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도의회 64석 중 60석 석권
민주, 원내교섭단체도 못 꾸려
거제시의회만 민주-국힘 균형
의령군의회 무소속 복당 여지
여성 지역구 도의원 0명 '퇴보'

6.1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경남도지사는 물론 18개 시장·군수 선거 14곳을 석권한 데 이어 도의회 의석도 싹쓸이했다. 시·군의회 역시 거제시의회와 의령군의회 2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국민의힘이 다수당 자리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도의원 선거 참패는 물론 시·군의회 선거에서도 저조한 성적을 거두면서, 국민의힘 광역·기초단체장 견제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경남도의회 2014년과 구성 흡사 = 경남도의회 64석 중 국민의힘이 60석(94%), 민주당이 4석(6%)을 차지했다. 지역구 58곳에서는 국민의힘이 56석을 휩쓸었고 민주당은 김해와 남해에서 각 1석을 얻는 데 그쳤다. 비례대표는 국민의힘 4석, 민주당 2석이다.

2014년 지방선거 결과를 떠올리게 한다.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은 도지사를 비롯해 시장·군수 14명을 배출했고 민주당은 1명을 당선시키는 데 그쳤다. 당시에도 무소속 시장·군수는 3명이었다. 도의회는 새누리당 50석(91%), 무소속 2석, 민주당 2석, 노동당 1석이었다.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국민의힘이 도의회 의장단부터 상임위원장을 독식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도의원은 4명에 불과하다. 류경완(남해) 도의원이 3선에 성공했다. 류 의원을 중심으로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원내 교섭단체 구성 요건인 5명에도 미치지 못해 사실상 '당 대 당' 교섭은 불가능하다. 부울경 메가시티 등 종전 민주당 도의원들이 강력하게 지원해온 사안들이 후퇴할 우려가 있다는 말도 나온다.

4년 전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당시 도의회는 민주당 34석,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21석, 무소속 2석, 정의당 1석으로 1995년 1회 지방선거 이래 처음으로 여야 균형을 넘어 과반을 이뤘다. 1998년 2회 지방선거 결과 한나라당 44석·무소속 5석·국민회의 2석을 얻고 2002년 한나라당 47석·민주당 1석·민주노동당 1석·무소속 1석이었던 것보다 조금 나은 편이지만 벌써 20년 전 일이다.

◇시·군의회 16곳서 국민의힘 다수당 = 국민의힘이 창원시의회를 비롯한 16개 시·군의회에서 다수당이 됐다. 4년 전 민주당이 창원시의회(민주당 21석·한국당 21석)에서 동률을 이루고 김해시의회(민주당 15석·한국당 8석), 양산시의회(민주당 9석·한국당 8석)에서 다수당이 됐지만 이번 선거에서 뒤집혔다. 균형을 이룬 시·군의회는 거제시의회(민주당 8석·국민의힘 8석)뿐이다. 의령군의회는 국민의힘 5석, 무소속 5석으로 국민의힘이 다수당은 아니지만, 향후 복당 절차 등을 거치면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전체 기초의원 당선자 수를 비교하면 기울어진 운동장이 더 확연히 드러난다. 18개 시·군의회 기초의원 의석 270석(비례대표 포함) 중 국민의힘은 172석(63.7%), 민주당은 80석(29.6%), 무소속은 18석(6.7%)이다.

창원·진주·통영·사천·김해·밀양·양산·함안·창녕·고성·산청·거창·합천 등 국민의힘 단체장이 나온 13개 시군은 국민의힘 단체장과 의회 다수를 차지한 여대야소 구도를 이뤘다. 민주당 소속으로 유일하게 단체장 당선 지역인 남해는 민주당 2석, 국민의힘 8석으로 격차가 큰 여소야대 형국이다.

국민의힘이 단체장과 의회를 석권한 것은 대통령선거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번 지방선거와 유사한 결과가 나왔던 2014년 지방선거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된 지 1년 4개월 만에 열렸다. 이번 지방선거는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된 지 84일 만에 치러졌다.

◇여성 지역구 도의원이 사라졌다 = 도의원 64명 중 여성은 민주당 한상현(비례) 도의원, 국민의힘 박진현(비례)·전현숙(비례) 도의원 등 3명뿐이다. 지역구 출신 도의원은 모두 남성이다. 직전 도의회 때 여성 도의원이 8명(지역구 4명, 비례대표 4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여성의 광역의회 진출이 더 줄었다. 지역구에 출마했던 민주당 소속 김경영·옥은숙·이옥선·황재은 전 도의원이 재선에 실패했고 국민의힘 소속 윤성미 전 도의원은 공천을 받지 못했다.

기초의회 여성 비율은 270명 중 남성 186명(68.9%), 여성 84명(31.1%)으로 집계됐다. 지역구 당선자만 분석하면 234명 중 남성 184명, 여성 50명으로 '78.6% 대 21.4%'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20대 4명, 30대 19명, 40대 36명, 50대 127명, 60대 79명, 70대 5명으로 50∼60대가 주축을 이루는 것으로 분석됐다.

/민왕기 기자 wanki@idomin.com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