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의회 지역·비례 4명만 당선
당내 계파 문제 주요 패인 분석
경남 선거 중앙당 지원도 미흡

더불어민주당 경남도의원과 당선자들이 중앙당을 향해 '소모적 계파 싸움'을 멈추라며 정중히 경고하고 나섰다.

6.1 지방선거 패인 중 하나가 중앙당에서 나온 잡음 때문이라는 분석과 함께다. 나아가 국민과 당원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단체장은 남해군수 1곳, 도의원은 지역구 2명(김해8·남해)과 비례대표 2명 등 4명만 당선했고, 대다수 현직 도의원들은 낙선했다.

빈지태(함안2) 도의회 민주당 원내대표는 친문-친명 계파 갈등과 관련해 "쪽파 대파 양파로 편 가르기 하는 국회의원들은 정신 차려야 한다"며 "민주당이 말로만 혁신이 아니라 국민과 주민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듣고 판단해 방향을 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순호(창원9) 도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직후 열려 선거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민주당이 받아든 성적표는 우리의 현 상태를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계파 갈등을 통해 유권자들로부터 멀어지면 안된다"며 "여론이 무엇을 원하는지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국민과 당원들의 의사가 반영되는 개혁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상현 비례 도의원 당선자는 "형식과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해 당원과 국민과 소통해 더 많은 지지층을 확보하고 참여를 촉진하는 것만이 생존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안싸움이 길어지면 가족들이 지치는 법이다. 곪아있는 상처는 도려내야 하지만 함께 가야 할 식구들의 상처는 어루만지는 민주당이 되었으면 한다"고 충고했다.

최근 당내 계파 갈등은 물론 지방선거 당시 중앙당의 대응이나 지원이 미진했다는 비판도 쏟아진다. 한마디로 중앙당이 경남 지방선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중앙정치에 예속된 지방정치의 한계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과 유승희 전 의원 등 '민주당의 쇄신을 위한 여성모임' 관계자들이 7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당대회를 앞둔 민주당의 철저한 반성과 쇄신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과 유승희 전 의원 등 '민주당의 쇄신을 위한 여성모임' 관계자들이 7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당대회를 앞둔 민주당의 철저한 반성과 쇄신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김해·양산·거제 도의원 선거는 45%가량 득표하는 등 당선에 근접한 곳이 많았다. 최저 2~3%포인트(p) 차로 패한 곳도 있다. 아쉬움과 불만이 클 수 밖에 없다.

박준호(김해7) 도의원은 "현실감이 떨어지는 중앙정치, 지역민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중앙정치로 지방선거는 몰락했다"며 "중앙당과 경남도당은 지방선거에서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개혁 대상은 민주당이고 바꾸지 못하면 민주당이 존재할 이유도 가치도 국민이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며 "중앙당 항의 방문까지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동은(양산4) 도의원은 "당 지지율도 20% 정도로 떨어져 인물 대 인물 구도가 전혀 통하지 않는 정당 구도 선거였다"고 평했다. 송오성(거제2) 도의원은 "지방에서 어떻게 해도 중앙의 정치 상황에 따라 지방에 영향을 미치면 지방정치는 사실상 긍정적 측면에서 작동할 수 없는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지방자치가 질적으로 변화될 가능성이 없어진다"고 개탄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박 의원은 45.37%를 얻어 48.09%를 득표한 이시영 국민의힘 후보에 2.72%p 차로 졌다. 성 의원은 43.76%를 득표해 56.32%를 얻은 허용복 국민의힘 후보에 12.65%p 차로 패했다. 송 의원은 44.76%를 득표해 55.23%를 얻은 전기풍 국민의힘 후보에 10.47%p 차로 졌다.

도의원 의석수를 비교하면 국민의힘에 크게 졌지만 김해·양산을 비롯해 거제 지역 민주당 후보들의 득표율은 40% 이상으로 민주당이 뿌리를 내렸다는 점은 증명됐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대통령 선거 바람과 민주당 중앙당 실책 등을 극복하면 4년 후 지방선거에 서 충분히 탈환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중앙당 혁신은 물론 경남지역 당원 조직 강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민주당이 도의회로 대거 진출한 후 조례 발의, 도정질문 등 의정활동에서 두각을 나타냈지만 현실정치 특히 선거에서는 그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는 까닭에서다.

송순호 의원은 "당원들이 일상적으로 정치활동에 주체가 되는 환경을 만드는 노력을 중점적으로 해나가야 한다", 빈지태 의원은 "집권여당일 때부터 당원 조직을 만들지 못하고 흩어 놓은 책임이 있다", 송오성 의원은 "정치 신진들이나 청년들이 일상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정치공간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새 경남도의회는 국민의힘 60석, 민주당 4석으로 구성된다. 국민의힘이 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을 독식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민주당은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하지 못한 채 단 4명이 국민의힘에 대응해야 한다. 이에 중앙당과는 다르게 '일치단결' 목소리가 나온다.

3선에 성공한 류경완(남해) 도의원은 "도정질문과 5분 자유발언, 행정사무 감사 등 전 분야에서 전보다 더 날카로운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민주당 당선자 4명이 똘똘 뭉쳐 할 말을 제대로 하는 도의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은 수이지만 도민의 지지와 성원을 받을 수 있도록 의정에 충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왕기 기자 wanki@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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