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수, 전 시군서 과반 득표
민주, 낙동강·남해안벨트 붕괴
남해군수 수성에 궁색한 위안
국힘, 정당 지지율도 급상승
정의당, 창원 성산서도 10% ↓

국민의힘은 경남에서 도지사를 비롯해 기초단체장 14곳을 쓸어 담았다. 정당 투표에서도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다. 경남 정치 지형이 4년 만에 붉은색으로 물든 것이다. 좀 더 들여다보면, 스며든 붉은색의 깊이와 넓이를 알 수 있다.

◇박완수 전 지역 압승 = 박완수 국민의힘 경남도지사 후보는 65.7%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선했다. 반면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29.43%에 머물렀고, 여영국 정의당 후보는 4.01%, 최진석 통일한국당 후보는 0.84%를 기록했다.

박 당선자는 도내 18개 모든 시군에서 50% 이상 득표율을 기록했다. 특히 △합천(76.84%) △창녕(75.08%) △창원 마산합포(72.51%) △밀양(72.42%)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얻었다. 야권 강세 지역인 김해(57.64%)·거제(57.61%)·양산(61.04%)에서도 55%를 훌쩍 뛰어넘었다. 전 지역 압승이라 할 만하다.

4년 전 선거에서는 김경수 전 도지사가 52.81%로 당선됐다. 최고·최저 득표율 지역은 각각 김해(65.02%)·합천(33.35%)이었다. 이번에 낙선한 양문석 후보는 김해(38.87%), 여영국 후보는 창원 성산(12.09%)에서 각각 자신의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다.

▲ 6.1전국동시지방선거 경남도지사와 경남교육감, 비례대표 경남도의원 당선증 교부식이 2일 창원시 성산구 용호동 경상남도선거관리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박완수 도지사 당선자와 박종훈 도교육감 당선자 등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6.1전국동시지방선거 경남도지사와 경남교육감, 비례대표 경남도의원 당선증 교부식이 2일 창원시 성산구 용호동 경상남도선거관리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박완수 도지사 당선자와 박종훈 도교육감 당선자 등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민주당 '낙동강벨트 와르르' = 18개 시군 단체장 선거는 4년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10곳 △더불어민주당 7곳 △무소속 1곳이었다. 이번 결과는 △국민의힘 14곳 △더불어민주당 1곳 △무소속 3곳이다.

최대 격전지라 불렸던 '낙동강 벨트(창원·김해·양산)'는 개표 초반 일찌감치 '국민의힘 전원 탈환'으로 결론 났다.

민주당은 정치적 상징성을 둔 △'특례시' 창원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김해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양산 가운데 한 곳도 수성하지 못했다. 최후의 보루였던 김해(더불어민주당 허성곤 42.7%, 국민의힘 홍태용 57.29%)마저 맥없이 내주고 말았다. 민주당 처지에서는 지난 20여 년간 어렵게 쌓아온 'PK(부산·경남) 교두보'를 잃었다.

국민의힘 처지에서는 부산 기초단체장 16곳 싹쓸이와 함께 'PK 철옹성'을 다시 구축하게 됐다. 이러한 결과는 2024년 총선, 2027년 대선까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남해안벨트도 정치적 의미를 두고 있다. 그동안 민주당은 낙동강벨트와 함께 이른바 남해안벨트 확장을 시도했고, 국민의힘은 차단에 안간힘을 썼다.

민주당은 이번에 남해군을 지켜낸 것을 그나마 위안으로 삼고 있다. 장충남(56.41%)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경남 전역에 불어닥친 '보수 회귀' 강풍 속에서 박영일(43.85%) 국민의힘 후보를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새벽까지 접전을 펼친 거제시장 선거에서는 박종우(45.89%) 국민의힘 후보가 현 시장인 변광용(45.5%)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남해안벨트 거점을 탈환했다. 또 다른 접전지였던 통영시장 선거에서도 천영기(38.93%) 국민의힘 후보가 현 시장인 강석주(36.13%)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눌렀다.

국민의힘 공천 파열음은 무소속 돌풍을 낳았다. 하승철 하동군수 당선자, 진병영 함양군수 당선자다.

◇정의당 안방에서도 몰락 = 정당 득표율(광역의원 비례대표 선거)은 정치 지형 변화를 더 극명하게 보여준다.

4년 전 정당별 득표율은 △민주당 45.31%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38.86% △정의당 7.66% △민중당(현 진보당) 1.32% 등이었다.

이번 결과는 △민주당 31.49% △국민의힘 62.36% △정의당 4.28% △진보당 0.84% 등이었다.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수치가 '더블 스코어'에 해당한다. 이번 정당 득표율은 도지사 선거와 비슷한 흐름이었다. 예를 들어 도지사는 ㄱ 당 후보를 찍고, 정당 투표는 ㄴ 당에 하는 '교차 투표'가 작용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김해에서도 40.49%에 머물렀다. 국민의힘은 18개 모든 시군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정의당은 진보 1번지라 불리는 창원시 성산구에서도 10%를 넘지 못하고 8.42%에 그쳤다.

/남석형 기자 nam@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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