화가 생기고 이에 따라 이석의 유동성이 증가하게 된다."

-메니에르병과 어떻게 다른가?

"실제로 많은 환자가 혼동해서 오거나 오진을 받고 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 어떻게 다른가보다 어떻게 비슷한가를 먼저 살펴보자면, 둘 다 돌발적으로 어지러움이 나타나며 증상이 반복돼 나타날 수 있는 공통점이 있다. 차이점으로는 우선 어지러움의 유발 요인이다. 이석증은 특정한 자세를 취할 때 발생하며 메니에르는 보통 이러한 자세변화와 상관없이 자발성으로 생기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어지러움의 지속시간에 차이가 있는데, 이석증은 특정한 자세를 취할 때부터 수십 초 또는 1~2분 이내이며, 메니에르는 20분 이상 지속하는 어지러움이 짧게는 12시간 내, 길게는 24시간 내 지속된다. 특징적으로 메니에르는 청력저하·이명·귀 충만감 등의 증상이 어지러움이 발생하는 시기에 동반되거나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치료없이 좋아진다고 알고 있는 경우도 많다고?

"일부에서는 특별한 치료가 없이도 자발적으로 이탈한 이석이 제자리로 들어가 치료되는 분들이 있다. 과거에는 이러한 사실에 근거해 제자리에 들어갈 때까지 어지러움을 가라앉히는 약물이나 유발하는 자세를 당분간 피하는 소극적인 치료를 했다. 이석증의 정확한 발병기전을 이해하게 되면서 이탈한 이석을 제자리에 넣어주는 자세 치료인 이석정복술이 소개된 이후로 정말로 드라마틱한 증상 호전을 이룰 수 있어 굳이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게 되었다."

-치료 방법은?

"이론적으로 쉽게는 원래 자리에서 이탈해 반고리관으로 들어온 이석을 다시 제자리에 넣어 주는 것이 치료 방법이다. 돌을 넣어준다는 표현 때문에 수술인 줄 오해를 하시는 분이 많다. 구체적으로는 일련의 자세를 변화시키게 되고 이에 따라 중력에 의해 이석이 조금씩 움직여 원래의 자리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자세치료는 좌우 각 3개의 반고리관의 이석이 빠진 상태 즉 관 안에 돌아다니는 형태와 딱 붙어 있는 형태 등에 따라 각기 다른 자세치료법을 시행하게 된다. 일부 남아있는 어지러움이 있을 경우 어지러움을 가라앉히는 약물치료를 추가하게 된다. 일부 난치성 이석증에서는 수술적 치료를 하기도 하는데 매우 드물다. 수술방법으로는 어지러움을 느끼는 신경을 차단하는 수술과 아예 이석이 돌아다니지 못하게 반고리관을 폐쇄하는 수술 등이 있다."

-재발이 잦다고 알려져 있는데?

"많은 분이 재발에 대해 물어 보고 걱정도 한다. 저는 실제로 '감기몸살과 비슷하다'고 표현을 한다. 감기가 한번 왔다고 안 걸리는 게 아니듯, 1년 내 재발할 확률이 20% 정도, 4년 내에는 40% 정도이나 앞서 말했듯이 감기처럼 대부분 후유증 없이 치료가 잘 되므로 재발에 대한 두려움은 갖지 않아도 된다."

-예방법은?

"이석증 원인에서 보았듯이 특별한 예방법은 없다. 다만 이석정복술을 통해 이석을 치료한 경우 초기에는 다시 이석이 빠질 위험이 있는데 이때 재발하는 것에 대한 예방법은 있다. 좌측과 우측 중 어지럽지 않았던 자세로 유지하기, 급격한 자세 변화 하지 않기, 휴식, 회전성 운동 피하기 등이 있다."

/박정연 기자 pjy@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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