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수정초교에 0-2로 무릎
결승전에서 올해 첫 패배
"결승 부담감에 컨디션 난조"

통영 유영초등학교 배구부가 올해 처음으로 패배했다. 그 첫 패배가 소년체전 결승전이어서 아쉬움이 컸다.

유영초교는 31일 오전 10시 경북 구미시 고아시니어스포츠파크에서 열린 제51회 전국소년체육대회 배구 여자 13세 이하부 결승에서 부산 수정초교를 만나 분전했지만 0-2로 패했다.

경기 시작은 유영초교가 좋았다. 첫 득점은 수정초교가 가져갔지만 이후 유영초교는 4-1로 점수 차를 벌려나갔다. 수정초교도 작전시간을 요청한 후 맹추격에 나섰고 4-4 동점까지 만들었지만, 유영초교가 다시 4점 차 리드를 가져가는 등 세트 종료까지 유영초교가 달아다면 수정초교가 추격하는 양상이 되풀이됐다. 1세트를 23-25로 내어준 데는 결정적인 실책이 쌓이면서였다. 서브 범실, 불안한 리시브 등이 누적되며 끝내 역전패했다.

2세트도 팽팽했다. 수정초교가 1점 앞서가면 곧바로 유영초교가 동점을 만들거나, 유영초교가 앞서면 수정초교가 동점으로 추격하는 시소게임이 계속됐다. 어느 팀도 세트 종료 직전까지 3점 차 이상 리드를 가져가지 못하는 초접전이 벌어졌다. 하지만 세트 종반에 돌발 변수가 생겼다. 수정초교 선수 1명이 코피를 흘리는 부상에도 투혼을 발휘하며 계속 뛰자 수정초교 선수들은 강한 집중력을 보이며 유영초교를 몰아붙였다. 결국 22-25로 2세트마저 내주고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유영초교는 올해 들어 소백산기와 종별배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고, 이번 소년체전 우승까지 3관왕을 노렸지만 그 꿈은 다음 대회로 유예됐다.

▲ 통영 유영초등학교 배구부가 31일 경북 구미 고아시니어스포츠파크에서 열린 제51회 전국소년체전 여자 13세 이하부 결승에서 부산 수정초교를 상대로 경기하고 있다. /경남체육회
▲ 통영 유영초등학교 배구부가 31일 경북 구미 고아시니어스포츠파크에서 열린 제51회 전국소년체전 여자 13세 이하부 결승에서 부산 수정초교를 상대로 경기하고 있다. /경남체육회

다음은 김귀순 코치와 일문일답. 김 코치는 한일합섬 배구단에서 선수생활을 하다가 2002년 유영초교로 와서 지금까지 만 20년 동안 후진 양성에 힘쓰고 있다.

-아쉬움이 크겠다.

"올해 들어 모든 공식 경기에서 첫 패배인데 그게 하필 가장 중요한 소년체전 결승전에서 패배라 안타깝다."

-대회 시작 전 장염 걸린 선수가 있었다는데?

"팀에서 가장 활약이 많았던 주포가 갑자기 바이러스 장염에 걸려 힘들었다. 아직 컨디션이 다 올라오지 않아 토스도 잘 안 되고 어려웠다."

-특이하게 수비 리시브 자세가 무척 낮더라. 마치 고릴라가 앞발로 땅을 짚는 듯하던데?

"리시브는 준비자세를 낮추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선수들이 더 잘 잡고 싶은 욕심에 너무 많이 구부려서 자세를 많이 낮춘다. 그렇게 해서 성공을 많이 했는데, 오늘은 잘 안되는 것 같았다."

-1세트는 앞서가다가 내줬는데 실책 때문인가?

"가장 중요한 결승이라는 부담감 때문이었는데 선수들이 전혀 안 하던 실수를 연발했다. 서로 마음이 급해서 허둥지둥하다 보니 호흡도 안 맞고 실책이 쌓였다. 사실 1세트는 쉽게 가져가야 했는데 그 부분이 가장 아쉽다."

-이미 올해 2관왕을 달성했는데 몇 관왕을 할 수 있을까?

"소체까지는 6학년이, 후반기에는 5학년과 저학년 위주로 대회에 나가려고 계획했는데 차질이 생기는 바람에 어떻게 해야 할지 더 논의해 봐야겠다. 다관왕도 의미가 있지만 내년 소년체전에도 대비해야 해 저학년들에도 기회를 많이 줘야 한다."

/정성인 기자 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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