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홍철·김정호·김두관 의원
낙동강벨트 상실·저조한 득표
하영제, 남해·하동 잃고 의회 부진
김태호도 함양군수 패 '내상'
'윤핵관' 지역은 단체장 석권

6.1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경남지역 여야 국회의원들 희비가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처참함이야 이루 말할 수 없고, 공천 파동으로 민주당, 무소속 후보에게 기초자치단체장을 내준 국민의힘 의원들도 타격을 받았다.

최대 패배자는 민주당 민홍철(김해 갑)·김정호(김해 을)·김두관(양산 을) 의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당 강세 지역인 김해와 양산 등 낙동강벨트를 사수하는 데 실패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태어나 자라고 잠든 곳, 문재인 전 대통령이 사저로 귀환한 지역이라는 상징성을 지켜내지 못했다.

이들 지역의 민주당 득표율은 지난 3월 대선 때보다 크게 낮아졌다. 김해는 대선 때만 하더라도 이재명 46.23%-윤석열 49.33%로 백중세를 나타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양문석 38.87%-박완수 57.64%, 허성곤 42.70%-홍태용 57.29%로 나타났다. 선거 성격과 인물에 거는 기대감이 다르지만 84일 만에 15%~20%포인트(p) 격차가 더 벌어진 건 뼈아픈 일이다. 특히 김해시장 선거는 민주당 후보가 재선 관록에 3선에 도전했음에도 도지사 후보의 득표율보다 고작 3%p밖에 더 얻지 못했다.

양산지역도 대선에서 이재명 42.18%-윤석열 53.52%였으나 이번에 양문석 35.92%-박완수 61.04%, 김일권 35.70%-나동연 59.82%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문 전 대통령 사저가 있는 하북면은 물론이고 웅상(서창, 소주, 평산, 덕계동) 등 양산 을 지역구 전체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1.7~4배 더 많은 득표율을 올렸다.

이 추세대로면 민홍철·김정호·김두관 의원은 2년 뒤 총선 때 현재 지역구에서 당선도 장담하기 어렵다.

국민의힘에서는 하영제(사천남해하동) 의원 타격이 크다. 3개 지역구 중 남해와 하동군수를 민주당과 무소속 후보에게 내줬기 때문이다.

공천 개입 홍역을 치른 하동에서는 무소속 하승철 후보가 군수에 당선한 것은 물론 군의원도 11명 중 6명이 민주당(4명)·무소속(2명)으로 짜였다. 남해에는 전임 군수를 후보로 내세웠으나 재임 시절 자질 문제로 인물론에 밀려 민주당 장충남 군수 재선 가도를 열어줬으며 도의원도 민주당에 헌납했다. 사천시장 당선으로 체면치레했으나 애초 하 의원이 마음에 둔 인물은 아니었다는 게 지역 정가 정설이다.

이에 지역 내 하 의원을 향한 지방선거 책임론까지 불 조짐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 위원 역임, 항공우주청 유치 등으로 승승장구하던 하 의원이 정치적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관심을 모은다.

김태호(산청함양거창합천) 의원도 내상이 있어 보인다. 무소속 진병영 후보에게 함양군수 자리를 내준 데다 전국적인 관심 거리가 된 전과 9범 산청군수 당선자를 배출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서다. 반면 조해진(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은 창녕과 의령 등지 공천 잡음 속에서도 자당 후보 당선을 이끌어 내 대조를 이뤘다.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성적은 나쁘지 않다. 정점식(통영·고성) 의원은 통영시장과 고성군수 자리를 민주당에서 탈환했고, 서일준(거제) 의원은 간난신고 끝에 거제시장 자리를 되가져오면서 체면을 세웠다.

윤한홍(창원 마산회원) 의원은 최고 성적을 냈다. 도지사 선거에서 양문석 26.15%-박완수 70.38%로 창원 5개 구 가운데 마산합포구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격차를 냈다. 경선 단계부터 자신이 후방 지원한 홍남표 후보가 창원시장에 당선했고, 도의원 3석도 모두 손에 넣었다. 손태화(마산회원구 양덕·합성2·구암·봉암동) 창원시의원 당선자가 7선을 달성해 의장을 맡을 가능성도 커졌다.

강기윤(창원 성산) 의원은 도의원·시의원 후보들을 모두 당선시키며 성산구 내 '진보정치 1번지' 타이틀을 지워버렸다. 최형두(창원 마산합포)·이달곤(창원 진해), 박대출(진주 갑)·강민국(진주 을) 의원도 압승으로 차기 총선에서 재선, 3선·4선 중진으로 올라서기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김두천 기자 kdc87@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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